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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불감 사회' 또 유독가스 질식사…5년새 180명 사상

맨홀 작업 60대 사망…"보호장구 착용·유해가스 측정 등 안전조치 필수"

(음성=연합뉴스) 공병설 이승민 기자 = 유독가스에 노출된 밀폐공간에서 작업하다 질식사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밀폐공간 유독가스 중독 현장
밀폐공간 유독가스 중독 현장

사고가 발생하면 남의 일처럼 안일하게 여기고 적절한 보호 장비를 갖추지 않은 채 무방비 상태로 들어갔다가 참변을 당하는 인재(人災)가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30분께 충북 음성군 맹동면 식품 제조공장 폐수처리장에서 유량계 교체 작업을 하던 외주업체 근로자 A(61)씨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A씨는 가로, 세로 1m 크기에 지하 1m 깊이의 맨홀에서 작업 중이었으며,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A씨가 폐수처리장에서 나온 가스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경찰에서 "작업 공간이 완전히 밀폐된 곳은 아니었다"며 "맨홀 근처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 2명은 무사하다"고 말했다.

지난 8월 20일에도 청주시 흥덕구 한 유제품 공장의 지하 정화조에서 배수 점검을 하던 권모(46) 씨 등 3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권 씨 등 2명이 숨지고 한때 회복세를 보이던 박모(44) 씨도 23일 만에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다.

시설 담당 직원이던 권 씨는 호흡기 보호용 장구를 착용하지 않고 정화조에 들어간 지 불과 몇 분 만에 유독가스에 질식했다. 권 씨를 구하러 들어간 박 씨 등 2명도 잇따라 변을 당했다.

경찰은 권 씨 등이 농도 1천ppm 이상의 황화수소가 가득 찬 정화조에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들어갔다 질식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700ppm 이상 황화수소에 노출되면 즉시 호흡이 정지되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청주 정화조 사고가 나기 불과 일주일 전인 같은 달 13일에는 경남 창원의 한 기업에서 정화조 배수 작업을 하던 근로자 5명이 유독가스에 질식해 1명이 숨졌다.

같은 달 7일에는 제주 서귀포시에서도 하수처리시설 퇴적물을 치우던 근로자 2명이 질식사했다.

밀폐공간 질식사고는 사망률이 50%를 넘을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안전 수칙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2011∼2015년까지 최근 5년 동안 114건의 사고가 발생해 92명이 숨지고 88명이 다쳤다.

밀폐공간은 미생물 번식과 철재 산화로 암모니아, 일산화탄소 등 유독가스가 발생해 산소 결핍 상태가 되기 쉽다.

산고 결핍은 공기 중 산소 농도가 18% 미만인 상태를 말한다. 이런 환경에서 작업하다간 실신 후 5분 만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특히 사고 위험이 크지만, 다른 계절이라고 해서 결코 안심할 수 없다. 기온이 크게 떨어진 날씨에 일어난 음성 폐수처리장 사고는 밀폐공간 질식사고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밀폐공간에서 작업하려면 미리 내부 산소나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게 돼 있다.

환기장치를 가동해 산소 농도가 18% 이상이거나 탄산가스 1.5% 미만, 황화수소 10ppm 미만, 일산화탄소 30ppm 미만으로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밀폐공간 출입구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표지판을 설치해 해당 근로자 이외의 출입을 막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감시인도 배치할 필요가 있다.

또 무전기와 공기호흡기, 송기 마스크 등 장비를 갖추고 작업에 나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산소 농도 측정기와 공기호흡기 등이 필요한 사업장에 무상으로 장비를 대여해준다.

이 공단 관계자는 "밀폐공간 질식사고는 매우 치명적이지만 간단한 안전 수칙만 숙지하고 충실히 지키면 100%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k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11 11:5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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