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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잠긴 송도매립지, 마린시티 '판박이'…방재예산 눈덩이

"월파 위험지 건축 허가 신중해야…효율적인 방재대책 찾아야"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이번 태풍에 1∼2m나 물에 잠긴 송도 매립지는 무릎 높이로 침수된 마린시티보다 피해가 더 컸어요. 마린시티나 송도 매립지 같은 곳에 왜 초고층 건물을 짓고 천문학적인 재해 예방 예산을 쓰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부산 서구 암남동에 사는 이모(51)씨는 제18호 태풍 '차바' 때 송도 한진 매립지 도로에 주차했다가 침수 피해를 봤다며 11일 이렇게 말했다.

당시 한진 매립지에 주차해둔 차량 수십 대가 방파제를 넘어온 바닷물에 잠겼다.

<태풍 차바> 전쟁터로 변한 도로
<태풍 차바> 전쟁터로 변한 도로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5일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인근 도로에 보도블럭이 어지럽게 뒹굴고 있다. 2016.10.5
wink@yna.co.kr

물이 빠진 매립지에는 부서진 보도블록이 나뒹굴었고, 주변은 쑥대밭이 됐다.

태풍이 지나간 한진 매립지의 모습은 상가 침수 등 큰 피해를 당한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와 비슷했다.

부산 외해의 강한 파도가 직접 부딪히는 해안에 조성된 매립지와 초고층 건물이 이미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이라는 점에서 판박이처럼 똑같다.

부산시는 초고층 건물이 즐비한 부산 최고의 '부촌' 마린시티가 이번 태풍에 월파 피해를 보자, 마린시티 앞바다에 700억원을 들여 길이 650m의 방파제와 690m의 호안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진 매립지 3만2천440㎡에는 내년 69층 높이의 1천300세대 규모 초고층 주거시설인 '이진 베이시티'가 착공 예정이다.

매립지 잔여부지 1만3천587㎡도 다른 건설사가 매입해 향후 이 일대가 초고층 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진 매립지는 2014년 태풍 '너구리' 때도 월파로 인한 도로 파손으로 서구청이 재해예방사업을 해온 상습피해 지역이다.

해양수산부는 현재 사업비 1천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한진 매립지에서 공동어시장까지 1㎞ 해안에 방재 호안을 마련하는 제3차 전국 연안항 기본계획을 추진 중이다.

정진영 서구의회 의원은 "한진 매립지의 주거·상업지역 비율을 기존 5대5에서 8대2로 늘려준 것도 모자라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방재 호안을 설치하는 것은 엄연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태풍 차바> 초토화된 마린시티
<태풍 차바> 초토화된 마린시티(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5일 제18호 태풍 '차바'(CHABA)가 몰고 온 거대한 파도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해안방파제를 넘어 보도블럭이 떠밀려 가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2016.10.5
ccho@yna.co.kr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마린시티나 한진 매립지의 경우 재해를 예방한다는 명목으로 많은 예산을 사용하는데 이보다 열악한 상습재해 지역 주민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막대한 분양이익을 가지는 개발업자에 방재 예산에 대한 부담을 지우고 애초 사업허가를 내준 공무원을 알 수 있는 정책실명제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호 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침수나 월파 위험이 큰 곳에 건축 허가를 내주는 경우 신중한 검토를 해야 한다"며 "마린시티 앞 해상에 700억원을 들여 방파제와 호안을 설치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재 공법이 없는지 충분히 따져보고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win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11 11:26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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