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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구재단 임원취임승인취소 이끈 상지대 정대화 교수

"학생들의 선한 눈망울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상지대 제2의 민주화'…"사학 패러다임 바꾸는 계기"

(원주=연합뉴스) 류일형 기자 = "학생들의 선한 눈망울을 보면서 늘 마음을 다잡았다. 상지대 학생들이 투쟁의 원동력이었다"

<인터뷰> 구재단 임원취임승인취소 이끈 상지대 정대화 교수 - 1

지난 9월 23일 상지대학교에 대한 교육부 특별종합감사에서 상지학원 이사 전원에 대한 임원취임승인 취소라는 감사처분결과를 받아내 6년여 동안의 긴 싸움을 매듭진 상지대 교수협의회 전 공동대표 정대화(60) 교수.

캠퍼스 동악관 3층 정 교수의 연구실은 지난해 2월 연구실을 지키던 정 교수를 끌어내려고 새벽에 난입한 교직원들에 의해 파손된 문고리가 1년 9개월째 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 살벌한 학교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했다.

다음은 상지대 교양학부 정대화 교수와의 일문일답.

-- 교육부 감사처분에 대한 소감

▲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한다. 오랜 고통 끝에 대학 민주화의 기회를 다시 얻었다. 교육부의 감사결과에 아쉬운 점이 많지만, 김문기 전 총장 해임 이후 다시 이사 전원에 대한 해임을 예고함으로써 상지대가 새롭게 발전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온 것이다. 사립학교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체 없이 공익적이고 민주적인 임시이사를 파견해야 하고, 구재단 관련 인사가 임시이사에 포함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 상지대 사태의 전말은

▲ 상지대는 1955년 원주 지역인사 원홍묵 씨에 의해 설립됐다. 그러나 1972년 김문기 씨가 임시이사로 파견되었다가 대학을 인수한 뒤 20년간 비리대학의 오명을 남겼다. 결국, 1993년 김 씨가 부정입학 혐의 등으로 구속되고 임시이사가 파견되면서 '민주대학'으로 발전했고, 자력으로 정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2007년 대법원 판결로 정이사 체제가 붕괴한 후 2010년 사분위에 의해 구재단이 복귀하면서 다시 가혹한 시련에 직면했다. 급기야 2014년에 김 씨가 총장으로 복귀하면서 학내분규가 폭발했다. 2014년 11월 교육부는 특별종합감사를 했지만, 분규의 원인인 이사회에 책임을 묻는 대신 김 씨를 총장직에서 해임하는 데 그쳤다. 사태가 더욱 악화하자 교육부는 지난 8월 재차 특별종합감사를 실시, 이사회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인터뷰> 구재단 임원취임승인취소 이끈 상지대 정대화 교수 - 2

-- 이번 결과를 끌어낸 요인은 무엇이라 보는지

▲ 무엇보다 교수, 학생, 직원 등 구성원들의 단결된 힘과 끈질긴 투쟁이 기본 동력이라 생각한다. 김문기 구재단과 그 하수인들의 전횡과 무차별적인 탄압, 파행적인 대학 운영 등 실책도 중요한 요인이 됐다. 사학비리에 대한 국회와 사법부의 판단 및 사회단체와 언론의 역할도 교육부의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본다.

-- 상지대 사태의 의미와 파장은

▲ 고등교육 현장을 이렇게까지 황폐화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지만 무의미한 과정은 아니었다. 상지대 구성원들의 투쟁은 상지대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었지만, 상지대를 넘어 우리 교육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2015년 대법원 판결에서 교수와 학생이 재단 문제에 대해서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한 것은 사학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다.

2016년 서울고등법원 파기환송심 판결에서 2010년 사분위 정상화가 무효라고 한 판결은 사분위 정상화의 불법성을 입증한 것으로 향후 사학 민주화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본다.

-- 향후 전망과 교수협의회의 계획은

▲ 대학 민주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맞이했다. 우리는 이것을 '상지대 제2의 민주화'라고 부를 생각이다. 1993년 시작된 '제1 민주화' 시기에는 상지대를 시민대학이라는 새로운 대학모델로 만들었지만 마무리하지 못했다. 제2 민주화 시기를 맞아 시민대학을 더욱 발전시키고 보편적인 모델인 공영대학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것은 비단 상지대 문제에 국한되는 과제가 아니라 85%에 이르는 우리나라 사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과제다.

-- 상지대 정상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 김문기 구재단 이사회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것이 선결적인 과제다. 두 번째로는 대학과 교육을 아는 공익적인 임시이사회가 구성돼야 한다. 임시이사회에 김문기 관련 인사만 개입하지 않는다면 이사회 운영에는 아무런 장애가 없을 것이다. 나머지 문제는 구성원들이 이사회와 협의해 민주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다.

<인터뷰> 구재단 임원취임승인취소 이끈 상지대 정대화 교수 - 3

-- 한의대와 한방병원 문제, 대학평가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은데

▲ 한방병원 파행운영은 김문기 씨의 지시를 받아 대학에서 의도적으로 추진한 것이므로 당장 중단하면 된다. 한의대 인증평가는 임상교수 7명 충원과 병실 30석 증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즉시 시행할 수 있는 문제다.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문제는 그간 구재단과 대학 본부가 업무를 태만히 한 결과일 뿐 상지대가 재정지원제한대학이 될 만큼 부실한 상태가 아니다. 대학평가 문제도 상지대 상황에서 재정적 여력이 조금 약하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걱정할 일은 없다.

정말 어려운 문제는 대학입시다. 그간 구재단 때문에 대학의 신인도가 크게 추락했기 때문에 입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상지대가 새 출발 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입시에 새로운 전기를 줄 것이다

-- 그동안 많은 고초를 겪은 것으로 아는데

▲ 김문기 씨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파면돼 1년 9개월 동안 강단에서 배제되고, 한밤중에 납치시도를 당하고, 41차례 경찰과 검찰에 고소·고발당하고, 20회 재판에 회부되는 등 고초를 겪었지만 결국 내 운명이라 간주하게 되었다. 김 씨가 복귀해 전횡을 휘두르고 탄압을 하는데 눈감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상지대 민주화가 사학 민주화의 출발점이라고도 생각하게 되었다. 이 작은 일이 나비효과가 되어 교육 민주화와 교육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보람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ryu625@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06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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