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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형식만 퇴사·재입사 반복…근무기간 단절 없어"

송고시간2016-10-03 07:15

"전체 근무기간을 기준으로 퇴직금 다시 산정해 지급"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근로자가 수차례 퇴직과 재입사를 반복했더라도 똑같은 일을 하면서 매달 월급을 받았다면 계속해서 근무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근로의 연속성이 인정되므로 회사는 근로자가 일한 전체 기간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다시 산정해 지급하라는 취지다. 퇴직금을 줄이기 위해 근로자에게 퇴사와 재입사를 강요하는 기형적인 관행이 근절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김혜성 판사는 최근 전직 전세버스 기사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에서 "회사는 A씨에게 1천570만원의 퇴직금을 주라"고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1995년 경북 포항의 한 버스회사에 입사한 A씨는 수차례에 걸쳐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며 2005년 8월까지 근무했다. 2011년 1월까지는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종전과 똑같은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다시 입사해 2014년 11월까지 일하다 퇴직했다.

A씨는 회사가 재입사한 2011년 1월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해 지급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수차례 퇴직과 재입사를 반복하고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버스운전을 한 A씨를 '근로관계의 끊김 없이 일한 근로자'로 볼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됐다. 근로관계가 계속해서 이어진 것으로 본다면 퇴직금은 전체 근로기간을 기준으로 다시 산정해야 한다.

재판부는 "(퇴사와 재입사의 반복, 개인사업자 등록과 상관없이) 회사가 매월 A씨에게 임금을 지급했고, A씨가 근로 형태나 임금의 액수, 지급방법의 변화 없이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을 했다"며 "A씨는 처음 입사일부터 최종 퇴사일까지 계속해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차례 퇴직과 재입사가 반복됐더라도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없었던 만큼 퇴직금 청구권은 최종 퇴사일에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하므로 A씨의 일부 퇴직금 청구권이 소멸시효로 사라졌다는 회사의 항변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A씨를 도와 소송을 한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실질적으로 근로제공의 중단이 없었음에도 형식적으로 사직서를 받아 퇴사처리 후 동시에 재입사를 하는 기형적인 형태의 근로계약을 없애는 데 기여하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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