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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0㎏ 거구가 몬 소형차 급제동…"시야 좁아 멈춰" 인정

송고시간2016-09-25 07:10

끼어든 택시 앞지른 후 급제동…보복운전 혐의로 기소

피고인 "시야 좁아 신호등 보려 멈춘 것"…배심원단, 만장일치 무죄 평결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택시가 갑자기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욕설하고 추월하고서는 급제동했습니다. 이는 명백히 보복운전입니다."(검찰)

"급제동을 한 건 맞습니다. 하지만 사거리에서 신호가 보이지 않아 신호를 확인하려고 급히 브레이크를 밟은 것일 뿐 보복운전은 아닙니다."(변호인)

이달 2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최의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보복운전 사건의 국민참여재판에서 검사와 변호인 간 거센 공방이 벌어졌다.

쟁점은 피고인이 택시를 상대로 보복운전을 했는지였다.

사건은 올해 2월 출근 시간인 오전 8시께 서울의 한 사거리 직전 편도 2차로에서 일어났다.

1차로를 따라 달리던 피고인 A(39)씨의 소형차 앞에 승객 3명과 운전사까지 모두 4명이 탄 택시가 갑자기 차로를 변경해 끼어들었다.

A씨는 핸들을 순간적으로 왼쪽으로 돌려 중앙선을 넘어서서는 끼어든 택시를 다시 추월해 사거리 진입 직전 건널목에서 급정거했다.

이 탓에 택시도 추돌을 피하려고 급정거했고, 승객 3명이 각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검찰 측은 A씨의 이러한 행위를 보복운전으로 보고, 차량을 이용해 택시에 탄 사람들을 위협하고 상해를 입혔다며 특수상해·특수협박 혐의로 그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피해 택시기사와 승객 진술, 사건 당시 블랙박스 영상 등을 증거로 내세우며 A씨의 유죄를 주장했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택시의 급작스러운 끼어들기에 이어 A씨의 차량이 택시를 피하려고 중앙선을 넘었다가 주행차로로 복귀하면서 사거리 앞에서 급제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급제동 직전 A씨가 혼잣말로 "미친 XX 돌았나 이게"라고 욕설하는 장면, 이후 사거리를 지나 차량을 세우고서 택시 운전사와 말다툼하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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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씨는 보복운전이 아니라 사거리 신호를 확인하고자 급제동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끼어드는 택시를 피하려 중앙선을 넘었다가 원 차로로 다시 복귀하면서 바로 앞에 사거리가 나타나자 급제동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키 190㎝에 체중 120㎏의 거구여서 소형차에 타면 시야가 좁아 끼어들기를 피한 직후에는 신호를 바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즉 신호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거리를 지나다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신호를 확인하려고 급히 속력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배심원단은 평의를 거쳐 7명 전원이 무죄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배심원단 의견에 따라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택시가 끼어드는 시점부터 A씨가 급제동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초"라며 "보복 목적이 있었다는 취지의 피해자 진술은 추측에 불과해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협박하거나 다치게 할 의사로 급제동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 취지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의 체격과 차량 크기를 보면, 택시를 피하려 중앙선을 넘었다가 복귀했을 때 A씨의 시선으로는 사거리의 진행신호를 확인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A씨가 급제동 직전 혼잣말로 욕설한 데 대해서는 "택시가 갑자기 차로를 변경하자 놀라 당황하고 흥분한 심리상태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로 보인다"며 보복운전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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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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