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그리운 나운규여"…여배우 4명이 쓴 추모글 발굴

송고시간2016-09-28 06:00

신나라레코드, 나운규 弔詞 실린 '삼천리' 1937년 12월호 공개

나운규에 대해 이야기하는 차길진 이사장
나운규에 대해 이야기하는 차길진 이사장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차길진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장이 일제강점기 대표적 영화인이 춘사 나운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신나라레코드 김기순 회장은 월간지 '삼천리'(三千里) 1937년 12월호에서 나운규와 인연이 있는 여배우 신일선, 문예봉, 복혜숙, 김연실이 쓴 조사(弔詞)를 찾아 28일 공개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나는 이제 무엇을 위하여 살며 무엇을 위하여 죽으리까. 오로지 영화만을 위하여 살았고 영화만을 위하여 돌아가신 거룩한 당신의 영혼이 영원히 행복함을, 눈뜬 잠을 자고 있는 나는 속마음으로 축원하나이다."

한국 영화의 효시로 평가받는 '아리랑'의 감독 춘사 나운규가 1937년 8월 9일 3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약 4개월이 흐른 뒤 이 작품에 출연한 여배우 신일선이 추모의 마음을 담아 쓴 글이다.

신나라레코드 김기순 회장은 내달 1일 '아리랑' 개봉 9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신일선을 비롯해 문예봉, 복혜숙, 김연실 등 나운규와 인연이 깊은 당대 여배우 4명이 그를 그리워하며 쓴 조사(弔詞)가 실린 월간지 '삼천리'(三千里) 1937년 12월호를 발굴해 28일 공개했다.

"그리운 나운규여"
"그리운 나운규여"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여배우 신일선, 문예봉, 복혜숙, 김연실이 나운규를 추모하며 쓴 글이 발굴됐다. 신나라레코드 김기순 회장은 월간지 '삼천리'(三千里) 1937년 12월호에서 나운규와 인연이 있는 여배우 4명이 쓴 조사를 찾아 28일 공개했다. 2016.9.28
hama@yna.co.kr

함경북도 회령에서 1902년 출생한 나운규는 '아리랑'을 비롯해 '벙어리 삼룡', '사랑을 찾아서', '잘 있거라' 등을 만들고 영화 30여편에 출연한 일제강점기의 대표적 영화인이다. 그가 처음 연출가로 나선 흑백 무성영화 '아리랑'은 1926년 10월 1일 단성사에서 개봉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영화 '아리랑'에서 나운규가 연기한 주인공 영진의 여동생 역을 맡은 신일선은 춘사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면서 "불우한 환경에 몇 번이나 울었으며 몇 번이나 박정(薄情)한 현실을 저주하였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이어 '임자없는 나룻배'에서 나운규의 부인 역으로 나온 문예봉은 "나를 맨 처음 영화계로 이끌어준 이가 나운규 씨였다"며 "나운규 씨처럼 후배 양성에 열정을 다한 분은 없을 줄로 생각되며, 그의 후배에 대한 깊은 애정이 새삼스럽게 감격의 눈물을 짜낸다"고 했다.

영화 '장한몽'에서 춘사와 연기 호흡을 맞춘 복혜숙 역시 나운규를 조선 영화계에서 전무후무한 인물로 평가하면서 "일꾼을 잃어버린 영화인들은 그가 못하고 간 일을 우리 손으로 다 해야지 하는 마음이 각각 있을 줄로 안다"며 마음을 다졌다.

마지막으로 나운규프로덕션의 제1회 작품인 '잘 있거라'로 데뷔한 김연실은 "나운규 씨의 열성에 끌리어 모든 괴로움을 잊고 일한 것은 나뿐이 아니라 기시(其時·그때)의 배역 전원이 모두 그리하였던 듯하다"면서 "자기 할 책임은 어떠한 곤란이 있어도 실행하는 강렬한 책임감과 사업욕을 가지고 있었다"고 나운규를 회고했다.

추모글을 쓴 여배우 중 문예봉과 김연실은 해방 이후 월북해 북한 인민배우로 활동했고, 신일선은 1957년 나운규 20주기를 기념해 제작된 영화 '아리랑'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또 복혜숙은 우리나라 최초의 재즈 가수로도 명성을 날렸다.

이들의 글이 게재된 '삼천리'는 정치, 사회, 경제, 대중문화를 폭넓게 다룬 잡지로 1929년부터 13년간 발간됐다.

차길진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장은 "나운규는 한국이 낳은 천재 감독이자 작가였다"면서 "이번에 공개된 여배우들의 글을 통해 나운규의 인간관계와 활동상을 조금 더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차 이사장은 "나운규가 연출한 아리랑의 필름을 찾는 운동이 여전히 진행 중인데, 개봉 90주년을 맞아 그의 작품 세계가 다시 한 번 조명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나운규 조사가 실린 '삼천리' 1937년 12월호
나운규 조사가 실린 '삼천리' 1937년 12월호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여배우 신일선, 문예봉, 복혜숙, 김연실이 나운규를 추모하며 쓴 글이 발굴됐다. 신나라레코드 김기순 회장은 월간지 '삼천리'(三千里) 1937년 12월호에서 나운규와 인연이 있는 여배우 4명이 쓴 조사를 찾아 28일 공개했다. 사진은 '삼천리'의 표지.

psh59@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