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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근 세이브더칠드런 사무총장 "아이들 목소리를 듣자"

송고시간2016-09-28 07:00

금융업계 종사하다 6개월전 취임…국제어린이마라톤 준비에 분주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있어 뿌듯…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중요"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소근 사무총장이 27일 연합뉴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소근 사무총장이 27일 연합뉴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아동을 도우려면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너희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주어야만 이들이 뭘 원하는지 알 수 있고, 그걸 알아야만 제대로 도울 수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소근(54) 사무총장은 국제아동구호기구 실무 책임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로 '아이들의 목소리'(Voice of Children)를 꼽았다.

지난 4월 1일 그가 사무총장으로 취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우려와 기대의 시선이 교차했다. 국제구호 NGO 경력이 전혀 없는 것은 물론 풍토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른 금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10월 1일과 2일로 예정된 국제 어린이 마라톤 행사 준비에 바쁜 소근 사무총장을 27일 서울 마포구 토정로의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나 행사 개최 취지와 준비 상황, 취임 6개월을 맞는 소감, 국제 난민 아동 실태,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그는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듀크대 대학원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쌍용투자증권, UBS은행·노무라증권 서울지점, LG카드를 거쳐 신한카드 경영지원 이사대우·고객지원본부장·브랜드전략본부장(상무)·전략기획본부장(상무), KB국민카드 마케팅본부 상무를 지냈다.

다음은 소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8월 1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한국 아동의 삶의 질 3차년도 연구발표회'에서 소근 사무총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지난 8월 12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한국 아동의 삶의 질 3차년도 연구발표회'에서 소근 사무총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 30년 가까이 금융업계에 종사하다가 국제아동구호기구로 옮기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 이제는 다른 일자리를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우연히 신문에서 사무총장을 공모한다는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 전 직장에서 사회공헌활동(CSR) 분야를 담당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는 좀 더 익숙하기도 하고 일부 업무에 관여해본 적은 있지만 아예 이 분야로 직장을 옮기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 누가 권유한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우연한 계기로 이뤄진 일이었다.

-- 취임 6개월이 지났다. 이제 이곳 업무에 익숙해졌는가.

▲ 그동안 남에게 배려와 도움을 받고 살았으니 이제는 나도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해보겠다고 단순하게 마음먹었다. 그런데 생각 밖으로 NGO 일이란 게 복잡하더라. 의사결정하는 기준이 다르고 일의 단계별 중요도 배분 방식도 달라 아직도 업무를 파악하는 중이다.

-- 개인적으로도 달라진 게 많이 있을 것 같다.

▲ 예전에는 네트워크에 대한 강박증이 있었던 것 같다. 나도 발이 넓은 편이어서 음주와 골프를 즐겼는데 이제는 취미나 만나는 사람이 모두 바뀌었다. 사람을 대할 때도 남을 설득하거나 내 의사를 관철하려는 태도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남의 얘기를 들어주고 상대방 입장을 배려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주변 사람한테도 달라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 재임 6개월 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꼽는다면.

▲ 시골에서는 방과 후 학생들이 갈 데가 없어 전북 완주와 경북 의성에 지역아동센터를 설립했다. 행사가 끝난 뒤 한 어린이로부터 고맙다는 편지를 받았는데, 내가 남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했다. 그전 직장에서는 느끼기 힘든 감정이었다.

--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점은 무엇인가.

▲ 아동의 권리를 지키려면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우리 생각으로 너희에게 필요한 것을 해주겠다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진짜 원하는 것을 해줘야 한다. 또 지속적인 변화를 끌어내려면 일회성·전시성 반짝 행사로 끝나면 안 된다. 학교를 하나 세우더라도 건물만 짓고 마는 것이 아니라 교사를 양성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교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국제 어린이 마라톤 참가비로 에티오피아 보건 요원을 양성하려는 뜻도 마찬가지다.

-- 10월 1일 서울에서 국제 어린이 마라톤을 개최하는 취지를 설명해 달라.

▲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모든 아이가 다섯 번째 생일을 맞을 수 있도록 돕자는 뜻으로 2011년부터 'Hi5'(하이파이브) 캠페인을 펼치며 매년 세계에서 동시에 어린이 마라톤 행사를 열고 있다. 함께 달리며 아프리카의 친구들을 생각하고, 구간마다 마련된 부스에서 기아와 질병을 체험하다 보면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가 6년째인데 한 번도 빠짐 없이 참가하는 가족도 있다. 2살이던 5년 전 유모차를 타고 처음 온 조아현 어린이는 "이제 내가 왜 참가하는지 확실히 알게 됐다"고 한다. 11살 유동훈 어린이는 "남을 돕는 게 기분 좋은 일이란 걸 깨달았다"면서 "억울한 사람을 돕기 위해 변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고 한다.

-- 올해는 군산에서도 처음으로 대회가 열린다.

▲ 그동안 지방에서는 참가하기가 어려웠다. 아동 권리 옹호 캠페인의 지지층도 넓히고 참여형 기부 문화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지난달 여성가족부와 '다문화 이중언어 가족환경 조성을 위한 공동협력 협약'을 맺었다. 다문화 분야 사업을 소개해 달라.

▲ 여가부의 다문화가족 이중언어 사업은 세이브더칠드런이 2008년부터 펼쳐온 '언어 두 개, 기쁨 두 배' 캠페인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이와 엄마의 상호작용을 도모하고 아이가 엄마 아빠 나라에 대한 정체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시작했다. 베트남·몽골·중국 전래동화를 모아 동화책을 보급해왔는데 여가부와의 협약을 계기로 대상을 더 넓히려고 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다양한국 만들기'란 이름으로 2014년부터 다문화 인식개선 교육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 국제구호기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난민 아동의 문제가 심각하다.

▲ 최근 세이브더칠드런은 전 세계 난민으로 구성된 가상 난민국가 실태를 발표했다. 인구는 대한민국보다 많은 6천530만 명으로 21위에 해당한다. 인구 절반이 18세 미만이고 인구증가율은 9.78%이다. 올해도 3천200여 명이 지중해에서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의 문을 두드리는 난민 신청자도 2011년 1천11명에서 지난해 5천711명으로 급증했고, 올 상반기 신청자만도 4천190명에 이른다. 그런데 난민 인정률은 4%대에 그쳐 나머지는 생계비 지원을 받지 못한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한 한 살 미만 영유아에게 기저귀 등을 지원하고 있다.

-- 남은 2년 반의 임기 동안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 규모도 키우고 사업 포트폴리오도 체계적으로 바꾸고 싶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은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 직원들과도 공감대를 키워야 하고 이 분야 다른 NGO들과도 소통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 세이브더칠드런이 다른 구호단체와 견주어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인가.

▲ 장점이라기보다는 특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동 구호에 관한 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어 브랜드 가치가 높고 노하우도 많다. 내가 낸 돈이 가장 효과적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는 후원자들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도록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려고 애쓰고 있다.

-- 어린이 마라톤 참가자들과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후원자들에게 당부의 말을 한다면.

▲ 꾸준히 관심을 보여준 분들께 감사한다. 올해 처음 참가한 분도 앞으로 계속 참가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기부의 규모나 횟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라고 생각한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소근 사무총장이 국제 어린이 마라톤의 개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소근 사무총장이 국제 어린이 마라톤의 개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hee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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