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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콜럼버스 데이' 대신 '원주민의 날'로 대체 확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미국에서 연방 공휴일인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의 날'로 대체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미국은 매해 10월 둘째 월요일을 이탈리아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날로 기념한다. 올해는 10일(현지시간)이다.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상륙한 것을 기념해 미국 정부는 1937년 콜럼버스 데이를 연방 공휴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이전에 이미 이 지역에 토착민이 살았다는 역사적인 사실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노예 제도를 도입하고 원주민 학살과 문화 파괴를 자행했다는 부정적 인식이 겹쳐져 최근 콜럼버스 데이의 위상에 큰 금이 갔다.

이에 따라 콜럼버스 대신 아메리카 대륙의 원래 주인인 토착민을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버몬트 주와 애리조나 주 피닉스 시, 콜로라도 주 덴버 시는 올해 콜럼버스 데이 대신 '원주민의 날'로 기념하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대열에 가세했다.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의 날'로 대체하자는 운동은 1970년대부터 논의되다가 1990년 사우스다코타 주가 미국 50개 주(州) 가운데 최초로 '아메리카 원주민의 날'로 전격 선포하면서 본격 확산했다.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 시가 시(市)로는 처음으로 1992년 바통을 이어받았다.

미국 진보 성향 온라인 매체인 '싱크프로그레스'(ThinkProgress)에 따르면, '원주민의 날'로 대체하는 지자체는 2015년을 기점으로 많이 증가했다.

'원주민의 날'로 바꾸거나 콜럼버스 데이와 원주민의 날을 함께 기념하는 지자체가 2015년 이전 7곳이었던데 2015년에만 20곳으로 늘었다.

올해에도 16개 지자체가 원주민의 날 색채를 강화했다.

리오 킬스백 애리조나 주립대 아메리칸 인디언 연구학부 부교수는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콜럼버스를 얘기할 때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바로 그가 도덕적으로 옳았느냐는 것"이라면서 "그는 사악했고, 무고한 원주민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책임이 콜럼버스에게 있다는 게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짜 역사를 알지 못한 채 미국민이 미국에 발을 내딛지도 않은 콜럼버스를 왜 기념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CNN 방송은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도착한 최초의 유럽인이 아니었으며 아메리카 대륙 토착민의 희생을 강요해 유럽인의 신대륙 정착 길을 터줬다는 사실에 많은 역사학자가 동의한다고 전했다.

이런 움직임에 맞서 이탈리아계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신대륙 개척이라는 콜럼버스의 업적을 인정해 계속 콜럼버스 데이로 기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세력도 있다.

미국 진보매체 '싱크프로그레스'가 소개한 '원주민의 날' 대체 지방자치단체
미국 진보매체 '싱크프로그레스'가 소개한 '원주민의 날' 대체 지방자치단체

cany9900@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11 02:2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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