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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가 적네?"·"아들 밥값 계산해라"…슈퍼갑질 의사들

송고시간2016-10-06 16:00

검찰, 불법 리베이트 혐의 47명 적발…의사 12명 기소

대형병원 의사의 슈퍼 갑질 문자메시지
대형병원 의사의 슈퍼 갑질 문자메시지

(부산=연합뉴스) 부산지검이 공개한 대형병원 의사의 슈퍼 갑질 문자 메시지. 부산 대형병원 과장급 의사가 제약회사 영업사원에게 동난 변비약을 구해달라고 요구하자, 영업사원이 "문자메시지를 이제 봤다. 빨리 구해보겠다"고 답하고 있다. 2016.10.6 [부산지검=연합뉴스]
osh9981@yna.co.kr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부산 대형병원 4곳의 의사 12명이 특정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3억원이 넘는 뒷돈을 받은 혐의로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특수부(임관혁 부장검사)는 6일 오후 '부산 의료계 리베이트 비리'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불법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혐의로 제약회사 관계자와 부산 대형병원 의사 등 47명을 적발했다.

검찰은 의사 12명과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준 의약품 도매상 대표 등 30명을 기소했다.

이 중 의사 3명과 의약품 도매상 대표 1명은 구속기소 됐다.

의사 5명과 제약회사 직원 1명 등 6명을 기소유예하고, 리베이트 수수 혐의가 비교적 가벼운 의사 11명은 입건 유예했다.

부산검찰청사
부산검찰청사

◇ "처방해줄 테니 돈 줘"…억대 리베이트 기본

불법 리베이트 수수에 휘말린 부산 대형병원은 고신대 복음병원, 부산의료원, 백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등 4곳이다.

고신대 병원은 의사 7명이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이 병원 교수와 전문의, 의국장 3명 등 5명은 리베이트로 수백만원을 받았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된 의사 7명은 부산 대형 의약품 도매상 A(60·구속기소)씨로부터 수천만∼수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겼다.

A씨는 거짓 세금계산서를 발급받는 수법으로 회삿돈 28억원을 횡령해 의사들에게 처방 내용에 따라 리베이트를 뿌렸다.

구속기소 된 한 교수는 2012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43차례에 걸쳐 2억4천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의료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또 의국장에게 29만 건이 넘는 환자 정보를 A씨에게 넘기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대형병원 의사의 갑질 문자메시지
대형병원 의사의 갑질 문자메시지

(부산=연합뉴스) 부산지검이 공개한 대형병원 의사의 슈퍼 갑질 문자 메시지. 부산 대형병원 과장급 의사가 제약회사 관계자에게 병원에 오는 길에 인터넷 랜선, 스마트폰 케이스, 방향제 등을 사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016.10.6 [부산지검=연합뉴스]
osh9981@yna.co.kr

이 병원의 다른 의사 6명도 의약품 처방 대가로 제약회사로부터 적게는 497만원, 많게는 4천만원이 넘는 리베이트를 받았다가 기소됐다.

어떤 교수는 자신의 처방 실적(?)보다 리베이트가 적게 들어오자 A씨에게 항의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부산시 산하 공공병원인 부산의료원의 특정 외래진료과장은 2009년부터 올해 2월까지 제약·의료기기 업체 20여 곳으로부터 3억원이 넘는 불법 리베이트와 3천만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부산의료원 과장에게 리베이트를 준 제약사 관계자와 의료기기 회사 관계자 등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백병원 과장급 의사는 의약품 판매업자에게서 6년 넘게 1억2천만원이 넘는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양산부산대병원 교수 2명도 지정한 의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제약회사 대표로부터 1억여원과 5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 한 교수는 제약사 대표에게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헌금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제약사 대표는 교수를 대신해 4년간 7천만원 정도를 헌금으로 대납했다.

리베이트는 통상 매출액의 10∼20% 정도인데, 처음 약을 납품할 때 한꺼번에 주는 랜딩비와 처방 실적에 따라 매월 지급하는 리베이트로 나뉜다.

◇ "아이 밥값 계산해라"·"변비약 사와라"…제약회사 직원에 '갑질'

이들 대형병원 의사들은 불법 리베이트만 받은 게 아니었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들 의사는 슈퍼 갑(甲)으로 행세하며 제약회사 영업사원에게 모욕감을 줄 수 있는 갑질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대형병원 과장급 의사는 제약회사 직원에게 해외로 떠나는 자신의 누나를 모시고 공항에 가서 출국 수속을 대행해주라고 요구했다.

저녁 식사 모임과 골프 예약과 대금을 선결제해달라고 한 것은 애교 수준이었다.

어떤 의사는 자신이 변비에 걸리자, 동난 변비약을 찾아서 가져다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의사는 아들이 초밥집에서 식사하고 있는데 식사비를 결제해달라고 제약회사에 요구했다. 을인 제약회사 측은 갑의 요구를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였다.

1시간 넘게 걸리는 곳까지 가서 의사 아들 밥값을 대신 내고 온 여직원은 회의감을 느껴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들 송년회·신년회 모임 비용을 대납하게 한 사례도 있었고, 제약회사 직원에게 인터넷 랜선, 스마트폰 케이스, 방향제를 사 오라고 심부름을 시킨 경우도 있었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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