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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버전 브렉시트' 피한 EU, 16만명 분산 숙제

송고시간2016-10-03 05:08

오스트리아·폴란드 등도 수용 거부…'돈줄 끊기' 엄포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헝가리 국민투표가 2일(현지시간) 투표율 미달로 무효가 되면서 난민할당 정책을 추진했던 유럽연합(EU)은 일단 브렉시트(영국의 EU탈퇴)의 난민 버전은 피할 수 있게 됐다.

국민투표를 주도한 헝가리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유럽 내 '문화적 반혁명'을 주장하면서 EU 난민정책을 반대하는 국민투표를 EU 다른 회원국에서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투표가 투표율 50%를 넘겨 성사됐다면 헝가리와 함께 비셰그라드 그룹에 속한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에서도 난민할당제를 국민투표에 부칠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브렉시트 후 유럽이 다시 분열에 빠질 가능성이 컸다.

헝가리 정부는 유로 2016에 난민할당제 광고까지 끼워 넣을 정도로 막대한 예산과 인력을 국민투표에 쏟아 부었지만 여론을 등에 업는데 실패했다.

EU와 갈등이 커지면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젊은층이 투표 참여를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젊은층 인구가 많은 수도 부다페스트의 투표율은 전국에서 제일 낮은 38.39%를 기록했다. 20개 시와 카운티에서 40%를 넘지 못한 곳은 부다페스트가 유일하다.

EU 창설 멤버인 룩셈부르크 외무 장관이 헝가리를 EU에서 쫓아내야 한다고까지 하는 등 EU의 강경한 대응이 오르반 총리의 기세를 누른 셈이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헝가리 국민투표를 "위험한 게임"이라고 표현하면서 EU의 법에 도전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EU 회원국들과 이민 문제를 협력하기를 거부하는 나라들은 경제적 지원이 중단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EU 정책에 반기를 든다면 '돈줄'을 끊겠다는 경고다.

그는 EU 회원국 정상들이 동유럽 국가들에 '연대는 일방통행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어렵게 난민할당제를 성사시키고 헝가리 국민투표라는 돌발 변수까지 넘겼지만 EU로서는 난민할당제를 실천에 옮겨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지난달 초까지 난민 16만 명 중 재정착한 난민은 불과 4천519명으로 목표의 10%도 안 된다.

오스트리아(1,953명), 헝가리(1,294명), 폴란드(6천182명) 등은 단 한 명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할당제를 반대하는 회원국의 반발도 여전히 남아 있다. 브렉시트 후 쏟아졌던 EU 통합 정책의 문제점들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세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2일 독일 일간지 인터뷰에서 "EU는 비현실적인 난민할당제 강요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할당제에 반대하는 회원국들이 EU 정책에 협력하는 것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헝가리 국경 앞 난민들
헝가리 국경 앞 난민들

헝가리 국경 앞에서 난민과 경찰들이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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