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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5차핵실험 한달…제재논의 공전에 北 추가도발 '만지작'

美·中 제재수위 조율 난항…올초 4차 핵실험때와 전개양상 유사
판문점 방문한 파워 대사
판문점 방문한 파워 대사(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오른쪽)가 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내 판문점을 방문하고 있다. 파워 대사는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2016.10.9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9일로 북한이 제5차 핵실험(9월 9일)을 감행한지 1개월이 경과한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는 한마디로 '오리무중'이다.

유엔 안보리 차원의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를 신속히 도출하려는 노력은 미중간의 기싸움이 길어지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는 터에 북한은 6차 핵실험, 인공위성을 명분으로 한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다양한 추가도발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실험에 이어진 추가 도발이 강력한 제재 결의 도출에 순풍으로 작용한 올초 4차 핵실험때와 유사하게 상황이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 놓고 있다.

◇미·중, 민생용 대북교역 제한 놓고 '기싸움' = 9월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단행한 직후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제재 조치를 추진한다는 언론 성명을 냈을 때만 해도 안보리 결의는 57일 걸렸던 4차 핵실험때보다 빨리 나올 것으로 기대됐다.

불과 8개월여 만에 추가 핵실험을 단행하고, 그에 앞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각종 미사일을 숨돌릴 틈없이 발사한 북한의 대담한 도발에 국제사회의 분노와 충격이 워낙 컸기 때문이었다.

美 '38노스'가 공개한 北핵실험장 서쪽입구 모습
美 '38노스'가 공개한 北핵실험장 서쪽입구 모습
(서울=연합뉴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공개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서쪽 입구 부근의 지난 1일자 상업용 위성사진. 2016.10.7 [에어버스 디펜스 앤드 스페이스, 38노스 공동제공=연합뉴스]
xyz@yna.co.kr

한국 정부는 북한의 유엔 회원국 자격 문제와 북한 인권 문제 등을 유엔에서 대대적으로 거론하는 등 대북 압박 외교를 전방위적으로 진행, '국제사회 대(對) 북한'의 구도를 공고히 하는데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와 남중국해 문제 등에서 복수의 갈등전선을 갖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대북 제재 수위를 놓고 밀고 당기기를 거듭하는 사이에 벌써 1개월이 소요됐다.

이제는 한국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서도 "4차 핵실험때보다 조기에 결의가 나온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한일을 잇달아 방문한 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9일자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재) 내용을 희생하면서까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4차 북핵실험에 대한 안보리 결의 2270호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한 민생목적의 대북 광물 거래까지 제한하는 고강도 제재를 도출하려 하지만 중국은 북한 정권을 위태롭게할 수준의 제재 수위에는 여전히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북 불법거래 혐의로 중국 기업인 단둥훙샹실업발전을 최근 제재 리스트에 올림으로써 중국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중국을 몰아세울지가 향후 대북 제재의 관건으로 부상했다.

미국 정부가 불법 여부와 관계없이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기업을 제재하는 '이란식 제재' 방안을 이미 마련해두고 있지만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무릅쓰고 단행할지에 대해 미 정부 안에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는 외교안보 전문 매체 포린 폴리시의 보도(6일)도 나왔다.

◇추가도발 만지작거리는 북한…4차때 '데자뷰'= 대북 제재 논의가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북한은 추가도발 카드를 동시 다발적으로 꺼내 들었다.

북한 당 창건일(10월 10일)을 앞두고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장거리미사일(로켓) 발사장(서해위성발사장), 원산 지역의 무수단 중거리미사일 기지에서 최근 동시에 활발한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북핵연계 의심 중국 단둥 훙샹개발공사
북핵연계 의심 중국 단둥 훙샹개발공사(단둥=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북한의 핵프로그램 개발 관련 물자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훙샹산업개발공사가 입주한 건물. 이 건물 16층에 훙샹개발공사가 입주해 있다. 2016.9.20
realism@yna.co.kr

상황은 핵실험 후 제재 결의안 도출 논의가 공전하는 동안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던 올 1∼2월 4차 핵실험 국면과 유사하게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온다.

북한이 4차 핵실험(1월 6일) 후 1개월여만인 2월 7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뒤 안보리의 제재 논의에는 비로소 속도가 붙었고 역대 최강의 비(非) 군사적 제재로까지 불린 안보리 결의 2270호가 3월 2일 도출됐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이 추가도발을 해서는 안 되지만, 기어이 추가 도발을 한다면 안보리 제재 논의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한반도 정세는 북한 노동당 창건일인 10일부터 미국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11월 8일 전후 사이에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선거 판세에 따라 대선을 앞두고 북핵 문제에 단호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훙샹 제재'에 이은 추가 대 중국 압박 카드를 빼들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또 북한은 차기 백악관 주인의 현안 리스트에서 북한 문제의 순위를 높이기 위해 미국 대선 전후로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jh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09 19:2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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