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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국방-재무장관, 국방예산 두고 푸틴 앞에서 말다툼

송고시간2016-09-17 19:34

재무 "경제난에 과도한 국방비 지출 안돼" vs 국방 "국가안보가 중요"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서방제재와 저유가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방비 규모를 두고 정부부처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정부가 장기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군 현대화 프로그램 예산을 두고 국방부와 경제관련 부처가 좁히기 어려운 이견으로 대립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관련 부처들은 심각한 경제난 와중에 국방비를 대규모로 지출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국방부는 악화해 가는 국제안보 환경 속에서 군 현대화 예산을 줄여선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현지 유력 일간 '코메르산트'는 17일(현지시간) 최근 열린 정부부처 간 회의에서 이 같은 양측의 이견이 정면으로 충돌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주재한 비공개 내각회의에서 정부의 2018~2025년 국가군비프로그램 이행을 위한 예산을 두고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얼굴을 붉혀가며 설전을 벌였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국방부가 프로그램 이행을 위해 요구하는 22조 루블(약 38조 원)은 현 재정 상황에서 예산이 감당할 수 없는 과부하라며 이를 12조 루블까지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 지출을 지나치게 늘리면 사회복지 등을 포함한 다른 국정과제 이행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쇼이구 국방장관은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강조면서 푸틴 대통령이 2012년 3기 집권을 시작하며 제시한 국정목표 이행을 위해서도 국방예산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5월 지시'로 불리는 푸틴 대통령의 3기 국정목표는 국방분야에서 2020년까지 70%의 무기를 현대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는 현재 23조 루블을 할당해 2011~2020년 국가군비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그 가운데 19조 루블이 신형 핵잠수함 건조, 5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신형 전략 전폭기 개발 등 핵전력 강화에 쓰일 예정이다.

재무부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이던 시절에는 국방예산 확대에 문제가 없었지만, 유가가 50달러 이하로 떨어져 재정적자가 심해진 현 상황에서 국방부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재무·국방장관 간 설전을 지켜본 푸틴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부처 간 이견들을 조율해 내년 7월까지 최종안을 제출하라는 어려운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 훈련 모습 [타스=연합뉴스]

러시아군 훈련 모습 [타스=연합뉴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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