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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안하면 시민이…日재난대비서 '도쿄방재' 점자판 제작

송고시간2016-09-25 11:47

점자 자원봉사자 자비 제작…도쿄도, 비판 수용해 점자판 만들기로

일본어 외에도 한국어·영어·중국어판까지 출간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경주 지진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주목받은 일본의 재난 대비 서적 '도쿄방재(防災)' 점자판의 사연이 재해에 대응하는 일본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수도 행정기관인 도쿄도(東京都)는 에초 도쿄방재 점자판을 만들지 않았는데 이에 한 자원봉사자가 자비로 점자판을 제작했고 결국 도쿄도는 점자판 등 시각장애인용 자료를 만들기로 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도쿄도가 제작한 재난대비서 도쿄방재의 표지
(도쿄=연합뉴스) 일본 도쿄도가 제작한 재난대비서 도쿄방재의 표지

25일 도쿄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점자 자원봉사자인 다무라 가즈에(田村和枝·72) 씨는 작년 말 시각장애인 침구(鍼灸)사에게 시술을 받으며 도쿄방재에 관해 얘기하다가 그가 이 책을 받았지만 읽지 못해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도쿄도에 문의 전화를 한 다무라 씨는 '점자판은 없다', '제작 당시 예산이 없었다'는 등 소극적인 답변에 화가 치밀어 점자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두 달 동안 작업해 4권으로 된 점자판(합계 432쪽) 도쿄방재를 완성했다.

그는 주머니를 털어 만든 점자판 도쿄방재 3세트를 시각장애인 3명에게 선물했다.

도쿄도가 장애인용 도쿄방재를 아예 만들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각 페이지에 전용 단말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음성 안내를 들을 수 있는 음성 코드가 삽입된 자료 4만 부를 제작했으나 점자판은 제외한 것이다.

고령 시각장애인, 스마트폰 등의 조작이 서툰 장애인, 청각 장애인에게는 획일적인 방식으로 만든 도쿄방재가 도움될 리가 없었다.

사사가와 요시히코(笹川吉彦) 도쿄도 맹인복지협회 회장은 도쿄도의 대응에 관해 "각 장애인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다르다. 일방적인 대응이 아니라 우리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도쿄도는 다무라 씨와 장애인 단체 등의 지적을 받고 결국 점자판을 만들기로 했다.

도쿄도는 점자판, CD, 카세트테이프 등으로 된 도쿄방재를 각각 200부씩 만들어 도내 기초자치단체 도서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도쿄방재는 지진, 폭우, 폭풍, 폭설, 돌풍, 낙뢰, 화산분화 등 재난 상황에서의 행동 요령이나 부상 시 대응 방법 등을 설명한 300쪽이 넘는 분량의 책자다.

도쿄도는 작년부터 도쿄방재를 제작해 각 가정에 무료로 송부하거나 시중 서점에서 140엔(약 1천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일본어 외에도 한국어판, 영어판, 중국어판 등이 제작됐다.

도쿄방재 한글판에 비닐봉지를 활용해 임시로 기저귀를 만드는 방법 등이 설명돼 있다. [도쿄도 제공=연합뉴스)

도쿄방재 한글판에 비닐봉지를 활용해 임시로 기저귀를 만드는 방법 등이 설명돼 있다. [도쿄도 제공=연합뉴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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