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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2달 연체했더니 경매로 넘어간 아파트

송고시간2016-10-06 16:55

연체된 주담대 80%, 은행이 담보주택 경매 처리

4년간 5만채 경매 나와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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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 강서구에 사는 이 모(61) 씨는 2010년 5월 아파트를 사면서 농협에서 주택담보대출 5억3천만원을 받았다.

10년 거치하고 20년간 분할상환하는 조건이었다.

5년간 대출 이자를 꼬박꼬박 갚아온 이 씨에게 지난해 위기가 왔다.

직장에서 은퇴하고 벌인 개인사업이 어려워져 갑자기 이자 갚을 돈이 없어져서다.

이씨가 은행 이자를 내지 못한 기간은 단 두 달.

이후 은행과 협의해 연체금을 갚았지만, 은행은 연체가 있었다면 대출금을 전액 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을 들어 담보인 아파트를 압류했다.

그는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1년여간 은행을 상대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 씨는 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현행 담보권 실행 제도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그는 "살림이 잠시 어려워 이자를 두 달 연체한 것"이라며 "늦었지만 연체이자를 모두 갚은 상황에서 살던 집까지 내놓아야 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이 씨뿐만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2015년 담보권이 실행된 대출은 모두 3만517건이다.

2∼3개월 연체 후 담보권이 실행된 대출이 29%(8천559건)로 가장 많았고 3∼4개월 연체가 6천135건(20%)으로 뒤를 이었다.

절반 가까이가 연체 4개월 이내에 담보권이 실행된 것이다.

연체 기간이 1년을 넘어갔을 때 담보권이 실행된 경우는 12%(3천578건) 정도였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 가운데 80%에서 담보권이 처리됐다.

2012∼2015년 주담대 부실채권 6만4천870건 가운데 담보 처리된 채권이 5만1천243건이다. 은행이 4년간 5만여 채를 경매에 부쳤다는 뜻이다.

이 중 3분의 2는 은행이 직접 주택을 경매하고 나머지는 자산관리회사(AMC)에 매각한 후 경매에 들어갔다.

이 기간 담보 처리된 주택담보대출의 43%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50% 미만인 우량채권이었다. 50% 이상∼70% 미만이 39%, 70% 이상은 18%였다.

제윤경 의원은 "이런 주담대 채권을 매각하면 손해를 보기보다 오히려 채권 원금과 이자까지 회수할 수 있다"며 "민간 AMC는 이자 회수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채권을 '할증 매입'까지 하는 상황에서 은행이 부실채권이라는 이유로 담보권을 실행하거나 매각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제 의원은 "은행 리스크관리 차원에서도 담보권을 실행하기보다 채권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유명무실한 프리워크아웃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사전채무조정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외국 사례와 비교해 봤을 때 기한이익 상실 기간인 2개월이 짧은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프리워크아웃제도가 얼마나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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