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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에 들어온 왕자와 거지…'쇼핑왕 루이'

재벌과의 극적 로맨스 소재로 시청률 상승곡선
서인국, 단순한 로맨틱 판타지에 감칠맛 가미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옥탑방 고양이'와 '왕자와 거지'가 만났다.

생활력 강한 순박한 처녀의 옥탑방에 얹혀사는 허랑방탕한 식객 총각의 이야기 '옥탑방 고양이'(2003)에 고전 '왕자와 거지'를 버무린 MBC TV 수목극 '쇼핑왕 루이'가 예상을 깨고 선전하고 있다.

새로울 거 하나 없는 로맨틱 판타지에, 심지어 여주인공을 맡은 남지현은 직전 작품에서와 똑같은 캐릭터를 맡아 전체적으로 게으름이 느껴지는 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시청률도 5.6%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 개연성 제로의, 한없이 가벼운 이야기는 회를 거듭할수록 야금야금 시청률이 오르고 있다. 지난 6일 방송된 5회의 시청률이 8.4%까지 올랐다. 시청률 9% 전후를 오가는 KBS 2TV '공항가는 길'을 곧 따라잡을 태세다.

무슨 매력이 있길래?

옥탑방에 들어온 왕자와 거지…'쇼핑왕 루이' - 1

◇ 기억상실증에 걸린 재벌과 산골 출신 처녀의 소동극

남장 여자의 로맨스도 식상하다고 지적받는 상황에서 기억상실증과 재벌의 결합은 제작진의 무성의를 탓하기 딱 좋은 소재다.

하지만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고, 누가 연기하고 누가 만드냐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쇼핑왕 루이'는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이 드라마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재벌이라는 소재가 영원한 흥행 테마임을 새삼 증명한다.

재벌과의 로맨스는 언제나 '옳다'는 것을 tvN '신데렐라와 네명의 기사'가 증명했다면, 기억상실증에 걸린 재벌과의 로맨스는 그보다 더 극적임을 '쇼핑왕 루이'가 시청률 상승곡선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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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걱정 없이 호화롭게 살던 재벌 3세 루이(서인국 분)가 길거리에 떨어진 100원짜리 동전을 줍고는 로또에 당첨된 듯 좋아하는 '거지'로 전락했다.

기억은 교통사고로 잃었고, 외국에서 살다 와서 주민등록증도 없어 지문으로도 신분을 찾을 수가 없다.

드라마는 이러한 루이가 운명적으로 산골 오지 출신 순박한 처녀 복실(남지현)과 시체 3구가 실려 나간 옥탑방에서 동거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가볍고 소소하지만, 살갑게 그려내며 시청자를 하나둘씩 확대해나가고 있다.

명품과 유기농 음식에 둘러싸여 있던 루이는 생전 처음 먹어보는 믹스 커피와 분식집 어묵, 편의점 컵라면, 길거리 호떡에 "딱 내 스타일이야~"라며 환호성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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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한 짝도 몇만원짜리를 신었던 루이는 시장에서 티셔츠와 바지 등을 모두 1만원에 사 입고는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며 놀라워한다.

그런 루이 옆에는 스무살이 넘도록 산골에서 산삼을 캐다가 얼결에 상경해 난생처음 휴대전화를 개통해보고, 인터넷과 컴퓨터도 사용하게 된 아가씨 복실이 있으니, 청정하고 순박한 소동극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세상 물정 모르기는 온실 속에 살던 루이나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라고 묻고 싶은 복실이나 매한가지.

이들이 복잡한 서울에서 몸으로 부딪혀가며 진짜 세상을 알아가고, 동시에 서로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과정이 아기자기하면서도 역동적으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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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청자를 자극하는 쇼핑의 재미…묘한 대리만족 이끌어

아무 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도 복실이에게 붙은 혹인 루이는 주체할 수 없는 쇼핑 욕구에 복실이의 등골을 빼먹는다.

기억은 잃었지만 루이는 입에 밴 외국어가 수시로 튀어나오고, 평생 쇼핑을 하며 소일했던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 물건을 사는 데 거침이 없다.

비록 고가의 물건은 사지 못하지만, 지금껏 명품을 쇼핑하면서 터득한 높은 안목은 여전해, 괜찮고 폼나는 물건을 전광석화처럼 사들인다.

루이가 이렇게 신나게 쇼핑을 하는 모습은 시청자의 구미를 당긴다.

남들이 보기에는 쓸데없는 물건이라도 각자에게는 꼭 필요한 이유가 있고, 뭔가를 산다는 행위가 자존감도 높이고 스트레스도 날리는 일임을 많은 시청자가 공감한다는 점이 '쇼핑왕 루이'의 흥행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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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루이는 시원하게 '지른'다. 이거 살까, 저거 살까 별로 고민하지 않는다. 시장에서만 딱딱 물건을 고르는 게 아니라, 모바일 앱으로도 순식간에 자신에게 최적화된 물건을 골라 주문을 한다.

돈 문제, 디자인 문제, 혹은 결정 장애 때문에 쇼핑에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는 보통의 사람들에게 루이의 '쇼핑질'은 묘한 대리만족을 준다.

과거와 달리 '거지'가 된 루이는 사치를 위해 물건을 사지 않고, 다 나름의 이유가 있어 물건을 산다.

또한 물건을 써본 후 품평에도 귀신 같은 재능을 발휘한다. 성능과 디자인에 대해 정확하고 날카로운 평가를 해대는 그의 능력은 '파워 블로거'로 나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운전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하나 없는 귀하신 도련님으로 자랐지만, 오랜 세월 터득한 쇼핑 감각이 그의 숨겨진 실력으로 발현되는 게 반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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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인국의 감칠맛 + 남지현의 안정적 연기

'쇼핑왕 루이'는 쉽고 코믹한 이야기에, '착하게 살면 복이 온다'를 주제로 내세워 보편적인 공감대를 이끌고, 달달한 청춘 로맨스도 빠른 속도로 전개해 지루함을 주지 않는다.

여기에 주인공을 맡은 서인국이 특유의 매력으로 감칠맛을 가미하며 드라마를 돋보이게 하고 있다. 어떤 역을 맡겨도 얄밉도록 능수능란하게 연기하는 서인국은 루이 역시 제대로 된 그립감(손에 쥐는 느낌)을 보여주며 요리해내고 있다.

여주인공의 이름이 '복실'이지만 루이가 '복실 강아지' 마냥 반갑다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복실을 졸졸 쫓아다니는 모습이나, 온실에서 걸어 나와 만난 세상에서 루이가 매 순간 별천지를 경험하는 듯 놀라워하는 반응이 화면에 착착 감긴다.

남지현은 전작이자, 큰 사랑을 받은 KBS 2TV 주말극 '가족끼리 왜이래'의 강서울과 캐릭터가 겹치는 점이 약점이지만, 아역 출신답게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피해가고 있다.

"자가 나쁜 아는 아니라요"라며 눈을 끔뻑대는 복실의 착하고 순박한 모습은 루이뿐만 아니라 시청자의 마음도 포근하게 만든다.

옥탑방에 들어온 왕자와 거지…'쇼핑왕 루이' - 7

prett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09 10: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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