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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묻다> 끊어질 듯 '허리통증' 수술이 능사 아니다

송고시간2016-09-21 07:00

보존치료로 대개는 저절로 호전…'첨단·최신' 치료법 신중해야


보존치료로 대개는 저절로 호전…'첨단·최신' 치료법 신중해야

(서울=연합뉴스) 장봉순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 갑작스럽게 꼼짝도 못 할 정도의 허리통증을 경험하게 되면 으레 큰 질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마련이다.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혹시 하반신 마비가 오는 것은 아닌지, 당장 응급실로 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여러 생각과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 있다.

사실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한마디로 답하기란 쉽지 않다. 심한 허리통증이 생길 수 있는 원인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현명한 대처 요령은 분명히 있다.

우선 심한 허리통증이 있다면 통증이 처음으로 갑자기 생긴 것인지 아니면 만성적으로 지속 또는 반복되는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게 좋다.

급성으로 생긴 경우는 요추 염좌, 디스크 탈출증이 있을 수 있고, 고령에서는 특별한 외상 없이도 척추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요추 염좌는 한마디로 허리를 삐끗해 연부 조직의 손상이 있다는 것인데 매우 흔한 편이다. 염좌는 요추 이외에도 신체 각 부위에 흔히 발생하며 대개 좀 쉬거나 간단한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2~3주 기다리면 저절로 호전된다.

따라서 허리만 아프고 다른 증상 없이 수일 내로 점차 호전되는 양상이라면 가까운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단순 방사선 사진 촬영이나 보존적 치료를 하면서 일상생활로 복귀해도 괜찮다. 이런 경우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정밀 검사가 꼭 필요하지는 않다.

허리통증, 끊어질 듯 해도 수술이 능사 아니다[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허리통증, 끊어질 듯 해도 수술이 능사 아니다[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비슷한 경우이기는 하나 허리뿐만 아니라 엉덩이나 다리까지 뻗치는 통증 또는 저린 증상이 있다면 디스크 탈출증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다리 통증이 허리통증보다 더 심한 경우가 많다. 이때도 대개는 안정을 취하면서 약물,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하면서 통증을 조절하고 기다리면 2~3개월 이내에 좋아진다.

다만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고 감각이 없으면서 대소변을 원활히 볼 수 없는 상태라면 정밀 검사 후 응급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마비 증상이 가벼우면서 더는 진행하지 않을 때나 심한 통증만 지속한다면 수술은 선택사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최근 '첨단', '최신'을 표방하면서 보험이 안 되는 각종 비수술 치료법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들 치료법은 비싸기도 하지만 너무 남용되는 경향이 있다. 장기적인 치료 효과는 아직 미지수인 경우가 많으니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나이가 많은 여성들은 골다공증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 뚜렷한 외상 경험 없이도 척추가 주저앉는 압박골절이 생기기 쉽다는 점을 기억해둬야 한다.

압박골절이 생기면 일어나고 눕는 동작에도 많이 아파 활동에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진찰을 받고 방사선 사진을 찍어 보는 것이 좋다. 그래도 의심이 된다면 정밀 검사를 해 보는 게 바람직하다. 골절이라면 침상 안정과 보조기가 필요하고 증상이 진행하는 경우는 시멘트 시술을, 더 심한 경우라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급성 요통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감염과 종양이 있다. 전신이나 특정 부위에 열이 난다면 감염을, 다른 부위의 암을 치료받는 경우이거나 최근 들어 갑자기 체중이 빠진다면 종양을 한번 의심해봐야 한다. 이런 때는 통증 초기라도 정밀 검사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만성으로 허리통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디스크인성 통증, 척추관 협착증, 퇴행성 관절염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디스크가 탈출만 되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에서 주저앉고 퇴행성 변화가 생길 수 있는데, 이 때문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심한 요통을 디스크인성 통증이라고 한다. 이 경우 허리통증은 구부리거나 숙이고 바닥에 앉아 있으면 더 심해진다.

허리통증, '첨단·최신' 치료법 신중해야[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허리통증, '첨단·최신' 치료법 신중해야[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이런 변화는 세월에 따른 노화 현상 때문에 생긴 것이고 그 어떤 치료도 이전의 정상 상태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다.

통증이 심해진다면 약물,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일시적이나마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통증이 호전되는 평상시에는 허리를 건강하게 쓰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구해 익혀두고, 중장기적으로는 허리를 강화하는 것이 요통 관리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허리를 숙인 채 무거운 것을 들고 일하거나 바닥에 앉은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체중을 줄이고 금연하는 것도 권장한다. 만일 이렇게 노력해도 요통에 호전이 없다면 일부는 수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의 퇴행성 변화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평소 허리가 심하게 아픈 경우는 드물다. 단지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엉덩이에서 시작해 다리로 뻗치면서 힘이 빠지는 듯하게 느껴지고 저리고 쥐가 자주 나기도 한다.

각종 보존적 치료가 근본적으로 좁아진 척추관을 다시 넓혀주는 것은 아니나 반수 이상에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고 효과가 있다면 보존적 치료로 경과를 관찰할 수도 있다. 만일 보존적 치료에 호전이 없어서 통증으로 일상생활에 큰 제약이 된다면 선택적으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알아두면 좋은 것은 허리통증이 꼭 허리 이상으로만 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일부는 다른 부위의 이상으로 허리가 아픈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허리가 원인이라면 허리를 움직이거나 허리를 지그시 눌렀을 때 통증에 변화가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정한 통증이 신체 활동과 관계없이 지속한다면 다른 부위에서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또 통증 자체는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적당한 통증은 우리 신체가 좋지 않은 환경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체의 정상적인 방어메커니즘이다. 무조건 병원에만 의지해 급히 치료해서 안 아프게 하는 것보다 원인을 잘 알고 그것을 피해 더 진행하지 않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장봉순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장봉순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서울대병원 제공=연합뉴스]

◇ 장봉순 교수는 198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 교수는 허리뼈 디스크, 척추 골절, 척추 종양 치료 분야에서 명의로 꼽힌다. 또 퇴행성 척추 질환에 보존과 수술 치료를 병행하는 '환자 맞춤형 치료'를 선보여 좋은 효과를 거뒀다. 뼈이식 재료에 관한 기초 연구 등에도 성과가 있어 수십편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다수의 특허를 보유 중이다. 현재는 서울대병원 척추센터 및 척추종양센터장을 맡고 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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