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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모호' 터키 군사개입에 모술 탈환전 '뒤죽박죽'

송고시간2016-10-06 16:43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터키가 이라크 북부 국경을 넘어 군사개입을 확대하면서 초읽기에 들어간 모술 탈환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피아가 구별되지 않는 혼란에 빠지게 됐다.

이라크 북부 모술은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이라크와 시리아의 단일 도시 중 가장 크다. 따라서 IS에게서 이를 되찾는다면 IS에 결정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2년 전 모술을 빼앗겼던 이라크 정부도 이번 탈환 작전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모술 탈환전은 IS 격퇴전의 핵심인 동시에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이 달렸기 때문이다.

이런 중요한 의미가 있는 모술 전장에 터키군이 끼어들면서 그렇지 않아도 복잡한 이해관계가 더 꼬이게 됐다.

현재 모술 탈환전에 가담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력은 4개로 크게 나뉜다.

이라크 정부군이 주축이 되는 가운데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 이라크 쿠르드 자치지역의 군조직 페슈메르가, 그리고 미군의 공습지원이다.

시아파 중심인 이라크 정부군은 시아파 민병대와 다른 IS 격퇴전에서 협동 작전을 자주 벌이면서 성과를 거뒀다.

그렇지만 미군은 우방 사우디아라비아와 관계를 고려, 이란과 직접 연결된 시아파 민병대와 같은 지역에서 작전을 펴면서도 최대한 거리를 두고 있다.

미군은 결정적 전장인 모술에서 시아파 민병대가 되도록 전공을 세우지 않기를 바란다.

페슈메르가는 2년전 지리멸렬한 전투력을 보였던 이라크 정부군을 대신해 IS의 근거지인 이라크 북서부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페슈메르가는 이번 모술 탈환전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민족의 숙원'인 쿠르드자치지역의 독립국가 건설에 발판으로 삼으려 한다.

미군은 페슈메르가에 우호적이지만 이라크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이들의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쿠르드 독립국가 문제로 경계를 놓지 않는다.

이라크 중앙정부는 재정난을 이유로 헌법상 지급해야 할 쿠르드자치정부에 대한 예산을 종종 종단해 마찰을 빚곤 하는 데 이는 페슈메르가의 활약을 제한하려는 속셈도 담겼다.

모술 부근의 수니파 민병대도 소수지만 모술 탈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어지러운 상황에서 터키군의 개입은 적전분열이라고 할 만큼 혼선을 빚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최근 "모술을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자)로부터 탈환한 후 그곳에는 수니파만 남아야 한다"는 '폭탄 발언'을 했다.

모술은 수니파, 시아파, 쿠르드족 주민이 고루 섞인 곳이다.

이 발언이 나오자 시아파 이라크 정부는 터키 대사를 불러 강력히 항의했다. 이라크 정부가 요청하지 않는 외국군의 일방적인 주둔은 주권침해라는 입장이다.

시아파 민병대도 "터키군의 이라크 북부 주둔은 점령"이라며 "모술 탈환전에 터키군이 보인다면 우리는 IS뿐 아니라 터키군도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의 IS 격퇴전 과정에서 시아파 민병대의 수니파에 대한 보복폭력이 항상 논란이 되던 터라 에르도안 대통령의 종파적 발언은 이라크 정부를 흔들어 보려는 노림수가 분명해 보인다.

이라크 쿠르드족은 터키군의 개입을 조심스럽지만 환영하는 분위기다. 터키는 쿠르드자치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주 수입원으로 관계가 원만한 편이다. 터키군의 일부는 페슈메르가의 작전 자문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는 시리아내 IS 격퇴전에서 미군 주도 국제동맹국의 일원이긴 하지만 때때로 미국을 거스르면서 상대 진영인 러시아, 이란 등과도 접촉면을 넓히면서 '모호성 전략'을 구사하면서 역내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모술 부근의 전투 현장[AP=연합뉴스자료사진]
모술 부근의 전투 현장[AP=연합뉴스자료사진]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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