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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회의 송가' 대신 '反난민 저주'…독일 통일 26돌 기념식 얼룩

통일 기념행사 열린 구동독 드레스덴서 "메르켈 물러나라" 극우 시위
메르켈 "새 문제 직면…서로 정치적 견해 달라도 대화해야"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통일 26주년 공식 기념행사가 열린 구동독 작센주(州) 드레스덴에서 수백 명의 반(反)난민 세력이 "메르켈은 물러나라"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 모습은 작년 여름 이후 난민 위기가 본격화한 독일의 현주소와 옛 동, 서독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장벽'의 건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이해됐다.

3일 독일 언론은 통일 기념 예배행사 장소인 성모교회 앞에서 반난민·반이슬람 시민단체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 페기다)이 주도한 집회가 열려 수백 명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메르켈은 물러가라", "(메르켈은) 국민배신자", "메르켈 독재자"라는 구호와 피켓을 앞세운 채 그의 난민 개방 정책에 항의했고, 기념식에 참석한 여타 정치인 등 주요 인사들에게도 큰소리를 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독일 통일 26돌' 메르켈(EPA=연합뉴스)
'독일 통일 26돌' 메르켈(EPA=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사회민주당 소속의 마르틴 둘리히 작센주 여성 경제장관은 격분한 군중을 뚫고 지나다가 겁에 질려 눈물을 쏟기도 했다고 주간 차이트 온라인이 전했다.

이날 기념행사는 성모교회에서의 예배에 이은 오페라극장 젬퍼오퍼에서의 기념식, 국제회의장에서의 대통령 주최 만찬 순으로 계획됐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밤 이 국제회의장에서 폭발물이 터진 것과 맞물려 테러 위험이 커지면서 경찰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고, 이날 경찰 등 치안 인력만 2천 600명이 현장에 배치됐다. 기념행사의 주요 장소 길목은 모두 교통이 통제됐다.

메르켈 총리는 젬퍼오퍼로 들어가는 길에 기자들을 만나 "개인적으로나, 대다수 독일인의 입장에서나 오늘은 환희의 날이자 감사의 날이지만, 통일 26년이 지난 오늘날 새로운 문제들이 우리를 또한 기다리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그러고는 "우리는 서로를 존중하며, 또 서로 간에 무척이나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수용하면서 더불어 이들 문제를 풀어가는 동시에 좋은 해법들을 찾아나가길 개인적으로 희망한다"고 말하고 "사람들이 대화를 지속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가 이런 소신과 희망을 밝히는 동안에도 그의 주변에서는 "메르켈은 물러가라"라는 시위대의 구호가 이어졌고 "국경을 폐쇄해라", "유럽을 방어해라"와 같은 반난민 요구도 잇따랐다.

反난민 극우 시위(EPA=연합뉴스)
反난민 극우 시위(EPA=연합뉴스)

메르켈 총리는 최근 작센주 지역 일간지와 한 인터뷰에선 독일의 미래를 위해 역사를 잘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1989∼1990년 통일 직전 구동독 자유·평화투쟁 당시 동독 주민들이 외친 "우리가 국민이다"라는 구호를 반난민 세력이 차용하고 있는 실태를 비판한 바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지난 주말 내놓은 주간 팟캐스트 방송에선 "모두가 국민이다"라고 고쳐 말하며 이 구호를 업데이트했다.

독일의 연례 통일 기념행사는 연방상원 순회 의장을 맡는 주정부가 돌아가면서 주관한다. 올해 개최 도시인 드레스덴은 페기다의 본산지로서 구동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해온 주요 도시 중 하나다.

그럼에도, 독일 정부는 지난달 21일 채택한 연례 통일 보고서에서 통일된 지 26년이 흘렀지만, 옛 동·서독의 경제력 격차는 여전하고 동독에선 서독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외국인혐오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구동독 지역에서의 극우 준동 현상을 경계했다.

un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03 21: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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