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6살 입양딸 두달간 밤마다 묶어 재워…'지옥같은 학대'

송고시간2016-10-11 10:30

추석 3일간 고향가며 베란다에 감금해 굶겨

경찰, 양부모 등 3명에 살인죄 적용해 12일 검찰 송치

"추석때도 묶어놓고 고향방문"…양부모에 살인죄 적용

[앵커] 6살짜리 입양딸을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한 양부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가혹하게 아이를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양부모와 동거인 이 모 양에게 살인죄를 적용해 검찰에 넘길 예정입니다. 배삼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17시간 동안 테이프에 묶여 있다 숨진 주 모 양. 양부모인 주 씨 부부는 2년 전 주 양이 이웃주민에게 친엄마가 아니라고하는 이야기를 듣고 입양을 후회하며 학대를 시작했습니다. 2개월 전부터는 식사량을 줄이고 매일 밤 테이프로 손발과 어깨를 묶어 놓고 잠을 재웠습니다. 추석명절 사흘은 인면수심의 결정판이었습니다. 물과 음식을 주지 않은 채 작은방 베란다에 묶어놓고 자신들은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당시 주 양을 봤던 동거인 이 모 양의 남자친구는 "아이가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말라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이 주 씨 부부와 이 양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학대하면 숨질 것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했다는 것입니다. <이상훈 / 인천남동경찰서장> "심한학대로 인해 몸이 극도록 쇠약하고 계속 학대 할 경우 사망할 것을 예견하면서도 지속적으로 학대했다는 양모의 자백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6살 어린이를 기아상태로 17시간 묶어놓고 베란다에 방치하면 저체온증과 질식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소견을 내놨습니다. 사망 직전 의식을 잃고 쓰러진 주 모 양.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에만 데려갔어도 살릴 수 있는 불씨는 남아 있었지만 주 씨 부부는 끝내 외면한 채 시신을 불태우고 유골을 훼손했습니다.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연합뉴스TV : 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카톡/라인 jebo23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다른 가정에 입양된 지 2년 만에 참혹하게 숨진 경기도 포천의 6세 여자아이는 사망하기 오래전부터 양부모로부터 '지옥 같은' 학대를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입양한 딸을 숨지게 하고 시신을 불태운 혐의로 구속된 양부 A(47)씨와 양모 B(30)씨, 이 부부와 함께 사는 C(19·여)양을 살인 및 사체손괴 혐의로 12일 검찰에 송치한다고 11일 밝혔다.

경찰 수사 결과 A씨 부부의 학대는 2014년 9월 D(6)양을 입양한 지 2개월여 만에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양모 B씨는 경찰에서 "딸이 2014년 11월께 이웃 주민에게 나를 '친엄마가 아니다'라고 말해 입양한 것을 후회했고 가정불화가 계속되자 학대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D양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포천의 A씨 부부 아파트에서 온몸을 투명테이프로 묶인 채 17시간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숨졌다.

A씨 부부는 D양이 숨지기 2개월 전부터 식사량을 줄였고 매일 밤 테이프로 D양의 손발과 어깨를 묶어 놓고 잠을 재웠다고 진술했다.

또 추석 연휴에도 자신들은 고향에 가면서 D양은 3일간 아파트 작은방 베란다에 묶어 놓고 물과 음식을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끔찍한 학대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D양은 숨지기 전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부부는 D양이 숨지자 그동안 저지른 끔찍한 학대에 대한 처벌이 두려워 한밤중에 인적이 드문 포천의 야산에서 시신을 불태운 뒤 유골을 부숴 돌로 덮었다.

A씨 부부와 D양은 이튿날 승용차로 100㎞ 떨어진 인천 소래포구 축제장까지 이동해 "딸을 잃어버렸다"고 허위 실종신고를 했다가 행적을 추적한 경찰에 범행이 들통났다.

양아버지 현장검증
양아버지 현장검증

양아버지 현장검증
(포천=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7일 경기도 포천시 금주산에서 6살 딸을 잔혹하게 학대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불태운 양부모 등 피의자들에 대한 현장검증이 실시됐다. 이날 양부가 시신을 재연한 마네킹을 어깨에 들쳐 매고 훼손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6.10. 7
kimsdoo@yna.co.kr

경찰은 애초 A씨 부부와 C양을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했으나 보강 수사를 통해 적용 죄명을 살인죄로 바꿔 검찰에 송치하게 됐다.

이들이 D양을 숨지게 한 범행에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A씨 등으로부터 D양이 심한 학대로 몸이 극히 쇠약해졌고 계속 학대를 받으면 숨질 수도 있다는 점을 예상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또 D양이 숨지기 직전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 119에 신고하거나 병원 치료를 받으면 아동학대가 밝혀질 것이 두려워 고의로 방치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건 발생 무렵 최저 기온이 영상 14도까지 떨어진 포천 지역 날씨를 고려할 때 어린이가 기아 상태로 17시간을 묶여 있으면 저체온증이나 질식으로 숨질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수사진에 전달했다.

경찰은 "D양이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상태였다"는 목격자 진술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울산 계모 학대사건, 고성 아동 암매장 사건 등 판례에서도 병원 치료나 구호 조치를 않지 않은 부분에 대해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한 판례가 있다"고 말했다.

살인죄와 아동학대치사죄는 각각 법정 형량이 '사형·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

그러나 고의성 입증이 안 되는 사건에 무분별하게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할 소지가 있다는 우려에 따라 법원이 실제 선고하는 형량은 차이가 나 검찰이 기소 단계에서 둘 중 어떤 죄명을 적용할지 주목된다.

smj@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