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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차바> 의욕 넘친 총각 소방사, 주검으로 돌아오다니…동료들 오열
작년 임용된 새내기 구급대원…동료들 "의욕, 붙임성 좋았던 인재" 비통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일에 대한 의욕이 넘치고 붙임성이 좋았습니다. 청명한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었는지… 하늘을 보고 누운 채 우리에게 돌아왔습니다."

leeyoo@yna.co.kr
11시간 만에 세상은 달라져 있었다. 끝 모르고 빗물을 쏟아낼 것 같았던 검은 하늘은 어느새 파랗고 말간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6일 오전 11시 10분.
울산시 울주군 온양읍 회야강 기슭에서 강기봉(29) 소방사의 시신은 하늘을 보고 누운 채 발견됐다.
주황색 상의, 검은색 하의 등 구조복과 소방대원용 기동화를 착용한 채였다. 실종 당시 쓰고 있던 헬멧은 벗겨져 사라지고 없었다.
전날 낮 12시 6분께 실종된 이후 약 11시간 만이었다.
그 길지 않은 시간 사이 검은 하늘은 청명해졌고, 강 소방사는 유명을 달리했다.
그는 전날 "고립된 차 안에 사람 2명이 있는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 2명과 함께 회야강변 회야댐 수질개선사업소 앞으로 출동했었다.
당시 150m가량 떨어진 곳에 구급차를 세운 3명의 대원은 종아리까지 차오른 빗물을 헤치며 걸어서 접근해 신고된 차량을 확인했다. 차 안에는 사람이 없었다.
다시 구급차로 돌아가던 불과 2∼3분 사이 강물이 순식간에 불어나 대원들을 덮쳤다.
강 소방사와 동료 1명은 전봇대를, 다른 1명은 도로변에 있는 농기계를 붙들고 버텼다.
그러나 전봇대에 매달렸던 2명은 힘에 부쳐 결국 급류에 휩쓸렸다.
동료는 약 2.4㎞를 떠내려가다가 가까스로 물살에서 탈출했으나, 강 소방사는 끝내 수마(水魔)를 벗어나지 못했다.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울산에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이 침수됐다. 목까지 물에 잠기는 중구 우정동에서 소방관들이 고립된 시민을 구조하고 있다. 2016.10.5
leeyoo@yna.co.kr
울산시소방본부는 5일 오후에 수색한 데 이어 6일 오전 7시부터 수색을 재개했다.
강 소방사가 실종된 지점부터 회야강이 바다와 합류하는 명선교까지 12.4㎞ 구간을 따라 수색을 벌였다.
총 437명의 인력과 소방헬기 2대, 경비정 4척, 소방차 24대 등의 장비를 동원했다.
결국, 전날 실종된 지점에서 하류 쪽으로 약 3㎞ 떨어진 강기슭에서 마치 누워있는 듯한 모습의 시신으로 발견됐다.
실종 소식을 듣고 제주에서 황급히 올라온 그의 아버지와 친구들은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렸으나, 비보를 접하고 무너지며 오열했다.
강 소방사는 지난해 4월 임용된 새내기 소방관이다.
2015년 4월 임용 이후 줄곧 온산119안전센터 구급대원으로 근무하면서 이제 막 업무에 대한 재미를 붙이고 열의를 높이던 차였다.
제주 출신으로 아직 미혼이고, 유가족으로는 부모님과 동생이 있다.
그의 동료들은 "매사에 의욕적이고, 식당 아주머니가 각별히 챙길 정도로 붙임성도 좋은 성격이었다"면서 "오늘 강 소방사가 우리 옆에 없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비통해 했다.
hk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06 14:2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