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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평화상 수상자 "日, 위안부 피해자에 용서 구해야"

송고시간2016-10-06 16:03

민주콩고 전시성폭력 피해자 치료 무퀘게씨…"정의 되찾아야 회복"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일본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들에게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 수만 명을 치료한 드니 무퀘게(61) 판지병원 원장은 6일 연합뉴스를 비롯한 국내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제13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한국을 방문 중인 그는 "성폭력을 근절하고 피해자들을 회복시키기 위해 계속 투쟁해야 한다"며 일본의 전시 성폭력인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의견을 분명한 어조로 밝혔다.

방한에 앞서 일본 도쿄를 찾았을 때 위안부 관련 기념관을 방문했다는 그는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 영상을 봤는데 마음에 깊이 와 박혔다"고 털어놨다.

"할머니들이 민주콩고에서 제가 치료했던 15, 16살 소녀들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계셨습니다.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계속 그 고통을 안고 살아온 것이지요. 성폭력은 한 인간의 인간성을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의학적·심리적 치료와 사회·경제적 자립에 이어 '정의'를 되찾을 수 있을 때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은 비로소 온전히 회복될 수 있다고도 그는 강조했다.

무퀘게 원장은 20년 이상 내전이 이어지는 민주콩고에서 1999년부터 부인과 병원인 판지병원을 운영하며 무장세력에게 성폭력을 당한 여성 약 5만 명을 치료했다. 이런 공로로 다수의 국제 인권상을 받았고 노벨평화상 수상자로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과거 프랑스에서 유학하며 산부인과 의사로 편안한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고향에 돌아와 고국 여성들을 도왔다.

"여성들의 고통을 보며 어떤 부름을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길을 갈 수밖에 없었지요."

그는 민주콩고의 내전 상황에 대해 "무장세력들이 성폭력을 전쟁무기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지역공동체 전체를 파괴하며, 세대에서 세대로 피해가 이전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민주콩고에는 전자제품의 재료로 쓰이는 콜탄의 전 세계 80%가 매장돼 있다. 이런 지하자원을 둘러싼 이권 다툼이 내전을 불러오고 있다는 게 무퀘게 원장의 설명이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 어떻게 민주콩고를 도울 수 있을지 묻자 그는 "소비자들도 전자제품이 이런 비극과 연관돼 있다는 의식을 갖고 기업들에 투명성을 요구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삼성 같은 한국의 전자기업들도 휴대전화나 노트북을 생산하지 않느냐"며 "여기에 쓰일 콜탄이 어디서 오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여러분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서울평화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권이혁)는 지난달 1일 무퀘게 원장을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하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상장과 상패, 20만 달러의 상금이 수여된다.

"민주콩고가 잊히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기자에게 수상 소감을 밝힌 무퀘게 원장은 "우리끼리만 평화롭게 섬처럼 산다면 평화가 아니다.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이 평화"라고 힘주어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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