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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폭로교수 임용 3번 거부·3번 불복…법원 "대학 부당"

송고시간2016-09-25 09:00

"평가기준·방법, 객관적 규정 없고 자의적…인사권 남용"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대학비리를 폭로한 교수를 재임용할 때 연거푸 불공정한 심사 기준을 적용한 대학 측 조치는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호제훈 부장판사)는 학교법인 가천학원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재임용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가천학원에 흡수되기 전의 옛 경원대는 입시 부정 명단을 폭로한 김모 교수에게 1995년 3월 재임용 거부를 통보했다.

이에 불복한 김 교수의 요청에 교원소청심사위는 2006년 재임용 거부가 부당하다며 취소 결정을 내렸다. 대학 측은 행정소송을 냈지만 역시 '인사권 남용'이라는 판단을 받았다.

오랜 법적 다툼 끝에 대학 측은 2011년 12월 김씨에게 논문평가와 강의평가라는 새 기준으로 재임용 심사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김씨는 공개강의 평가에 불참하고, 논문도 내지 않았다. 평가위원회가 교무처장 등 모두 대학 측 인사들로 구성된 데다, 논문은 '최근 3년의 연구물'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대학은 김씨가 심사를 받지 않았다며 2차 재임용 거부 결정을 내렸다. 김씨는 불복했고, 소청위는 새 기준이 부당하고 자의적이라며 2차 재임용 거부 결정도 취소했다.

대학은 2014년 김씨에게 다시금 재임용 심사를 통보했다. 논문은 재직 당시 작성한 것을 내라고 했고, 공개강의 평가위원은 타 대학교수와 재학생 등으로 구성했다.

김씨는 논문은 제출했지만, 이번에도 강의평가엔 불참했다.

대학은 논문이 표절된 데다 강의평가에 불응했다며 3차 재임용 거부를 통지했다.

다시 김씨가 낸 소청에 대해 소청위는 "과거엔 재임용 요건을 충족했던 논문을 20년이 지나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건 맞지 않고, 재직 당시엔 없었던 공개강의 평가로 심사하는 건 예측 가능성을 침해한 것"이라며 재임용 거부를 또 취소했다.

대학은 "공개강의 평가는 대학교육의 질을 유지하고 학생의 정당한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평가위원도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사람들로 구성했다"면서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그러나 "평가 항목과 기준, 방법, 공개강의 과목과 시간 등 세부 사항에 관해 학칙 등 객관적인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김씨에 대한 공개강의 평가는 여전히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논문 표절 의혹도 "원고가 지적한 부분은 이론적 배경에 관한 것으로서 연구 주제의 핵심 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표절 가능성만으로 재임용을 거부하는 것은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인사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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