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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운동가 김용기의 '복민주의'를 재조명하다

송고시간2016-10-10 10:21

'가나안, 끝나지 않은 여정' 출간


'가나안, 끝나지 않은 여정'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복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눈으로 찾은 것이 아니라 삶으로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관계의 기반 위에서 자신의 일을 찾고 숭고한 이상과 고귀한 삶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 그 자체가 복이다." (김용로 장로)

평생을 농사일에 종사하며 황무지를 개간하고 농촌을 섬기며 농민 계몽에 앞장선 농민운동가 일가(一家) 김용기(1909∼1988) 장로의 삶과 사상을 재조명한 '가나안, 끝나지 않은 여정'이 출간됐다.

1940년 경기도 양주에 농민공동체인 봉안 이상촌을 건설한 그는 해방 때까지 신사참배와 창씨개명, 공출을 거부한 채 마을을 지켰다. 이후 삼각산 농장, 용인의 에덴향, 광주 가나안 농장 등을 개척했으며 가나안 농군학교를 설립해 농촌 일꾼을 길러 내는 요람으로 만들었다.

이런 공로로 김 장로는 1966년 라몬 막사이사이 상과 1973년 초대 인촌문화상을 받았지만, 그의 핵심 사상인 '복민주의'(福民主義)는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고 저자인 조용식 박사는 지적한다.

가나안 농군학교 부설 지도자교육원의 연구원이었던 저자는 김 장로가 펼친 개척운동의 탁월한 성과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복민주의의 뿌리가 된 기독교신앙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장로가 강조한 복민주의의 '복'은 흔히 생각하는 운(運)이나 기복(祈福)신앙과는 달랐다.

저자에 따르면 김 장로는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때까지 너는 얼굴에 땀을 흘려야 낟알을 먹을 수 있을 것"이라는 조물주 말씀을 굳게 믿었다. 또 미신과 기복신앙을 "앉아서 복 받기를 좋아하는 사상"이라고 비판했다는 것이다.

김 장로에게 복이란 '할 일'을 하는 것이며 그는 '할 일'을 통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고 복을 나누는 것을 진정한 복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저자는 '복민'(福民)의 핵심 개념을 성서신학적 해석을 통해 체계화하고 있다.

비록 복민이라는 합성어가 성경에 등장하진 않지만, 김 장로는 복민을 "복을 받는 백성, 즉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백성을 말한다"고 규정했다.

저자는 창세기에 등장하는 아브라함이라는 한 개인에서 시작한 복민이 이스라엘이라는 한 민족을 거쳐 온 인류로 확산하는 과정을 설명하며 복민이라는 개념이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구체적 현실로 어떻게 드러났는지를 논증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복민은 '복 받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일원이 아니라 '복 받은 일원'이 구성해가는 공동체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저자는 복민주의의 사명과 목적은 이타적 행위에 있음을 지적한다.

"김용기 장로는 사명을 '남을 위한 일'이라고 정의합니다. 세상을 잘 살게 만드는 것이 궁극적 사명이지만, 세상을 잘 살게 만들려면 '남을 위해' 수고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사명은 자연스레 '남을 위한 일'이 됩니다. '나를 위한 일'을 사명이 될 수 없습니다."

포이에마. 조용식 지음. 236쪽. 1만2천원.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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