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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모두에 상처만 남긴 '승자 없는' 국회 파행 일주일

이정현, 단식·복귀 일방선언에 혼선…집권당 無전략 노출
정의장, 중립성 시비 한달새 두번으로 野 대변 이미지
더민주, 정치력 한계 노출…국민의당은 '오락가락'


이정현, 단식·복귀 일방선언에 혼선…집권당 無전략 노출
정의장, 중립성 시비 한달새 두번으로 野 대변 이미지
더민주, 정치력 한계 노출…국민의당은 '오락가락'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서혜림 기자 = 제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가까스로 4일부터 정상화 궤도에 오르지만, 지난 일주일간의 파행으로 여야 모두에 상처를 깊게 남겼다.

심지어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썼던 19대 국회보다 더욱 퇴행했다는 비판마저 제기됐다.

새누리당은 농림축산식품부 김재수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의 부당성과 본회의 통과 과정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들어 국감 보이콧에 들어갔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이 국감 복귀를 결정했다.

전략이 없는 것으로 평가된 집권 여당의 강경 투쟁에 지지층 외에는 공감을 받지 못하면서 여소야대(與小野大)의 무력감만 확인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특히 이정현 대표가 26일 무기한 단식 농성을 갑자기 발표하는 바람에 청와대나 다른 당 지도부를 당황케 했다. 결국 이때부터 새누리당의 투쟁 기조는 더욱 강경해질 수밖에 없었다.

부담을 느낀 이 대표가 28일 열린 규탄 대회에서 느닷없이 '국감 복귀'를 선언했지만, 곧바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친박(친박근혜)계를 중심으로 이를 거부하자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단식 시작도, 국감 복귀도 주변에 알리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면서 불통 이미지만 키웠다.

결국 2일 병원에 실려 갈 때까지 일주일간 단식했지만 애초 목표했던 정 의장의 사퇴는커녕 사과조차 받아내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빈손 회군'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다만 전략적으로는 국감 초반 파행을 계기로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한 정권적 차원의 모금 의혹을 차단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여권으로서는 국감이 시작되면 어차피 피해갈 수 없는 문제여서 한 비박계 의원은 "되돌릴 수 없는 해임안을 두고 공연히 시간만 끈 것"이라고 냉소적인 평가를 내렸다.

야당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김 장관 해임건의안 이유로 내세웠던 특혜 저금리 대출이나 이혼한 생모의 건강보험 부당 수급 의혹 자체가 석연치 않은 데다 과연 해임 사유에 부합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국회까지 새누리당에 대해 "의회 독재"라고 비판하다 이번 국회에서 야당이 과반을 차지하자 숫자의 힘에 의존하는 똑같은 전철을 밟았다는 지적도 있다.

더민주를 탈당하고 국회의장으로서 중립을 지켜야 할 정 의장도 상처를 입었다.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역대 의장들과 달리 정부 여당의 정책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면서 한차례 홍역을 앓았음에도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또다시 중립성 시비에 휘말렸다.

소신대로 국회를 운영했다는 항변은 가능하겠지만 결국 직권남용과 명예훼손 등으로 사상 초유의 형사고발까지 당하면서 헌정사에 기록으로 남게 됐다.

특히 해임건의안 심의시 다른 정치적 사안을 거론하며 "맨입으로 안된다"는 발언이 외부로 공개되며 대한민국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으로서 품격에 맞느냐는 회의론이 일었다.

정 의장 역시 연거푸 중립 의무로 여당과 충돌하고 극한 대립을 불러오면서 '뚝심' 정치인이라는 이면에 '불통'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도 쌓게 됐다.

정세균 국회의장
정세균 국회의장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김 장관 해임건의안 관철을 주도하며 '거야'(巨野)의 위력을 발휘했지만. 국감 파행이 거듭되는 동안 '강대강' 대치로 치닫는 정 의장과 새누리당 사이에 끼어 '수권정당'으로서의 정치력을 발휘하는데는 한계를 노출하며 사태를 방치했다는 지적들이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서 중재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제3당으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김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당시부터 당론을 정하지 못한 채 오락가락하면서 명분 없이 정치적 유불리만 좇는 모습을 보였다는 부정적 평가도 받았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대표의 단식은 상식에 어긋나며, 정 의장의 가족까지 거론하며 비판한 것은 선을 넘은 행위였다"면서 "아울러 정 의장이 협상과 타협을 통해 사태수습을 적극적으로 주도적으로 하지 않으면서 야당의 입장만 대변하는 이미지로 보였다"고 말했다.

aayys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03 17:5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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