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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스토리> 지진 긴급재난문자 소요시간 분석해보니

송고시간2016-10-02 09:00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강현우 인턴기자 = 재난은 왔는데 재난문자는 오지 않았다. 지난 달 12일부터 최근까지 경북 경주를 중심으로 잇달아 발생한 지진은 우리 대처 능력의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준 계기였다. 특히 도마 위에 오른 것 중 하나가 바로 긴급재난문자다. 늑장 발송이 문제였다.

개선을 위해선 먼저 현실을 알아야 한다. 지진은 얼마나 발생했으며, 그때 보낸 긴급재난문자의 대응은 어느 수준이었을까. 또 늦었다면 얼마나 늦은 걸까.

데이터는 기상청에서 발표한 국내지진 목록과 국민안전처에서 발표한 긴급재난문자 리스트에서 가져왔다. 이를 토대로 현재 대한민국의 지진 문자 실태를 분석해봤다. 현황은 모두 9월 30일 당시 기준이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조사 기간 내에 해역을 포함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지진은 총 241차례 발생했다. 이중 남한에 영향을 준 것은 225회다. 여기서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모두 30번 발생했다. 규모 5.0 이상은 두 번인데, 모두 지난 달 12일 오후 7시 44분부터 한 시간 사이에 경주에서 일어난 것이다. 특히 두 번째 지진은 규모 5.8로 1978년 관측 이후 가장 큰 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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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처 관계자에 따르면 지진 관련 긴급재난문자는 5.27 지진방재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6월부터 진도 4.0 이상부터 발송된다. 8월부터는 규모별로 송출 반경을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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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처가 기록한 바에 따르면 조사 기간 내에 송출된 지진 관련 긴급재난문자는 모두 14번이다. 발생한 지진보다 많았던 이유는 지역별로 여러 차례 나눠 뒤늦게 보냈기 때문이다. 지난 달 19일과 21일 경주 지진이 그랬다. 지난달 19일 오후 8시 33분 규모 4.5의 지진이 경주에서 발생하자 안전처는 7분 46초가 지난 뒤에야 경주시에 처음으로 문자를 송출했다. 이어 발생 시점으로 11분 24초 뒤엔 경북 전체에, 13분 35초 뒤엔 대구, 부산, 울산 등에 송출했다.

이틀 뒤도 마찬가지다. 오전 11시 53분에 같은 곳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4분 50초 뒤에 울산 전체 및 경북과 경남 일부에 발송했다. 이어 6분여 뒤엔 경북, 경남, 대구, 부산, 울산 등 전체 지역에 두 차례 걸쳐 더 보냈다. 이에 대해 안전처 측은 "지자체에서 요청함에 따라 뒤늦게 긴급재난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보냈지만 잘못 보낸 경우도 있다. '팩트'가 틀린 채로 시민들에게 긴급재난문자를 송출했단 얘기다. 7월 5일 오후 8시 33분 울산 동쪽에서 52km 떨어진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5.0 지진이 그랬다. 당시 17분 34초 만에 온 문자의 내용은 이렇다.

[국민안전처] 7.4일 20:33분 울산 동구 동쪽 52km 해역 5.0 지진발생 / 여진 대비 TV 등 재난방송 청취바랍니다.

날짜를 하루 전으로 잘못 써서 보낸 것이다. 안전처는 5분여가 지나서야 내용을 정정해서 재송했다.

그렇다면 지진 발생 후 긴급재난문자는 보통 어느 정도가 지나서야 오는 걸까. 지난 달 20일 열린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전날 지진 발생 당시 "긴급재난문자를 5분 이내에 받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의 말이 사실이라 해도 이는 드문 사례다. 안전처의 누적 데이터에 따르면 14번의 긴급재난문자 중 5분 이내에 발송된 것은 단 두 차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4분 50초가 걸린 지난 달 21일 경주와 4분 18초가 걸린 같은 달 28일이 그것이다. 반면 10분을 넘긴 것은 6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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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 점은 발송 시간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는 사실이다. 경주 사태를 기점으로 한 번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진 발생 후 11분 이내에 문자가 발송됐다. 40여 분이 걸린 북한 강원도 양구에서 8월 발생한 지진의 경우, 인공 지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시간이 더 걸린 것으로 특수한 사례다.

주요 원인은 복잡한 절차다. 지진 발생시 안전처는 상황실을 통해 기상청의 통보를 받는 데만 5분 안팎이 걸린다. 따라서 지진 발생 이후 최소 5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 달 13일 오전 경북 경주 내남면 부지리의 한 주택에서 집주인이 전날 강진으로 무너진 담벼락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달 13일 오전 경북 경주 내남면 부지리의 한 주택에서 집주인이 전날 강진으로 무너진 담벼락을 바라보고 있다.

최근 정부는 이런 취약점을 고쳐 일본과 같은 수준인 10초 이내로 발송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기상청에서는 발송 체계를 개선해 소요 시간을 2분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약속과 현실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9월 경주 지진 당시 안전처에서 보낸 긴급재난문자의 평균 소요시간은 약 8분이다. 정부의 공언대로 재난문자시스템은 개편을 통해 소요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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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lamaz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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