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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불로 지지고, 두들겨 패고…"경비원도 남에겐 귀한 가족"(종합)

송고시간2016-09-28 11:55

'관리비로 월급 줬으니 종처럼 부린다?' 무분별 갑질에 경비원 수난시대

(전국종합=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네가 뭔데? 하찮은 경비 주제에 이래라 저래라야!"

지난 19일 오전 0시 5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고성이 울려 퍼졌다.

입주민 이모(53)씨는 휴대전화 통화 목소리를 낮춰달라는 경비원의 얼굴을 피우고 있던 담배로 3차례 연거푸 찔렀다.

섭씨 500도에 이르는 담뱃불은 스물넷 청년인 경비원 얼굴에 2도 화상을 입혔다.

사설경비업체에 소속돼 광주지역 부촌으로 꼽히는 이 아파트에 배치된 청년 경비원은 느닷없는 봉변에 꼼짝없이 당했다.

그는 늦은 밤 다른 주민에게 소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업무매뉴얼에 따라 이씨를 제지했을 뿐이었다.

입건된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화가 나고 기분이 나빠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말했다.

담뱃불로 지지고, 두들겨 패고…"경비원도 남에겐 귀한 가족"(종합) - 1

입주민의 갖은 횡포에 따른 아파트 경비원의 서러운 수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이 모은 관리비로 월급을 준다는 이유만으로 종처럼 부리고 사소한 트집을 잡아 주먹을 휘두르는 '갑질'이 갈수록 도를 넘고 있다.

지난달 11일 경기도 파주의 한 아파트에서는 자신의 집 문을 빨리 열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60대 경비원의 배를 수차례 발로 차 다치게 하고 경비원 초소 유리창을 깨트린 40대가 붙잡혔다.

지난 7월에는 전남 나주 시내 아파트 상가 앞에서 60대 경비원을 폭행한 A(59)씨가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A씨는 경비원이 라바콘을 설치한 것에 대해 "경비원 주제에 남의 장사를 방해하느냐"며 손찌검했다.

물리적 폭력뿐만이 아니라 인간적인 배려가 결여된 처우도 경비원 마음을 멍들게 한다.

지난 5월 대전의 아파트에서는 경비원이 빤히 보이는 곳에 투표함을 설치해두고 최저임금 인상안에 따른 경비인력 감원 찬반 의견을 모은 입주민들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아파트 경비원들은 자신들의 해고 통지서나 다름없는 투표 결과 안내문을 손수 붙여야 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질 행태 때문에 아르바이트생에게 '남의 집 귀한 자식'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힌 가게가 최근 화제가 됐다"며 "아파트 경비원 또한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아버지이자 남편이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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