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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콘서트 500회…"연주자와 청중이 함께 행복한 무대"

송고시간2016-09-15 12:25

주인장 박창수씨 인터뷰…조성진·김선욱 등 연주자 2천300명 거쳐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좋은 공연장이나 대형 이벤트에서만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을 바꾸고 싶었어요. 제가 한 일은 관객과 연주자가 가까이서 함께 숨 쉬며 행복해하는 무대를 만들어 꾸준히 이어온 것뿐입니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박창수(53)씨가 2002년 7월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시작한 '하우스콘서트'(하콘)가 오는 19일로 500회를 맞는다.

"왜 꼭 콘서트홀에서만 연주해야 할까" 하는 의문을 품던 그는 서울예고 재학 시절 친구 집에서 연습하다 마룻바닥을 통해 음의 미세한 떨림까지 느낀 경험을 살려 '하콘'을 시작했다.

연주회 장소는 연희동 집에서 광진구 광장동 녹음 스튜디오, 강남구 역삼동 사진 스튜디오 등을 거쳐 지금은 종로구 대학로 예술가의 집으로 옮겨졌지만 매주 월요일 연주자들과 마룻바닥에 앉아 음악을 경청하는 관객들 사이의 교감은 변함없이 이어져 왔다. 하콘 덕에 비슷한 콘셉트의 살롱 연주회도 활성화됐다.

14년간 하콘을 거친 연주자만 2천300명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김선욱·조성진,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외르크 데무스 등 국내외의 굵직한 이름들이 포함돼 있다. 이들과 가까이서 호흡한 관객은 3만명을 넘는다.

하우스콘서트 이어온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박창수씨
하우스콘서트 이어온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박창수씨

[더하우스콘서트 제공, 강태욱 촬영]

500회 공연을 앞두고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박창수 하우스콘서트 대표는 "다들 어떻게 그렇게 꾸준히 했느냐고 궁금해하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 왔을 뿐이다. 요즘 세태가 너무 빨리 변하다 보니 '기본'인 꾸준함이 뭔가 특별한 것이 되는 것 같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본인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지만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지도 않다.

연주자들이 하콘의 취지에 공감해 적은 출연료를 받고 선뜻 공연에 나서기는 해도 관람료를 2만원으로 고정한 상태에서 14년을 이어오다 보니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공공 지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박 대표는 집을 줄여가며 얻은 돈 등 사재를 투입해 매주 월요일에 관객과 만난다는 약속을 지켜왔다.

그뿐만 아니라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문 공연을 확대하는 작업도 꾸준히 해왔다. 하콘 10주년이던 2012년에는 전국 각지에서 100개 공연을 동시다발적으로 여는 '원데이 페스티벌'을 마련했고, 지난해부터는 7월 한 달간 27개국 150여개 도시서 430여개 공연을 펼치는 '원먼스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박 대표는 "많은 사람이 좋은 공연장에 가야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었다"며 "처음에는 연주자들이 지방에서 공연하지 않으려 했는데 이제는 왜 공연 기회를 더 만들어주지 않느냐고 성화다"라고 말했다.

하콘은 관객도 좋아하지만, 연주자들이 더 아끼고 서고 싶어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먼저 출연 의사를 타진해왔고 한국 피아니스트들의 '대모'로 꼽히는 이경숙 연세대 음대 명예교수는 재정난에 허덕이는 하콘을 도우려 후원금 모금에 발 벗고 나섰다.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출연한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단독 콘서트만 4차례, 협연까지 합치면 10여 차례나 무대에 오르며 하콘의 아이콘이 됐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베이시스트 성민제 등도 어릴 때부터 하콘에서 공연하며 성장해 나갔다.

박 대표는 "김선욱이 하콘과 함께 발전해온 대표적인 연주자다. 처음에는 몇 줄 되지 않던 그의 프로필이 갈수록 길어졌고 하콘도 그에 비례해 많은 것을 쌓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또 "거액의 출연료를 주는 것보다 연주자들이 원하는 것을 찾아주는 게 중요하다. 연주자의 '급'에 따라 '가격'을 매기는 공연 기획 풍토는 음악가를 행복하게 할 수 없다"며 "하콘의 경우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고 그들과 함께 성장한 점이 음악가들에게 뜻깊게 다가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윤을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콘의 음악과 무대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관람료를 2만원으로 묶어둔 이유도 '그 몇만 원'이 없어 공연을 보러 오지 못하는 사람이 생길까 걱정돼서다.

"경제적 논리로만 따지면 좋은 음악회를 만들기 어려워요. 재정난과 '재벌 아들 아니냐'는 오해에 시달리면서도 하콘을 이어온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대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연주자들이 즐겨 참여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500회 하콘의 출연자는 아직 비밀이다. 그간 의미 있는 무대를 열 때마다 당일에 출연자를 공개한 전통을 이번에도 이어간다.

누가 500회 무대의 주인공이 될지 궁금하다면 19일 오후 8시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리는 '하콘'을 찾으면 된다.

예약을 한 뒤 현장에서 회비(성인 2만원, 고교생 이하 1만원)를 내고 입장하면 공연이 끝나고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어울려 와인 등을 마시는 간단한 뒤풀이에도 참가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하콘 홈페이지(http://thehouseconcert.com)를 참조하면 된다.

하우스콘서트 500회…"연주자와 청중이 함께 행복한 무대" - 2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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