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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당창건일에 도발 왜 안했나…전문가 진단

"美 대선·유엔 대북제재 논의 고려한 타이밍 조절 노림수"
"대미충격 극대화 위해 카드 남겨둔 듯"…수해상황 염두 분석도
북한 당창건일 김일성ㆍ김정일 동상 앞 헌화 [연합뉴스 자료 사진]
북한 당창건일 김일성ㆍ김정일 동상 앞 헌화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1주년을 계기로 당초 예상됐던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하지 않은 속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북한 및 외교 전문가들은 11일 북한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재 대상국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도 제재하는 것) 단행 가능성과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일정 등을 의식해 '숨고르기'를 택했다는 분석을 대체로 내놨다.

북한으로서는 아직 도출되지 않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에 맞대응하기 위해서나, 차기 미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서나 '카드'를 남겨둬야 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보도하지 않는 등 당 창건일 기념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잠잠한 것은 함경북도 지역의 수해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지금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가 논의 중인 점을 감안해서 북한이 도발적 무력시위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아마 11월 초 안보리에서 새로운 제재결의가 채택되면 북한이 맞대응을 위한 무력시위를 할 것이다. 고강도일지, 저강도일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현재 북한의 여러 예고로 볼 때 '인공위성' 발사일 가능성이 크지 않겠나 한다. 만약 제재결의가 2270호보다 그다지 세지 않고 형식적 수준에 그친다면 11월 8일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당선자 측근을 상대로 국면전환을 위한 탐색적 대화를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북한이 수해복구에 '올인'하고 있고,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측 대표단이 민간이지만 방북했으며 중국도 미국이 요구하는 강력한 대북압박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북한이 굳이 도발한다면 실리적 차원에서 손실이 더 크다.

요란한 경축 분위기가 아닌 이유는 모든 당과 국가가 수해복구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내년도에 집중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생각한다. 김일성 탄생 105주년과 김정은이 권력을 장악한 지 5년이 되는 내년에 집중하고자 지금은 내부적 정지작업을 통해 힘을 기르고 있다고 본다.

◇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미국은 세컨더리 보이콧을 하느냐 마느냐를 고민하는 상태로 보인다. 지금은 미중관계냐,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위협에 대한 대응이냐를 가지고 재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이 이번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 세컨더리 보이콧을 단행하는 쪽으로 기울 수 있고, 북한으로서도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을 고려했다고 본다.

ICBM 발사나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결국 미국의 제재를 강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을 의식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미국의 차기 정부를 노리는 북한 입장에서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매를 미리 맞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기보다는 차기 정부를 겨냥해서 (도발) 타이밍을 조절한 것이다. 현 오바마 정부에서 제재를 더 강화하기보다는, 오바마 정부의 정책은 지금까지 나온 것으로 두고 차기 정부 출범 후에 미국을 대화 쪽으로 이끌어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물론 북한이 다각적으로 실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지만, 미국이 억지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거리 미사일 등을) 시험발사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이 이 시점에 도발을 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라서 도발을 한다는 것은 일종의 '허상'이다. 북한입장에서 무력시위를 통해 국제사회나 외부에 충격을 주려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핵실험 같은 '매머드급' 실험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략적 타이밍을 봐야 한다.

사실 핵실험과 ICBM 발사는 미국과 국제사회를 겨냥한 것으로 봐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에 충격을 극대화하려면 미국 대선을 전후한 시점이나 미국의 차기 정부 출범을 전후한 시점을 노릴 수밖에 없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성과를 거두려면, 고강도 무력시위를 위해 가장 결정적인 시점은 이번 당 창건 기념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지난달 핵실험보다 상당히 업그레이드된 핵실험을 하기에 1달이라는 기간은 너무 짧았다.

당 창건 기념일의 경축 분위기가 잠잠한 것은 지난해 70돌 행사가 워낙 커서 올해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는 것도 있다. 또 함경북도 홍수 피해가 상당히 큰 이유라고 봐야 한다. 행사를 하기에 상당히 부담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보도가 나오지 않는 등 북한이 김정은의 동선을 밖으로 잘 드러내지 않고 있는데, 아마 경호문제 때문인 것 같다. 선제타격론이 거론되는 등 한미의 대북압박 분위기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김정은의 동선을 최대한 노출하지 않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kimhyo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11 11:1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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