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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 예상 시나리오는

송고시간2016-10-06 18:46

시장·전문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절차 밟을 듯…시점은 미지수

전환비용과 사전작업·사회적 공감대 형성 등 '넘어야할 산' 많아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005930]에 지주회사 전환을 요구하면서 향후 전개될 시나리오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6일 엘리엇 측의 제안에 대해 "엘리엇 측은 삼성전자의 주주이고, 주주의 제안에 대해서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 수용 여부를 언급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 안팎에선 결국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 절차를 밟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룹의 핵심 부문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해 안정적 경영 체제를 만드는 것이 최대 과제인 가운데 지주회사 전환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기 때문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삼성이 이재용 체제를 완성하기 위한 궁극적인 도달점이 지주회사 전환"이라며 "지주회사 전환은 삼성도 하고 싶고, 시장도 기대하는 것이다. 반대하는 사람이 없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로 지주회사 전환이 유력하게 꼽히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훨씬 적은 비용으로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삼성전자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LG나 SK 등 다른 대기업 중에도 이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곳이 많다.

삼성전자의 경우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삼성전자 투자부문(홀딩스)과 사업회사 간 주식 스와프(교환)→자사주 의결권 부활→삼성전자 홀딩스와 통합 삼성물산[028260]의 합병'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먼저 인적분할을 하면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지주회사(홀딩스)와 삼성전자사업회사의 2개 회사로 쪼개진다. 기존 주주들은 신설된 삼성전자사업회사의 신주를 배정받는다.

이후 오너 등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사람들은 삼성전자사업회사의 주식을 홀딩스에 현물 출자하고 홀딩스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는다.

이른바 주식 스와프(교환)로 불리는 이 과정을 거치면 오너 등의 지배력은 크게 강화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이 되면 실제 돈을 벌어들이는 사업회사의 가치가 크기 때문에 주식 스와프 이후에는 지분율이 지금보다는 훨씬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건희 삼성 회장 등 오너 일가와 삼성 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이 17.61%인데 삼성생명·삼성화재[000810] 등 금융 계열사가 현물 출자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분율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의 최대 주주는 7.43%를 보유한 삼성생명이고, 이어 삼성물산이 4.18%, 이건희 삼성 회장이 3.55%, 삼성화재가 1.30%,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0.76%, 이재용 부회장이 0.59%를 각각 갖고 있다.

상법상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의 의결권도 부활된다.

인적분할 때 지주 부문에 자사주를 할당하면 지주도 사업회사 지분을 갖게 되면서 의결권이 생기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자사주는 12.8%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확보 요건(상장회사는 20%)을 충족하는 데 큰 지렛대가 된다.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은 이처럼 삼성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확장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당장 지주회사 전환 비용이 문제로 꼽힌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수십조원의 재원이 요구된다며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삼성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을 당장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상조 교수는 "삼성물산 합병이 성사되는 등 이미 준비가 된 부분도 있기 때문에 비용이 10조원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른 그룹에 비하면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삼성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시간이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다른 자회사들도 지주회사의 우산 밑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그러려면 지분을 조정하는 등의 사전작업이 필요하다.

신설될 지주회사가 이들 회사의 지분을 20% 이상씩(비상장법인은 40%)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준비도 있어야 한다.

실제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을 시발점으로 지주회사 전환에 착수한다 해도 그때부터 마무리까지는 3∼4년이 소요된다. 주주총회 등 거쳐야 할 절차가 많기 때문이다.

세밀한 시나리오가 마련되기 전 지배구조 개편이 공론화하면 계열사별로 주식의 폭등·폭락 같은 혼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

김상조 교수는 "삼성으로선 최종적인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일정한 준비 작업 마무리할 때까지는 이를 공식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가 지주회사 전환 착수 시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미래전략실이 아닌 본인이 전면에서 지배구조 변환 및 삼성그룹의 미래를 전두지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50%에 달하는 외국인 지분의 동향이 불투명하다는 점이 지주회사 전환의 걸림돌이 돼 왔는데 이번 엘리엇의 제안으로 이런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엘리엇이 외국인 주주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삼성 입장에선 '외국인도 거부감은 없을 것'이라는 힌트가 됐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SK의 지주회사 전환은 투자자들의 문제지만,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은 대한민국의 문제이고 정치의 문제"라며 "삼성으로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준비 기간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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