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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뛰어넘는 AI> ②"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음성비서 봇물

송고시간2016-09-16 09:01

언어 인식해 날씨 안내· 음악 재생 등 생활 서비스 제공

학습 통해 진화…홈 IoT 등으로 영역 확장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오늘 날씨 어때?"

"최고 기온은 25도로 종일 맑겠습니다."

"날씨에 어울리는 음악 좀 틀어줄래?"

곧이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경쾌한 팝송.

인공지능 음성기기만 있다면 지금도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인간의 말을 알아듣는 인공지능 기기가 우리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각종 정보 제공부터 가전기기 관리, 쇼핑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얼굴 없는' 가상 비서 역할을 하고 있다.

◇ '에코' '홈' '누구'…말만 하면 이뤄진다

대중에게 가장 친근한 인공지능 비서는 영화 '아이언맨' 속 자비스다. 주인공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온갖 지시를 수행하며, 안전에 관한 조언까지 한다.

현재 나와 있는 인공지능 음성기기는 자비스의 초기 버전에 비유할 수 있다. 물론 아직 자비스만큼 똑똑하지도, 다양한 업무를 해낼 수도 없지만, 인간의 말을 인식하고, 간단한 요청 사항은 무리 없이 해낸다.

인공지능 음성기기의 선두주자는 아마존의 '에코'다.

2014년 첫선을 보인 '에코'는 원통 형태의 음성인식 기기로 인공지능 알렉사를 탑재해 정보 검색, 음악 재생 등 180여 가지의 기능을 수행한다. 180달러라는 적지 않은 가격에도 현재까지 300만대가 넘게 팔리며 가상 비서의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다.

아마존 '에코'
아마존 '에코'

구글도 올해 음성인식 기반 개인비서 '구글 홈'을 공개했다. '구글 홈'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해 자연어 처리 능력을 크게 향상한 게 특징이다.

SK텔레콤[017670]도 최근 '누구'를 선보이며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인공지능 음성기기 시장에 진출했다.

삼성전자[005930]도 음성인식 기기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2011년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시리를 선보이며 음성인식 시장의 포문을 열었지만, 폐쇄적인 운영 체제로 인해 경쟁에 뒤쳐졌다. 지난 6월 위챗이나 우버 등 제3의 앱과 연동이 가능한 시리를 내놓으며 명예 회복에 나섰다.

◇ 스스로 진화하는 인공지능

각 기업은 인공지능 비서가 말귀를 제대로 알아듣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음성인식률이 떨어지면 잘못된 명령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고, 소비자의 만족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택한 해결책은 학습을 통해 스스로 진화하게 하는 것이다.

'에코'와 '구글 홈' '누구' 등 음성인식 기기의 인공지능은 머신 러닝(기계 학습)이 가능하다. 인간의 말을 많이 접할수록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미국에 살면서 원어민과 대화를 많이 하면 영어 실력이 좋아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지난 5월 구글 개발자회의에서 공개된 구글 '홈'
지난 5월 구글 개발자회의에서 공개된 구글 '홈'

인공지능 엔진은 클라우드에 위치한다. 기기가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보내오면, 인공지능 엔진이 이를 처리한다.

클라우드에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인공지능의 경험치가 올라가면서 음성 인식률과 정보 처리 능력이 향상된다.

아마존의 '에코'는 이미 폭넓은 사용자층을 바탕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는 날씨 확인이나 음악 재생 등 간단한 기능만 제공했지만 이제는 쇼핑도 가능하다.

관련 기업들이 가격 할인 등을 통해 음성인식 기기의 보급에 힘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코'는 초기 199달러였던 가격을 180달러로 내렸고, SK텔레콤 역시 '누구'를 초반 30∼6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SK텔레콤 박일환 디바이스지원단장은 "음성인식 인공지능은 클라우드 기반이기 때문에 기기 가격은 충분히 싸질 수 있다"며 "우선은 인공지능이 많은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고객 경험치를 늘리고, 개방형 플랫폼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개방형 플랫폼 구축

'얼굴 없는 음성 비서'의 영역은 계속 확장 중이다.

구글 '홈'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웹브라우저 크롬 등과 연동이 가능하고, '에코'는 이동성을 강화한 에코 닷과 아마존탭 등 파생 기기를 선보이며 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

SK텔레콤 인공지능 음성기기 '누구'
SK텔레콤 인공지능 음성기기 '누구'

사물인터넷(IoT) 기기와의 연동은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지금도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필요 없이 음성인식 기기에 말만 하면 조명과 TV 등 홈 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앞으로 IoT가 확대되면 음성인식 기기로 제어할 수 있는 기기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음성인식 인공지능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기업들은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와 SDK(소프트웨어개발자키트) 등을 공개하며 외부 개발자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조환규 부산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인공지능 음성 기기가 성공을 거두려면 소비자의 필요에 얼마나 채워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대중은 의외로 기기를 사용하는 데 보수적이기 때문에 불완전한 기능을 보완하고, 편리성을 제고하는 게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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