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끊이지 않는 비극' 부모 학대받은 6세 아동 또 숨져

송고시간2016-10-02 22:09

딸 시신 유기한 뒤 "놀러왔다가 잃어버렸다" 태연히 신고

'끊이지 않는 비극' 부모 학대받은 6세 아동 또 숨져 - 1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3년 전 입양한 6살 딸을 살해해 시신을 유기한 뒤 거짓으로 실종신고한 혐의로 양부모가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부모가 자녀를 상습적으로 학대하거나 폭행해 숨지게 하는 비극은 올해 들어 정부의 대대적인 대책 발표에도 계속 꼬리를 물고 있다.

2일 경찰에 긴급체포된 A(47)씨와 아내 B(30)씨, 이들 부부 집에 함께 사는 C(19·여)씨는 지난달 29일 경기도 포천의 집에서 딸 D(6)양을 살해한 뒤 시신을 야산으로 옮겨 불태우고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D양의 시신을 유기한 다음달인 1일 포천에서 승용차를 타고 축제가 열리는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로 이동했다.

이어 112로 전화해 "축제장에 놀러 왔다가 딸을 잃어버렸다"고 신고했다.

A씨 등은 2일 오전에도 딸의 실종신고 관련 조사를 받으러 경찰서에 출석해서도 태연히 거짓말을 계속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A씨 부부가 이날 아침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아동을 찾습니다' 글도 게시됐다.

네티즌들은 "실종된 딸을 애타게 찾고 있다…혼자 얼마나 무서울지 상상도 하기 힘들다"는 게시글 속의 절절한 호소를 딱하게 여겨 D양의 사진이 담긴 게시물을 지역맘카페 등에 부지런히 퍼 나르기도 했다.

그러나 실종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축제장 일대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D양이 처음부터 이들과 동행하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A씨 등은 경찰의 추궁에 "아동학대로 처벌받을까 두려웠다"며 D양의 시신을 태워 유기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살해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오후 늦게 A씨 부부가 D양의 시신을 유기한 장소로 지목한 포천의 야산에서 불을 지른 흔적과 재를 발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D양의 시신이나 유골이 발견되지 않자 A씨 등을 상대로 시신 유기 방법을 계속 조사하는 한편 재의 성분을 분석할 계획이다.

10년 전부터 동거한 A씨 부부는 3년 전 혼인신고를 하면서 D양을 입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부부는 딸이 숨진 지난달 29일 오후에도 집에서 '말을 듣지 않는다'며 벌을 세우는 등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부부와 함께 사는 C씨는 A씨 지인의 딸로, 개인 사정으로 1년 전부터 한 집에서 생활하다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번 사건처럼 집에서 부모에 의해 자행되는 아동학대는 정부의 강력한 근절 의지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3월에는 경기도 평택에서 '락스세례·찬물 학대' 끝에 7살 남자아이를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원영이 사건'이 발생해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또 지속해서 학대를 당하다 햄버거를 먹고 이를 닦던 중 갑자기 쓰러져 숨진 인천의 4살 여자아이 사건과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친모의 학대 끝에 숨져 암매장된 청주 안모(사망 당시 4세)양 사건도 연이어 불거졌다.

지난해 전국의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총 1만1천709건 가운데 학대 행위자가 부모(양부모 포함)인 경우가 전체의 80%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각종 아동학대 대책을 내놓는 등 아동학대 근절에 노력하고 있지만, 실효성을 거두려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아동학대의 특성을 고려해 숨어있는 피해 아동을 발견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smj@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