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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의 이와이 슌지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

송고시간2016-09-25 10:00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영화 '러브레터'(1995)로 유명한 일본의 이와이 슌지 감독이 '립반윙클의 신부'란 신작으로 12년 만에 국내 관객을 찾는다.

슌지 감독은 미국에서 '뱀파이어'(2011)를 만들기는 했으나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 개봉하지 않아 국내 관객에게는 '립반윙클의 신부'가 '하나와 앨리스'(2004) 이후 처음 접하는 슌지 감독의 작품이다.

이번 영화는 '블랙 이와이'(흑과 백) 계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슌지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백과 흑으로 나눈 적이 있다. '러브레터', '4월 이야기'(1998), '하나와 앨리스'(2004)가 밝고 깨끗한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면,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1996), '릴리 슈슈의 모든 것'(2001)은 어둡고 사회비판적인 이야기를 전한다.

'립반윙클의 신부'는 두 여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와 앨리스'와 비슷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극 중 파견교사 나나미(구로키 하루)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플래닛'을 통해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한다. 하지만 그의 결혼은 자신의 부모와 친척과 관련한 거짓말이 들통나면서 얼마 안 가 파탄이 난다.

그는 플래닛을 통해 알게 된 아무로(아야노 고)를 통해 결혼식 하객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의뢰받은 이의 친척 행세를 하는 일이다. 이 일로 플래닛에서 아이디 '립반윙클'을 쓰는 마시로(코코)를 만난다.

이혼으로 세상에 홀로 남겨진 나나미와 남모를 상처를 가슴에 품고 사는 마시로는 서로에게 의지하게 된다.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의 한 장면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의 한 장면

'립반윙클의 신부'는 겉으로 보기에는 두 여자의 우정을 다룬 로맨스 영화 같지만 추리소설에 못지않게 정교한 플롯을 지녔다. 이야기가 반전을 거듭하며 예상치 못한 지점으로 흘러간다. 자세한 줄거리 설명이 스포일러가 될 정도다.

이는 슌지 감독의 영화 철학과 맞물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한 영화를 만들 때 3∼4년이 걸려도 관객을 납득시킬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의다.

실제 이 영화의 구상을 2011년 후반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이 이야기를 동명의 소설로 먼저 내기도 했다. 그만큼 이야기를 설계하는 데에 공을 들였다는 의미다.

슌지 감독은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서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통해 '왕따' 문제를 다뤘다면 10여 년이 지난 이번 영화에서는 주요 의사소통으로 부상한 스마트폰과 SNS에 주목한다.

극 중 나나미의 삶은 SNS에서 만난 관계로 직조된다. 그는 이 관계로 불행의 구렁텅이로 빠졌다가도 다시 이를 헤쳐나갈 용기를 얻기도 한다.

영화는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끌고 가면서도 마지막에 감정을 폭발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도 마련한다. 이 장면을 통해 나나미-마시로-아무로가 서로에 대해 어떤 입장과 감정이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3시간 분량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는 2시간 분량으로 버전을 달리해 상영된다. 더 많은 해외 관객이 영화를 즐길 수 있게 한 조치라고 한다. 하지만 3시간 분량에 어떤 이야기가 더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벌써 감독판이 기대된다.

2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119분.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 포스터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 포스터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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