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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캄보디아 '동병상련'…서방과 인권갈등에 中에 '밀착'

두테르테, 이달 中 방문 남중국해·경제협력 논의…유커에 무비자 검토
시진핑, 13일 캄보디아 방문, 동남아 최대 우군과 결속 강화…美 입지 축소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동료 회원국이지만 남중국해 영유권 사태의 대응책을 놓고 대립하던 필리핀과 캄보디아가 이젠 '동병상련'의 사이가 됐다.

두 나라 모두 인권을 무시한다는 미국 등 서방과 국제기구의 강한 비판에 직면하자 중국이 방어막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섰다.

이에 따라 동남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입지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AFP=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AFP=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오는 18일이나 19일 중국을 방문해 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법 이외에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페르펙토 야사이 필리핀 외무장관은 6일 상원 청문회에서 "필리핀은 중국과 가까운 관계를 원한다"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방중 주요 의제로 교역·투자 확대, 사회기반시설 개발 협력과 지원, 인적 교류 등을 거론했다.

그러나 야사이 장관은 중국과의 군사 동맹 가능성을 일축하며 미국과의 군사 동맹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양국 관계 개선 조치의 하나로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필리핀 무비자 방문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간 필리핀스타가 전했다.

이는 세계 관광시장의 '큰 손'인 유커를 유치해 필리핀 관광산업과 경제 활성화의 촉매제로 삼으려는 의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EPA=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EPA=연합뉴스]

이런 중국과 필리핀의 우호 분위기는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필리핀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에 대해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서방을 향해 막말을 하며 관계 단절 가능성까지 거론, 양측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4일 "내 임기 중에 미국과 결별할지도 모른다"며 "차라리 러시아와 중국으로 가는 편이 낫다"고 말한 데 이어 6일에는 미국, 유럽연합(EU), 유엔에 원한다면 필리핀에 대한 원조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국가와 국제기구가 필리핀의 인권 개선을 압박하기 위해 원조를 축소 또는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반응이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EPA=연합뉴스]
훈센 캄보디아 총리[EPA=연합뉴스]

캄보디아 또한 인권 문제로 국제사회와 갈등을 빚자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크메르방송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13일 캄보디아를 방문,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한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주요 논의 의제가 쌀 같은 캄보디아 상품의 중국 수출이 될 것이라며 양국 교역규모가 작년 40억 달러(4조4천640억 원)에서 내년 50억 달러(5조5천800억 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훈센 총리는 "양국이 최소 28개의 합의서와 의정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20년간 캄보디아에 약 150억 달러(16조7천400억 원)의 차관을 제공하고 올해는 이미 6억 달러(6천696억 원)를 약속할 정도로 최대 원조국이다.

미국과 EU가 캄보디아 정부의 야당 인사 체포, 인권활동가 위협 등 인권 상황 악화를 들어 원조 축소 가능성을 경고하는 가운데 중국이 동남아의 최대 우군인 캄보디아에 시 주석의 방문을 계기로 추가 경제 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캄보디아 경찰이 6월 시위 중인 인권운동가들을 체포하는 모습[EPA=연합뉴스]
캄보디아 경찰이 6월 시위 중인 인권운동가들을 체포하는 모습[EPA=연합뉴스]

유엔의 로나 스미스 캄보디아 인권 특별보고관이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UNHRC)에서 캄보디아 인권 상황을 비판하자 왕 잉 중국 대표는 "특별한 국가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캄보디아를 옹호했다.

호주 그리피스대의 리 모르겐베제르 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은 "중국의 조건없는 원조와 투자가 캄보디아를 빠른 속도로 가깝게 계속 끌어당길 것"이라고 일간 캄보디아데일리에 말했다.

이처럼 캄보디아가 중국에 밀착하고 필리핀도 중국의 손을 잡음에 따라 동남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의 경우 베니그노 아키노 전임 대통령 시절 남중국해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공조하며 아세아 관련 회의에서 중국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도한 반면 캄보디아는 중국의 편을 들어왔다.

kms1234@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07 10:4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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