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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묻다> 암 환자 맞춤치료, 표적항암제에 달렸다

송고시간2016-09-28 07:00

표적치료제 사용 전 종양 유전자변화 확인이 중요

부작용 막으려면 여러 전문가 협진시스템 갖춰야


표적치료제 사용 전 종양 유전자변화 확인이 중요
부작용 막으려면 여러 전문가 협진시스템 갖춰야

(서울=연합뉴스) 김동완 서울대암병원 종양내과센터 교수 = 초기에 발견된 암은 수술이나 방사선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가 일어난 4기암이나 수술 후 재발한 암은 항암제로 치료해야 한다.

그런데 기존 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빠르게 분열하는 정상 세포인 피부, 점막, 혈액세포도 공격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항암제' 치료를 한다고 하면 많은 환자가 탈모, 설사, 백혈구감소증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이런 부작용에 대한 걱정을 크게 덜 수 있는 게 바로 표적항암제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만 발현되는 특정 표적을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은 줄이면서 치료 효과는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표적항암제의 원리
표적항암제의 원리

[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최초의 표적치료제는 만성골수성백혈병에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유전자(BCR-ABL)를 공격하는 이매티닙(글리벡)인데 이 약의 개발로 만성골수성백혈병은 골수이식을 해야 하는 심각한 질병에서 하루 한 번 약을 먹으면 치료될 수 있는 병이 됐다.

이매티닙의 성공에 힘입어 이후 수많은 표적치료제가 개발됐다.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치료에 사용되는 제피티닙·엘로티닙·아파티닙, ALK 유전자 변이 폐암치료에 사용되는 크리조티닙, HER2 양성 유방암과 위암에 사용되는 트라스트주맙, CD20 양성 림프종을 치료하는 리툭시맙 등이 대표적인 표적치료제다.

이 외에도 MET, ROS1, RET, TRK, FGFR 등 다양한 치료표적에 대한 표적치료제가 개발 중이며 일부는 곧 임상에서 사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표적치료제가 어떤 암에 효과적이라고 해도 같은 종류의 모든 암에 듣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특정 치료표적이 발현되는 경우에만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EGFR 억제제는 EGFR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에만 효과적이고, ALK 유전자가 양성인 폐암에는 효과가 없다. 물론 ALK 억제제는 EGFR 양성 폐암에 효과가 없다. HER2 억제제도 HER2 양성인 유방암과 위암에만 효과적이고 HER2 음성인 경우에는 효과가 없다.

따라서 표적치료제를 사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환자의 종양에 발생한 유전자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이처럼 종양에 발생한 유전자변화에 맞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치료법을 '맞춤치료' 또는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 이라고 부른다.

정밀의학의 개념도
정밀의학의 개념도

[서울대암병원 제공=연합뉴스]

그렇다면 표적치료제로 4기암이나 전이암을 완치시킬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아직은 백혈병이나 림프종을 제외하고는 그런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하기 어렵다.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경우 진행성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두 배 이상 연장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내성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내성이 생기는 이유 중 하나는 치료제가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해도 암세포가 또 다른 신호 경로를 찾아내 세포증식을 지속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표적치료제의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치료법들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최근 승인된 세리티닙(ALK 억제제), 오시머티닙(EGFR 억제제) 등의 약제는 첫 번째 표적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다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제들이다.

표적치료제가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인 탈모, 설사, 백혈구감소증 등의 빈도는 줄어들었지만, 표적치료제마다 고유한 부작용이 있으며 낮은 빈도이지만 발생하면 치명적일 수 있는 부작용(약제유발 폐장염, 간염 등)도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표적치료제는 표적치료제의 치료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의사에 의해 처방돼야 하며, 치료 중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대처할 수 있는 여러 전문가가 다학제 협력을 통해 협조하는 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게 바람직하다.

◇ 표적치료제의 종류와 대상 암종

표적치료제 치료표적 대상 암종
(해당 암종에서 치료표적이 발현되는 빈도)
BCR-ABL 억제제
(예, 이매티닙, 닐로티닙, 다사티닙)
BCR-ABL 유전자변이 만성골수성백혈병(99%)
EGFR 억제제
(예, 제피티닙, 엘로티닙, 아파티닙)
EGFR 돌연변이 폐암(40%)
ALK 억제제
(예, 크리조티닙)
ALK 유전자변이 폐암(5%)
HER2 억제제
(예, 트라스투주맙)
HER2 유전자증폭 유방암(25%), 위암(20%)
CD20 억제제
(예, 리툭시맙)
CD20 단백 림프종

◇ 김동완 교수는 1994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2007년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 서울의대 혈액종양내과 교수로 임용됐으며 2007~2008년에는 미국 듀크대 암센터에서 연수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암맞춤치료센터장, 종양임상시험실장을 맡고 있다.

김 교수는 표적항암제 분야의 권위자로, 2013년에는 폐암 표적항암제인 '크리조티닙'(crizotinib)이 기존 표준항암제보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종양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유지되는 기간)을 2배 이상 늘린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 최고 의학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JM)에 발표해 주목받았다. 김 교수는 이 연구 논문에 대표저자(공동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2014년에는 국내 폐암환자 중 60% 정도를 차지하는 'EGFR 돌연변이 음성 폐암' 환자의 치료와 관련한 표적항암제의 효과를 다룬 논문을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했으며, 올해에는 표적항암제 세리티닙(ceritinib)이 ALK 양성 폐암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오래가고 뇌전이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종양학 분야 주요 학술지인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에 게재했다.

김동완 서울대암병원 종양내과센터 교수
김동완 서울대암병원 종양내과센터 교수

[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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