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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 호주 북한전문가 "관광책자 빼앗겨…택시 넘쳐"

지난주 김일성대 70돌 토론회 참석…조명·빌딩 등 변화 많아
"선군정치에서 선민정치로 옮겨가는 듯…정치·이념은 불변"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북한 세관에서는 내 아이패드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인쇄물에는 관심이 많았다. 관광안내 책자는 신고했다가 압수당했다."

호주의 북한전문가인 레오니트 페트로프 호주국립대(ANU) 초빙교수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일까지 4박 5일간 평양을 다녀왔다. 북한 초청으로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간 열린 김일성종합대학 창립 70돌 국제학술토론회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막 시드니로 돌아온 페트로프 교수는 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09년 이후 7년 만에 이뤄진 북한 방문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의 북한 방문은 이번이 5번째다.

그는 조명 상태가 크게 좋아지고 평양 시내 곳곳에 대형건물이 들어서는 등 변화가 두드러졌다며 북한 상황이 "정상화"(normalization)를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평양 시내 한복판에서 선 레오니트 페트로프 교수[제공: 페트로프 교수=연합뉴스]
평양 시내 한복판에서 선 레오니트 페트로프 교수[제공: 페트로프 교수=연합뉴스]

공항이나 거리에서 체험한 몇 가지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그는 공항에 도착해 돈이나 무기와 함께 인쇄물을 신고하게 돼 있어 세관신고서에 호주국립대 홍보 책자와 북한관광 책자를 써넣었다. 하지만 영국 저널리스트 로버트 윌러비가 쓴 영문 관광책자 '북한'(North Korea)은 그들이 이미 파악하고 있던 듯 제목만 보고 바로 압수당했다.

페트로프 교수는 "많은 정보가 들어있는 아이패드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책자는 남한테 줄 수 있어서 민감한 반응을 보인 듯하다"라고 말했다.

그를 포함한 토론회 참가자는 저녁 7시께 안내원이 떠나면 평양 거리를 마음대로 돌아다녔다. 자신들과 달리 일반 외국인 관광객들은 자유롭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평양 시내를 다니는 택시[제공 페트로프 교수=연합뉴스]
평양 시내를 다니는 택시[제공 페트로프 교수=연합뉴스]

하지만 택시를 타려면 안내원이 꼭 곁에 있어야 가능해 숙소 주변만을 다닐 수 있었다. 2004년에 방문했을 때는 돈을 쥐여주면 탑승이 가능했으나 이번에는 아예 불가능했다.

그는 택시가 매우 많았던 것도 눈길을 끌었다며 "내 눈에 호주 수도 캔버라보다 많았다"라고 말했다. 관광객을 태운 것으로 보이는 경비행기가 평양 하늘 위를 날기도 했다.

거리 곳곳에는 고층 건물이 새로 많이 들어섰고 계속 공사가 이어지면서 크레인이 곳곳에서 보였다. 다만 건설 현장에는 아직도 장비보다는 사람 손이 많이 가는 듯했다.

아버지 김정일이 돈이 있어도 쓰지 않았다면 아들 김정은은 돈을 벌면서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페트로프 교수는 이번 방문 중 최근 완공된 과학기술전당, 중앙동물원, 자연박물관을 비롯해 만경대, 김일성종합대학 등을 방문했다. 시설들은 돈이 많이 투입된 듯 생각보다 뛰어났다는 게 그의 평가다. 평양 밖으로 나갈 기회는 없었다.

한창 건설이 진행 중인 평양[제공: 페트로프 교수=연합뉴스]
한창 건설이 진행 중인 평양[제공: 페트로프 교수=연합뉴스]

페트로프 교수는 이번 토론회에 사회정치학 분과에 참여, 러시아, 폴란드, 중국 등 외국인 전문가 10여명 및 북한 전문가들과 의견을 나누었다.

페트로프 자신은 '병진노선의 역사적 중요성과 경제적 이익'을 주제로 발표했다. 병진노선 3년의 기간 중 경제에서 성과가 있었고 사회적으로도 '안정'(security)을 찾아간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니 북한 측이 좋아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병진노선으로 군인을 후방으로 빼내 건설 등 경제에 투입할 여력을 마련했을지는 모르나 정치 및 이념적으로는 전혀 변화가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토론회는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발표가 끝나면 1~2명만이 질문할 정도로 활기는 떨어졌다.

한 북한 측 참가자의 경우 북한의 인권보장제도에 대해 발표하면서 "서양은 인권에 대해 개인을 기초로 하지만, 북한은 집산주의(collectivism)를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며 "인권문제는 없고, 인권의 개념이 다르다"는 주장을 폈다.

페트로프 교수는 이번 토론회 전체로는 중국 참가자 40~50명을 포함해 영국과 스페인, 프랑스, 벨기에, 독일 등 모두 100명가량 참석해 버스 3대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숙박 등 체재비는 지원받았으나 항공료는 스스로 마련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페트로프 교수는 "이번 방문을 통해 북한이 선군정치에서 선민정치로 옮겨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북한 문제를 풀어가는 데는 상호 이해, 화해와 협력, 협상이 필요하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종합대학에서 조선역사학과를 전공한 러시아 출신의 페트로프 교수는 호주 최고 대학인 호주국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대 중반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통역을 할 정도로 우리말이 유창하며,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박사후과정을 밟았다.

현재는 캔버라의 호주국립대와 시드니의 ICMS(International College of Management)를 오가며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

거리에서 포착된 신부의 모습[제공: 페트로프 교수=연합뉴스]
거리에서 포착된 신부의 모습[제공: 페트로프 교수=연합뉴스]

cool21@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06 08:5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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