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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차바> 경남 태풍 때 고교 수업 강행…안전불감증 비판

양산 모 고교 침수로 학생들 한때 2층으로 대피
도교육청 "향후 재난 때 적절한 판단 하도록 노력"
<태풍 차바> 2층으로 대피한 학생들
<태풍 차바> 2층으로 대피한 학생들(양산=연합뉴스) 제18호 태풍 차바가 몰아친 지난 5일 경남 양산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건물 2층 계단 위에서 침수된 학교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 학교에는 당일 학교 본관 1층에까지 물이 들어차 1층에 교실이 있는 2학년 학생들이 2층 특별실로 2시간여 동안 대피하기도 했다. 오전 11시께는 이 학교 운동장 전체 면적에 승용차를 거의 다 뒤덮을 정도의 높이까지 물이 찼다. 2016.10.6 [인터넷 화면 캡처=연합뉴스]
ksk@yna.co.kr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제18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전날 경남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 가운데 당일 도내 고등학교 166곳이 수업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이 일고 있다.

힘겨운 등굣길
힘겨운 등굣길 (창원=연합뉴스) 제18호 태풍 '차바'가 북상한 지난 5일 경남 창원시내 한 주택가 앞에 세워둔 화분이 강풍에 모두 쓰러져 있다. 호우 속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오는 우의를 입고 책가방을 둘러 맨 채 걷는 한 학생의 등굣길이 힘겹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6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고등학교 191곳 가운데 166곳이 전날 태풍에도 수업을 진행했다.

전체의 13%인 25곳만 임시 휴업했다.

정상 수업한 166곳 중 등교 시간을 조정한 학교도 17곳에 불과했다.

태풍의 기세가 눈에 띄게 잦아든 오후 1시께 등교하도록 한 학교도 있었지만, 일부에서는 한창 위력을 발휘하던 오전 9∼10시에 등교하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

등교에 나선 학생들이 상당한 불편은 물론이고 안전의 위협마저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일 등교 시간을 오전 9시로 늦춘 양산의 한 고등학교의 경우 한 반에 1∼2명 정도는 태풍 때문에 결국 등교 시간을 지키지 못했다.

퍼붓는 비에 학교 본관 1층에까지 물이 들어차 1층에 교실이 있는 2학년 학생들은 2층 특별실로 2시간여 동안 대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오전 11시께는 이 학교 운동장 전체 면적에 승용차를 거의 다 뒤덮을 정도의 높이까지 물이 찼다.

학생들은 교실에 발이 묶인 채 불안과 공포심에 떨었고, 학교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묻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 학교 교장은 "판단을 제대로 못 한 것 같아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양산 시내 다른 고등학교도 휴업하는 학교가 없어 등교시켰고, 수업에 지장이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피해가 클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도교육청은 태풍으로 농구대·식수대 캐노피·외벽 패널 파손 등 고등학교 14곳에서 피해가 난 것으로 전날 오후 집계했다.

태풍으로 남해안 권역이 강한 비바람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난 4일 충분히 예보됐는데도 교육 당국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창원시내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양모(2학년) 군은 "특히 (태풍이 심해진) 8시 이후 등교한 애들은 완전히 비에 다 젖어 등교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 이모 양은 "학교에서도 종일 말이 많았다"며 "애들도 학교 오는 게 다 위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시험 기간이니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생각한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정모(45·창원시 의창구) 씨는 "학교까지 걸어서 5∼10분 거리지만 내가 운전을 못하는 데다 택시도 안 잡혀 아들이 학교까지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며 "나가는 순간 우산이 뒤집혔고 뭐가 날라올지도 모르는데 등교해야 한다는 걸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풍 오기 전날부터 이번 태풍이 세다고 예보가 됐지 않았느냐"며 "태풍에 애들 안전이 위험한데 시험 기간 하루 미루는 게 그게 큰 대수냐"고 반문했다.

도교육청 측은 "도내 지역이 워낙 넓다 보니 시·군에 따라 기상 상황이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어 일괄적으로 휴업 지침을 내리는 것이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재난 상황 발생 때 적절한 판단을 적기에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날 태풍으로 인한 도내 누적 강수량은 양산 277.5㎜, 창원 219.5㎜, 남해 183㎜, 거제 174.5㎜, 김해 140.5㎜ 등을 기록했다.

ks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06 09:3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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