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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안한 딸에 월급…체불 조선소 협력사 대표 구속(종합)

임금 삭감에도 아들 월급은 100% 올려…회삿돈 마음대로 빼돌려

(통영=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조선소 근로자들의 임금과 퇴직금 등 25억원을 체불한 상태로 회사를 폐업한 경남 거제시 대형조선소 1차 협력사 대표가 구속됐다.

특히 구속된 협력사 대표는 근무도 안한 자녀에게 월급을 지급하고 회삿돈을 쌈짓돈처럼 빼돌리는 등 경영자로서 심각한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고용노동청 통영지청은 근로자 215명의 임금과 퇴직금을 체불한 박 모(60) 씨를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통영지청에 따르면 박 씨는 자신의 가족들을 소속 근로자처럼 허위로 올려 임금을 빼돌리고, 수억원의 회삿돈을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하다 지난 8월 회사를 폐업했다.

이후 임금 체불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은 채 국가에서 지원하는 체당금으로 체불임금을 해결할 수 있다고 버티다 최근 근로자들로부터 고소당했다.

체당금은 근로자들이 사업장 파산 등으로 일자리를 잃게 될 경우 정부가 먼저 체불임금을 지급하고 나중에 해당 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구상권을 청구해 변제받는 것을 말한다.

통영지청은 체불액이 크고 사업주의 고의적인 체불이 의심됨에 따라 이례적으로 해당 기업에 대해 회계자료 분석 및 계좌 추적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다.

수사 결과 박 씨는 2012년 별도 법인을 설립한 후 법인자금 19억3천여만원을 인출해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다가 중도 포기하고도 인출 자금 가운데 9억3천만원을 반환하지 않았다.

2014년에는 법인을 분리, 사내 협력사를 하나 더 설립하고 다른 사람을 명의상 대표로 등록해 매달 적게는 1~2천만원 또는 수천만원의 자금을 인출해 왔다.

이어 지난 2월 신설 법인의 경영권을 명의상 대표에게 넘긴다는 명목으로 5억원의 자금을 인출해 사용하는 등 회사의 경영을 악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박 씨는 지난해 1월부터 수차례 법인자금 1억여원을 부인의 계좌로 출금해 개인용도로 사용하도록 했다.

특히 실제 근무하지도 않은 딸을 1년 4개월간 근로자로 허위 등재해 4천400만원의 임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박 씨는 지난 1월부터 회사가 어렵다며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면서도 이 회사에서 근무하던 아들의 임금은 100% 인상해 지급했다.

통영지청 관계자는 "박 씨는 폐업 수개월 전부터 고의부도를 준비한 정황이 포착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상습적이고 악의적인 체불 사업주는 구속 수사하는 등 엄정 대응하고 끝까지 추적해 체불 금품을 청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선업 불황이 지속되면서 통영과 거제지역을 중심으로 임금체불 사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성실하게 일한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체불청산지원협의회 운영, 체당금 지급 등 체불대책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들어 박 씨를 포함해 체불 사업주 13명이 구속됐다.

kyungle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11 19:5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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