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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FA 승부수에도 4년째 고개 숙인 거인

송승준·윤길현·손승락에게 138억원 투자하고도 실패
고개숙인 롯데 선수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개숙인 롯데 선수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롯데 자이언츠가 4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감독 교체도, 자유계약선수(FA) 영입도 부질없었다.

더욱 암울한 것은 내년 성적이 좋아지리라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롯데는 올 시즌 출발 때만 해도 5강 후보로 꼽혔다. FA로 윤길현-손승락을 데려와 해마다 약점으로 꼽혀온 불펜진을 보강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문제는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다. 선발진이 붕괴했다.

지난해 타 구단의 부러움을 샀던 '원투펀치'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는 딱히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구위가 작년 같지 않았다.

린드블럼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3.56에서 올해에는 5.28로 치솟았다.

린드블럼이 후반기 막판 살아나자 이번에는 전반기 에이스였던 레일리가 마치 평행곡선을 그리듯 가파르게 추락했다.

레일리는 7월부터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단 1승만을 거두는 데 그쳤다.

지난겨울 4년 총액 40억원에 FA 잔류했던 3선발 송승준은 부상과 부진으로 10경기 41⅓이닝에 머물렀다.

원투펀치의 위력이 사라지고, 3선발이 이탈한 롯데는 박세웅과 박진형이라는 젊은 선발 투수들에게 의지하며 겨우겨우 마운드를 꾸려갔다.

그러나 두 투수는 이닝 소화가 길어야 5~6이닝이었다.

선발진이 상대 타선을 압도하지 못하고, '이닝 이터'마저 실종된 상황에서 롯데는 매 경기 투수 교체 타이밍과 필승조 투입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해야 했다.

롯데의 선택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급할수록 돌아가라'였다.

그러나 롯데는 충분히 역전할 수 있는 경기에서 필승조를 아끼다가 추가 실점하고 지는 경우가 잦았다.

또 마운드에서 흔들리는 선발에게 한 이닝 더 맡기려다가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초보 감독인 조원우 감독이 피하기 어려운 시행착오였다. 그렇다고 조 감독만을 탓하기도 어렵다.

길게 던질 수 있는 선발이 부족한 상황에서 롯데는 불펜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했다. 144경기 대장정을 소화하려면 불가피한 면이 없지 않았다.

그렇게 고이고이 아꼈던 셋업맨 윤길현과 마무리 손승락 카드가 정작 후반기 중요한 승부처에서 기대에 못미쳤다.

올해 꾸준히 3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었던 윤길현은 승부처인 9월 한달 평균자책점이 14.63까지 치솟았다.

손승락은 주로 블론 세이브 후 팀이 역전승을 거두는 통에 7승(2패)을 거뒀고, 20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세이브 실패는 5번.

기대와 어긋난 부분은 또 하나 있다. 조 감독이 강조한 기본기, 세밀한 야구에 관한 부분이다.

조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기본기의 야구, 세밀한 야구를 강조했다. 조 감독과 동갑인 김태균 수석코치가 '악역'을 맡아 혹독하게 선수들을 조련했다.

그러나 올해 롯데 야구가 수비와 번트, 주루 등 기본기에서 달라졌다고 느끼는 롯데 팬들은 많지 않다.

지난해 팀의 4번 타자로 활약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던 최준석은 올해에는 1군과 2군을 들락날락했고, 후반기 막판에는 거의 대타로만 쓰이고 있다.

최준석의 2군 강등과 대타로만 활용되는 쓰임새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부진과 불화설 등 어느 쪽이 맞든 롯데의 선택은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특히 지난해 팀의 주장까지 맡았던 최준석을 승부가 거의 끝난 9회 2사에서 대타로 소모하는 방식이 과연 팀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롯데의 올 시즌 행보는 조 감독과 롯데 선수들이 과연 하나의 목표를 공유했는지를 의심하게 한다.

조 감독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강조했지만, 롯데는 NC 다이노스에 14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롯데는 패색이 짙을 때도 더그아웃 분위기가 좋은, 거의 유일한 팀이다.

롯데는 올 시즌이 끝난 뒤 팀 공격력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황재균이 FA가 된다.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릴 것이 거의 확실하다.

선발진에서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자인 윤성빈 외에는 새로운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윤성빈도 적응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외국인 선발을 제외한 나머지 토종 선발진은 노경은, 박세웅, 박진형이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구단의 토종 선발진과 비교했을 때 딱히 우위를 보인다고 평하기 어려운 선발진 구성이다.

노쇠한 불펜진은 또 한 살을 먹는다.

과연 롯데가 내년에 무엇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롯데팬들의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

changy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03 12:5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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