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중국 조선족 꿈나무들의 등용문 '홈타민컵 방송문화축제'

송고시간2016-09-25 11:28

현지 대표적인 어린이 축제로 성장…주류사회도 주목

(하얼빈<중국>=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에서 열린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어린이 방송문화 축제'가 12회를 맞으며 조선족 꿈나무들의 대표적인 인재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한족 어린이들의 참가가 늘어나는 등 주류사회도 주목하는 가운데 대회 수상자의 상당수가 차세대 유망주로 성장하고 있다.

3회 대회 노래부문 금상 수상자인 박향실 양은 조선족 성악계의 차세대로 인정받고 있고, 7회와 8회 이야기 부문 대상자인 류명봉·김주남 군 등은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평가받는다. 더욱이 류 군은 한족 학생으로 대회에 참가해 유창한 한국어를 뽐내는 등 중국 사회에 한국어 학습 붐을 일으키는 신동이라는 소리도 듣고 있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에서 24∼25일 열린 '제12회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어린이 방송문화 축제'에서 유나이티드소녀방송합창단이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에서 24∼25일 열린 '제12회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어린이 방송문화 축제'에서 유나이티드소녀방송합창단이 축하공연을 펼치고 있다.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는 25일 하얼빈 조선족 제1중학교에서 열린 대회 폐막식에서 "전통적 거주지인 동북 3성을 떠난 조선족이 늘어나면서 공동체 해체가 우려돼 시작한 게 홈타민컵 축제"라며 "아이들에게 우리말의 소중함을 일깨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한 대회에 해마다 참가자가 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기뻐했다.

허룡호 흑룡강조선어방송국 국장은 "말과 글을 잃어버리면 민족도 사라진다. 중국에서 가장 우수한 소수민족으로 조선족을 손꼽는 이유는 민족 정체성을 잘 지켜왔기 때문"이라며 대회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자부했다.

'제12회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어린이 방송문화 축제'의 이야기경연에서 금상을 차지한 녕안시조선족소학교 진재여 학생과 지도교사 김영희 씨

'제12회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어린이 방송문화 축제'의 이야기경연에서 금상을 차지한 녕안시조선족소학교 진재여 학생과 지도교사 김영희 씨

이번 대회는 역대 대회 중 경합이 가장 치열했다. 이야기 부문의 경우 동점자들이 많이 나와 여러 번 재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금상을 차지한 진재여 녕안시조선족소학교 학생은 '엄마 까투리'라는 제목의 구연동화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산불 속에서도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어미 까투리의 고군분투를 그린 이야기다.

진 양은 수상 소감에서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서 고생하는 어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고 힘썼는데 1등을 받아 너무 좋다"며 "전화로 어머니에게 수상소식을 전했더니 장하다며 기뻐하셨다"고 활짝 웃었다.

작문 부문에 참가해 2등에 오른 통화현 조선족소학교의 유향재 양은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읽고 그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히는 독후감 쓰기를 제일 좋아한다"며 "상을 받고 나니 글쓰기에 자신감이 더 생겼다. 배우가 꿈인데 작가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즐거워했다.

수필가로 한국에서 열린 에세이 콩쿠르에서 입선한 적이 있는 최화숙 씨의 딸 이인정 양은 글짓기 부문에서 우수상을 차지했다. 최 씨는 "딸에게 따로 글쓰기를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척척 해내는 게 대견하다"며 "자녀가 우리 말과 글을 잘하게 하는 비결은 부모의 솔선수범인 거 같다"고 귀띔했다.

노래부문 심사를 맡았던 연변가무단의 성악 배우 김웅 씨는 "2011년부터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는데 해가 갈수록 아이들의 실력이 늘어나는 게 느껴진다"며 "잘 가다듬으면 크게 될 특출한 아이들이 많아 매년 대회가 기다려진다"고 반겼다.

축제 기간 개막 공연과 노래 경연 축하공연을 펼친 유나이티드소녀방송합창단의 김추옥·이가선 단원은 "중3이라 입시 준비를 해야 해서 이번이 합창단원으로서 마지막 무대였다"며 "중학 시절 최고의 선물은 합창단에 입단했던 것"이라며 만족과 함께 아쉬움을 토로했다.

'제12회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어린이 방송문화 축제'는 역대 대회중 경합이 가장 치열했다고 심사위원들이 평가했다. 노래부문과 피아노부문 출연자가 무대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솜씨를 선보이고 있다.

'제12회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어린이 방송문화 축제'는 역대 대회중 경합이 가장 치열했다고 심사위원들이 평가했다. 노래부문과 피아노부문 출연자가 무대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솜씨를 선보이고 있다.

8년째 대회를 진행한 흑룡강조선어방송국의 현국화 아나운서는 "초등학교 시절 말하기 대회에 나가 우승하면서 아나운서의 꿈을 키웠다"며 "참가자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아나운서가 될 수 있느냐는 문의를 많이 받는데 비결은 책을 많이 읽고 글쓰기를 꾸준히 해서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2002년 초창기부터 대회가 자리 잡는 데 힘써온 흑룡강조선어방송국의 장석주 고문은 "처음에는 조선족만의 축제로 시작했는데 참여를 희망하는 한족 학부모의 문의가 빗발쳐 문호를 개방했다"며 "한족 학생이 말하기에서 우승하자 질 수 없다며 조선족 사회의 분발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긍정적 효과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wakaru@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