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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병세 "북핵, 이번에 못 막으면 악몽 같은 시나리오 전개"

"북 5차 핵실험, 핵선제 사용을 포함해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 표명"
"대북제재서 효과적이나 원용되지 않은 게 외교관계 단절·축소"
"북, 비핵화 의지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 한 대화는 시기상조"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윤병세 외교장관은 6일 북한 핵 문제와 관련, "이번에 막지 못하면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전개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추가 압박조치와 각국의 독자제재, 외교적 고립조치라는 '3종 세트'를 강조했다.

윤 장관은 이날 브뤼셀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를 방문,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북대서양이사회에서 한반도 상황에 대해 연설한 뒤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과거 많은 국가가 북핵 문제를 비확산 측면에서만 접근했는데, 이제는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실제적 위협으로 느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북한의 5차 핵실험은 "핵 선제 사용을 포함해 (북한이) 마이웨이 식으로 끝까지 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와 인터뷰중인 윤병세 장관 [브뤼셀=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인터뷰중인 윤병세 장관 [브뤼셀=연합뉴스]

대북 추가 제재와 관련, 윤 장관은 비군사제재를 규정한 유엔 헌장 41조 가운데 "굉장히 효과적이면서 아직 원용되지 않은 게 외교관계를 단절하거나 축소하는 부분"이라고 밝혀 이를 적극 추진할 것임을 내비쳤다.

일각에서 내세우는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주장에 대해선 "그동안 여러 형태의 협상을 통한 해결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한 해 25번이 넘는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려서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 한 대화를 하자고 하는 얘기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북핵 문제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확인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는데, 북한의 핵 능력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보나.

▲북한의 5차 핵실험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측면이 많다. 단순히 (핵실험) 주기라든가 강도, 위력을 넘어 북한 지도층의 핵 선제 사용 의지를 포함해서 (북한이) 이제는 마이웨이 식으로 끝까지 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북한 핵을) 이제 막지 못하게 되면 악몽 같은 시나리오가 전개된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추가 제제가 필요하고 이를 보완할 (각 나라의) 독자제재와 국제사회의 추가적인 압박조치, 외교적 고립조치가 3종 세트로 어울려서 작용해야 한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TV CG 촬영]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연합뉴스 TV CG 촬영]

과거 많은 국가가 북핵 문제를 비확산 측면에서만 접근하고 실제 이것이 대한민국이나 동북아, 아니면 자신의 지역에 대한 직접적인 안보 위협으로는 덜 느꼈는데 이제 그런 단계를 넘어섰다.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어느 나라든 실제적 위협으로 느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미국 본토가 위협받으면 나토와 유럽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나토를 방문해서) 나토가 과거 (핵 문제에 맞서) 취했던 행동을 돌아보며 한반도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 공동대처해야 한다고 (나토 측에) 말했다.

--북한의 핵 능력이 최종단계에 다다랐다는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정권 스스로가 그렇게(무기화 과정의 최종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이 핵무기 실험(개발)을 모두 완료했다고 말할 정도까지 왔다. 이제는 북한 측 얘기를 빈말로 들을 게 아니라 -객관적 정보에 입각해서도 그렇지만- 지금까지 북한이 보여온 행태에 비춰볼 때 가장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가 일관되게 시행돼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가 발표한 성명을 보면 유엔 헌장 41조에 대한 언급이 있다.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나.

▲ 과거에도 유엔 헌장 41조는 비군사제재를 적용하는 안보리 결의를 채택할 때 많이 원용됐다. 최근에 채택된 유엔 결의 2270호도 마찬가지다.

최근 강조하는 것은 굉장히 효과적이면서 아직 원용되지 않은 게 외교관계를 단절하거나 축소하는 부분이다. 바로 2년 전에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인권문제를 이유로 북한과 외교관계를 일방적으로 단절한 사례가 있다. 보츠와나 부통령은 이번에 유엔 총회에서도 (북한이 유엔 회원국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분위기에 이어서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미국의 전 재외공관에 주재국과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협의하라고 지시했다고 의회 청문회에서 얘기했다.

