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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관치금융 사슬 끊으려면 '낙하산' 잡음 없어야

송고시간2016-09-17 16:31

(서울=연합뉴스) 한가위 연휴가 끝나면 공공 금융기관장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임기가 종료되는 신용보증기금과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시작으로 내년 초까지 금융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CEO 임기 만료를 앞둔 주요 공공 금융기관은 앞의 두 곳 말고도 한국예탁결제원, 자산관리공사,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기술보증기금, 수출입은행 등이다. 정부 영향력이 큰 KB국민은행도 윤종규 지주 회장의 겸임체제를 마감하고 연내 신임 은행장을 선임할 가능성이 있다. 이 인사들은 현 정부의 금융권 CEO 인사로는 거의 마지막이어서 정관계 인사들이 '막차 티켓'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벌써 '낙하산' 논란이 일 조짐을 보인다.

지난 12일 신임 이사장 공모 접수를 끝낸 거래소는 서류 심사와 면접을 거쳐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새 이사장을 선임한다. 최경수(67) 거래소 이사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많았으나 그가 공모에 참여하지 않고, 정찬우(53)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응모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낙하산 잡음이 일고 있다. 정 전 부위원장은 금융연구원 출신이다. 그는 올해 4월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으나 낙천했다. 서근우(57) 현 이사장 임기가 이달 말 만료되는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7월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됐지만, 한동안 공모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낙하산 우려가 제기됐다.

우리 금융산업은 핀테크,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 기법이 도입되는 글로벌 경쟁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 낙하산 인사와, 그에 따른 관치금융의 폐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고, 여러 악재로 국민을 허탈하게 만든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불러온 원인 중 하나는 낙하산 인사였다. 대학교수 출신의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정권의 낙하산으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3년 가까이 이끌었다. 스스로 낙하산 인사임을 인정하기도 했던 홍 전 회장은 지난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에 국민 혈세 4조2천억 원 지원을 결정했는데도 자신은 들러리만 서고 정부가 모든 것을 정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금융산업이 관치 사슬을 끊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역량 있는 경영자 선임이 충분조건은 아닐지라도 필요조건이다. 낙하산 CEO는 금융산업 발전을 뒷전으로 하고, 정부 눈치 보기에 급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간의 경험으로 분명해졌다. 금융 부문뿐 아니라 여러 분야의 공공기관에서 현 정부 임기 만료 전에 기관장, 이사, 감사, 고문 자리를 꿰차려는 정치권이나 관변 인사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 때문에 권력 집단 내부에서조차 알력이 심하다는 소문이다. 공공기관 임원 선임은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고, 투명하게 진행돼 더는 낙하산 잡음이 없어야 한다. 정권의 의중이 담긴 '정피아' '관피아'라면 공개경쟁을 통해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무능한 인사가 낙하산으로 공공기관장 자리를 차지하는 부조리만 줄여도 우리 사회는 한 단계 선진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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