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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받지 않는 지방권력…단체장 비리 '우후죽순'

송고시간2016-10-02 08:01

인사기록 조작·수뢰·인허가권 남용·관급공사 특혜

"중앙정부·감사원 견제 한계, 지방의회는 전문성 부족"

공무원의 일탈. [연합뉴스TV 제공]

공무원의 일탈. [연합뉴스TV 제공]

(전국종합=연합뉴스) 류성무 기자 = 지방권력 정점에 있는 자치단체장 관련 비리, 불법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뇌물을 받거나 관급사업 과정에 특혜를 제공하는 불·탈법이 최근 잇따른다.

공무원 수십 명의 인사기록을 조작해 문제가 되기도 하고 사업 인허가권 등을 남용해 단체장이 구속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장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다.

전국적으로 30여만명에 달하는 지방 공무원 인사가 단체장에 의해 결정된다. 단체장은 수천억∼수조원 규모 예산 편성권, 사업 인허가권 등을 틀어쥐고 있다.

인사, 예산, 인허가를 1인이 사실상 독점하다 보니 각종 '유혹'에 쉽게 노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의회 등의 견제 기능은 무력하기만 하다.

전정환 강원 정선군수는 지난달 21일 관급공사 수주비리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13시간 동안 경찰에 소환돼 조사받았다.

경찰은 전 군수가 군 발주공사 수주, 관급자재 납품을 미끼로 건설업자 10여명에게서 거액을 챙긴 혐의로 구속된 브로커 김모(62)씨 불법행위를 묵인하거나 방조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김씨는 6·4 지방선거 당시 전 군수 선거를 도와준 측근으로 알려졌다.

이건식 전북 김제시장은 선거 때 도와준 고향 후배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 시장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가축 면역증강제 지원사업을 하면서 정모(62)씨 청탁으로 가축 보조 사료 등을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담당 부서 반대에도 1억원 미만 분할 구매 등 방식으로 정씨 업체에서 14억6천여만원 상당을 구매했다.

권영세 경북 안동시장은 복지재단 관계자에게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최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뇌물수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뇌물수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단체장이 구속돼 '행정 공백'을 빚은 사례도 많다. 2014년 6월 지방선거 이후 지방자치단체장 4명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박철환 전남 해남군수는 공무원 인사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이교범 경기 하남시장은 뇌물 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는 뇌물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됐다.

박 군수는 2013∼2014년 직원 19명의 근무평정 순위를 조작해 부당한 인사를 하고, 특채로 채용한 비서실장에게 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이 시장은 개발제한구역 안에 가스충전소 허가를 내줬다가 적발돼 구속됐다. 이 시장은 브로커에게 변호사 비용 2천여만원을 대납하게 하기도 했다.

여성을 성추행한 뒤 돈을 주고 입막음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서장원 포천시장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지난 7월 시장직을 잃었다.

자치단체장 비리가 퇴임 이후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최근 뇌물 5천만원과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김맹곤 전 경남 김해시장을 구속 기소했다.

민선 김해시장 3명이 모두 퇴임한 뒤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장재영 전 전북 장수군수는 공사수주 편의 대가로 4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징역 2년에 벌금 4천만원을 선고받았다.

자치단체장 친·인척이나 측근들도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 '고삐 풀린 지방권력'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한 대목이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김모(63) 전 정책자문관이 구속된 것과 관련해 지난달 29일 시 내부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인척을 철저히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크고 뭐라고 설명할 길이 없다"고 사과했다.

광주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노만석)는 관급공사 알선 명목으로 건설업체에서 1억9천여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김씨를 최근 구속 기소했다.

경북 영천시장 한 친척도 공무원에게 인사 청탁과 함께 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경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구속됐다.

이교범 하남시장 동생(59)은 개발제한구역 내 공장 증축 허가를 받아주는 대가로 억대 뒷돈을 받은 혐의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검찰 로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 로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지방의회, 중앙정부, 감사원 등 형식상으로는 자치단체장을 견제하는 장치가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직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기초자치단체는 인사권과 인허가권이 단체장 1인에게 집중돼 비리 발생 소지가 다분하다고 우려한다.

계명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김태운 교수는 "지방자치 단체장 권한을 무소불위로 만드는 것은 인사권 독점이다"며 "지자체마다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인사위원회가 있어도 형식적일 뿐이고, 단체장 인사권은 절대적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치단체장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 전문성을 높이고, 같은 당 소속 지방의원과 단체장 간 '좋은 게 좋다'는 식 분위기를 차단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tjd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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