그래서 국제사회에서는 자연스럽게 상습적으로 유엔 안보리 의무를 위반하는 북한이 유엔 회원국 자격이 있느냐는 자격문제를 논의하는 것과 더불어 근본적인 외교관계를 재조정하는 단계까지 들어서고 있다.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대북제재 논의가 언제쯤 구체화 될 것으로 예상하나.

▲지난번 2270호 결의의 경우 57일 만에 채택됐다. 지난 9월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유엔 안보리 언론 성명이 채택됐다. 당시 안보리 15개 이사국은 신속하게 (제재문제를) 협의하자고 합의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만큼 57일보다는 적게 걸릴 것이다.

지난번 결의가 워낙 강력했던 이례적인 결의였기 때문에 이런 강력한 결의에 추가로 (북한에게) 아픈 결의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수 있다. 미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유관국가가 긴밀히 협의중이다. 진전이 있는 대로 공유할 생각이다.

유엔 안보리 회의 장면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유엔 안보리 회의 장면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선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중국과의 공조는 잘 진행되고 있나.

▲최근 한중 정상회담, 한중 외교장관회담,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했다. 안보리 결의 문제를 포함해서 북핵 문제에 대한 고위급 간 소통과 대화가 잘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중국이 안보리 결의를 비롯해 북핵 문제 해결에 건설적 역할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이 공개적으로는 안보리 결의를 완전하고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어서 그런 방향으로 나가면서 행동으로 보여주고, 속도를 내도록 얘기하고 있고, 유관국과 이런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

-- 이번 브뤼셀 방문에서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도 회담했는데, EU와의 대북공조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EU는 지난번 이란에 대한 제재에서 보듯이 독자제재에 있어 어떤 면에서는 미국보다 더 강력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모게리니 대표를 만나서 이런 엄중한 시기에 EU만이 가진 독자적인 레버리지를 최대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모든 가능한 방안을 사용하는 데 대해 양측간에 긴밀히 협의해보자, 구체적 아이디어를 찾아보자고 합의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EU 핵심 멤버들과 양자 차원에서도 협의를 해 EU 차원, 해당 국가의 독자적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북핵 문제를 대화를 통해서 풀어야 하고 미국과 한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나라도 있다.

▲길게는 지난 20년간, 짧게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6자회담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형태의 협상을 통한 해결을 시도해왔다. 하지만 결국 돌아온 것은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핵실험을 두 번 하고, 탄도미사일 발사를 22번하고, 재처리 핵농축을 계속한 것이다. (북한은) 한 해에만 25번 이상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화를 하자는 얘기를 꺼내게 되면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해 미국의 많은 고위 당국자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잘못된 행동에 대해 보상해 주거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시켜주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국제사회, 특히 안보리가 단호하고 일관된 목소리를 보내야 할 시점이다. 북한이 전략적 결단을 내려서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 한 대화를 하자고 하는 얘기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일부 인권단체들이 북한 인권 유린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자고 주장한다.

▲ 북한 문제의 중요한 요소에는 인권문제도 있다. 인권문제는 2년 전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인권이사회의 결의, 유엔총회 결의를 거쳐 매년 안보리에서 논의되는 단계로 성숙했다.

최근 들어 북한 정권의 인도에 반하는 죄에 대해서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어디까지 책임성을 높일 것이냐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일각에선 최고 책임자까지도 포함돼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취한 제재 가운데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사례가 있다. 앞으로 두 달 남짓 국제사회의 동향에 참여하면서 관심을 두고 지켜볼 생각이다.

모게리니 EU 외교대표와 북핵문제 협의하는 윤병세 외교장관 [외교부 사진제공]
모게리니 EU 외교대표와 북핵문제 협의하는 윤병세 외교장관 [외교부 사진제공]

bingso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07 02: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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