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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조사 줄 이은 연휴…물 만난 고기 '란파라치'

몰래카메라 들고 결혼식장·골프장 등 '사방팔방' 출동
결혼·장례식장 화환 썰렁…공직자들은 '자나깨나 몸조심'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첫 주말, 일명 '란파라치'라 불리는 김영란법 전문 신고자들은 '먹잇감'을 찾아 활발히 움직였다.

연휴를 맞아 결혼식이 많은 데다, 장례식장에는 문상 온 조문객들이 몰려 경조사비와 관련한 규정을 위반할 가능성이 다른 때보다 크다는 판단에서다.

'란파라치' 양성 학원을 운영 중인 문성옥(70) 공익신고총괄본부 대표는 3일 "그제 저녁에는 장례식장, 어제는 결혼식장 여러 곳을 다녔고, 오늘은 골프장과 룸살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은밀한 단속현장 '몰카'는 필수…"인적 관계 확인에 시간 걸려"

'란파라치'들이 현장에 출동할 때 지니는 가장 중요한 무기는 '몰래카메라'다.

안경에, 가방에, 옷 소매에 무심코 지나쳐서는 보기 힘든 크기의 몰래카메라를 달고 현장에 간다.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에 가서 화환에 적힌 이름의 인물들이 별도로 부조까지 했는지 확인해 한 사람당 경조사비가 10만원을 넘었는지 꼼꼼하게 따진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단속 목적으로 경조사에 갔으면 최대한 의심을 사지 않게끔 '란파라치'들도 부조를 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1일과 2일 현장을 다니면서 김영란법 위반 사례를 찾아다닌 결과 서너 건의 의심스러운 현장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 사례 모두를 신고하진 않는다.

문 대표는 "김영란법 위반 사례를 신고하려면 나흘 정도 걸린다"며 "금품을 주고받은 사람들의 인적 사항과 이들의 관계를 100% 파악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계, 안경, 라이터…다양한 란파라치 몰카
[연합뉴스 자료사진]
시계, 안경, 라이터…다양한 란파라치 몰카 [연합뉴스 자료사진]

◇ 정보망 '풀가동'…경력 따라 '맞춤형 란파라치'도

란파라치들은 위반 사례 적발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정보망을 최대로 가동한다.

김영란법 위반이 의심된다고 해서 전국에 있는 음식점이나 결혼식장에 다 출동할 수 없는 법.

골프장의 경우 틈틈이 안면을 트고 지내 온 직원이나 캐디들이 고위 공무원 등 예약 손님이 부킹한 사실을 알려오면, 그곳으로 단속을 나간다고 한다.

일부 란파라치들은 고급 식당가 종업원, 매니저 등과 안면을 트고 친분을 유지한 뒤, 성공하면 수입을 일정 비율로 나누자는 제안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를 확보하는 데 유리한 덕에 김영란법 위반 가능성이 큰 업종에서 근무했던 경력은 란파라치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

전직 식당 사장은 한정식이나 일식집을 주요 무대로 한다. 또한 룸살롱을 경영해 본 사람은 업계 인맥을 바탕으로 룸살롱을 주된 활동 영역으로 삼는다.

란파라치 양성소를 찾는 사람 중에는 공직자도 많다.

문 대표는 "신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전직 경찰서장도 단속 현장에 있다"며 "공직 세계를 경험한 만큼 (관련 규정 위반 적발에) 상당히 유리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란파라치' 잘하면 대박?
'란파라치' 잘하면 대박?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을 하루 앞둔 27일 '란파라치(김영란법+파파라치)' 강의를 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공익신고총괄본부에서 수강생들이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2016.9.27

◇ 최대 30억원 보상금…공직자들은 '자나깨나 몸조심'

김영란법 위반 사례를 신고하면 꽤나 많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신고에 따라 부정하게 오간 금품이 국고에 환수되면 액수에 비례해 최대 30억원의 보상금을 받는다. 국고에 환수되지 않으면 2억원 이하의 포상금을 받는다.

이 때문에 김영란법 시행 전부터 란파라치 양성 학원들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문 대표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수강한 학생만 한 달에 500명씩 두 달 사이 1천명에 달했다.

전국에 퍼져서 지금도 비위 행위를 찾고 있을 란파라치 때문에 공직자들은 더욱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이름이 나 있는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에 길게 늘어섰던 화환은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한 공직자는 "이름을 걸고 화환을 세우게 되면 요즘 같은 시기에 주목을 더 받지 않겠나"라며 "될 수 있으면 10만원 안쪽에서 부조로 조용히 해결하자는 분위기가 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실습'하는 란파라치
'현장실습'하는 란파라치(서울=연합뉴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 후 첫 주말인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공익신고총괄본부에서 란파라치(김영란법+파파라치)' 강의를 받은 수강생들이 예식장 등에서 몰카 장비로 촬영 실습을 하고 있다. 2016.10.2 [공익신고총괄본부 제공=연합뉴스]
cityboy@yna.co.kr

kjpar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10/03 13:5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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