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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범죄지도> ④ 마약 공급선 차단…"안전지대는 아니다"(종합)

국제조직, 한국을 '마약세탁 경유지'로 이용 증가…조직범죄화 가능성
"기업형 마약조직 차단 시스템 필요"…검찰 "모니터링 추적수사 강화"
<대한민국 범죄지도> ④ 마약 공급선 차단…"안전지대는 아니다"(종합) - 1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국내 마약류 사범이 강력한 단속으로 마약 공급선을 차단한 덕분에 2010년부터 1만명대 아래로 유지되다 지난해 다시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연구보고서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에 따르면 2014년 검거된 마약류 사범 수는 9천742명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했다.

마약류 사범 수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처음 1만명을 넘어선 뒤 2002년 강력한 단속으로 공급선을 차단하면서 7천명대로 내려갔다. 금융위기 전인 2007년 다시 1만명을 넘어섰다가 2010년부터 그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작년의 경우 마약류 사범이 늘어나 향후 또 증가세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당국은 단속의 고삐를 바짝 죌 방침이다.

대검찰청 강력부(부장 박민표 검사장)의 '2015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1만1천916명으로 파악됐다. 통계집계 이래 가장 많았던 2009년 1만1천875명을 넘어서는 수치다.

대검은 증가세의 배경으로 일반인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마약류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공급선을 차단하기 위해 공급 사범 위주로 강력한 단속활동을 벌여 검거 인원이 늘어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10년간 국내 마약류사범 추이 [대검찰청 제공=연합뉴스]
최근 10년간 국내 마약류사범 추이 [대검찰청 제공=연합뉴스]

형정원 보고서에 따르면 유형별로는 투약 사범이 52.2%로 가장 많았고, 밀매(26.1%), 소지(5.7%), 밀경(5%), 밀수(4%) 순이었다. 밀조 사범은 한 건도 적발되지 않았다.

임석순 형정원 연구위원은 "투약 사범이 밀조·밀수·밀매·밀경을 합친 '공급 사범'보다 훨씬 많다는 점은 일반인들의 소규모 마약 밀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최근 일반인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직접 구매하거나 국제우편 등을 통해 밀수입하는 사례는 지속해서 증가했다. 2005년 67건이던 국제우편·특송화물 이용 밀수는 2010년 151건, 2014년 268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범죄 원인으로는 중독이 20%로 가장 높았으며, 유혹(17.6%), 호기심(12.7%), 영리(8.7%), 우연(4.1%) 순이었다.

이처럼 중독적 성격을 갖는 마약류 범죄를 줄이려면 처벌뿐 아니라 중독으로부터 스스로 벗어나게 하도록 기존의 '치료보호' 제도 등을 내실 있게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치료보호' 인원은 총 73명이었고, 치료보호의 일환인 '교육이수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통해 총 326명이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치료재활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이용실적이 저조한 치료보호 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무조건 입원보다는 통원·개방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수사·기소 단계부터 치료센터에 의뢰해 '치료 조건부 기소유예'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연도별 마약류 사범 치료보호 실적 [형사정책연구원 제공=연합뉴스]
연도별 마약류 사범 치료보호 실적 [형사정책연구원 제공=연합뉴스]

국제마약조직이 '마약 청정 지역'으로 불리는 한국을 마약세탁을 위한 중간경유지로 이용하는 사건이 꾸준히 증가하는 사실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임 연구위원은 "국제 주종 마약류가 아편이나 헤로인에서 필로폰으로 변화하고, 필로폰의 공급경로도 다양화돼 경유 목적 마약류 사범 증가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국 마약범죄는 아직 조직 범죄화 단계에 본격적으로 들어섰다고 볼 수 없지만, 잠재성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폭력조직은 최근까지 미국, 일본, 중국의 기업형 범죄조직과는 달리 마약류 범죄에 개입하는 것을 금기시했지만 2010년부터는 조직폭력배가 마약밀매와 밀수에 개입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마약범죄 연루 조직폭력배는 2013년 25개파 38명, 2014년 48개파 69명이었다.

임석순 형정원 연구위원은 "아직 전체 대비 점유율이 1% 미만이지만, 기업형 마약범죄조직으로 성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선제 대응을 위한 통합수사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폭력조직의 마약류 범죄 개입 현황 [형사정책연구원 제공=연합뉴스]
폭력조직의 마약류 범죄 개입 현황 [형사정책연구원 제공=연합뉴스]

김태권 대검 마약과장은 "올해 4월 출범한 검·경 마약 수사 합동수사반이 마약 거래 집중 단속을 하고 있다"면서 "연내에 인터넷 마약 거래 관련 게시물, 광고 등을 자동 모니터링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강도 높은 추적수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boba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9/18 16:4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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