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지자체 혈세낭비> 689억 들인 음식물쓰레기처리장…처리는 65%만

송고시간2016-10-02 07:00

설계용량 1일 288t인데 시공감독 부실로 186t만 처리

바이오 가스 생산량도 들쑥날쑥…설비 고장에 가스 질 불량

대구 상리동 음식물쓰레기처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구 상리동 음식물쓰레기처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구=연합뉴스) 이재혁 기자 = 대구 서구 상리동 '음식물류폐기물 공공처리시설장'이 가동을 시작한 것은 2013년 7월.

런던협약에 따라 2012년부터 음식물폐기물 해상 투기를 금지해 옛 위생처리장 터 2만㎡에 689억원을 들여 지었다.

국내 최초로 지하 1∼3층에 파쇄, 탈수, 소화, 퇴비화 등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필요한 시설을 했다.

특히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바이오 가스를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발전 설비를 갖췄다.

대구시는 이곳에서 매일 음식물쓰레기 300t가량을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또 바이오 가스를 생산해 10%는 보일러·악취제거용 열원으로 자체 활용하고, 나머지는 천연가스차 충전용으로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바이오 가스를 민간사업자가 정제해 에너지 회사에 넘기면 충전소에서 가스차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시는 민간사업자에게 하루 1만9천519㎥(1㎥당 180원)에 팔아 연간 13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시설을 가동하는 동안 처리용량이 설계용량에 크게 못 미치는 문제가 드러났다.

하루 288t을 처리하도록 설계했음에도 실제 1일 평균 처리량은 2013년 225t, 2014년 229t에 그쳤다.

2015년 3월 김원구 당시 시의원은 "성능보증량 미달에다 폐수처리, 바이오 가스 에너지화 사업 등이 총체적인 문제를 보인다"고 지적했고, 대구시 특별감사에서 건설본부 신뢰성 시험이 부실했음이 밝혀졌다.

시 건설본부는 신뢰성 시험에서 처리용량이 1일 240t으로 나오자 설계용량(288t)이 아닌 265t을 기준으로 80% 수준을 넘었다며 합격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환경공단이 지난달 말까지 기술 진단한 결과 처리용량은 186t까지 떨어졌다. 설계용량과 차이가 100t이나 됐다.

시는 이곳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100여t을 민간업체에 위탁 처리해 600억원이 넘게 투입한 설비가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계절별로 음식물 쓰레기 종류가 달라 처리용량에 차이가 있다"며 "협잡물(비닐, 뼈 등)이 많아 성능 저하로 처리량이 줄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오 가스 판매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현재 하루 바이오 가스 생산량은 1만3천㎥로 당초 예상치 절반 수준이다.

가동 첫해인 2013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150만1천㎥(2억7천만원)를 판매했으나 2014년에는 한 해 동안 91만8천㎥(1억6천500만원)밖에 팔지 못했다.

음식물 성상과 가스 질이 안정화되지 않아 정제 설비 등이 고장이 났기 때문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2015년에 413만㎥(7억4천300만원)로 개선했으나 올해 다시 설비 고장과 가스 질 문제로 7월까지 판매량이 99만9천㎥(1억8천만원)으로 떨어졌다.

시 관계자는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고 바이오 가스 이용은 부수적인 것"이라며 "음식물 쓰레기 에너지화 사업이 아직 검증이 안 된 상황이라 전국 지자체가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최근 시공업체인 대우건설에 기술진단 결과를 보내고 개선계획서를 요구했다.

시는 개선계획서를 검토해 시설을 증축하는 데 10개월, 시험가동에 3개월, 시운전에 1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시운전 후에는 다시 기술진단을 하고 가동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의무운전협약에 따라 시공업체가 시설 개선 비용과 민간업체 위탁비용을 부담한다"고 밝혔다.

'혈세' 689억원을 투입한 시설이 완공한 지 3년이 지나도록 반쪽짜리로 운영되고 3년 후에야 제 기능을 다 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바이오 가스 생산마저 부진해 시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yij@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