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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재킷 입은 마르크스·랩톱 든 레닌…러시아 공산당의 변신

송고시간2016-09-13 15:52

총선 앞두고 젊은층 겨냥 이미지 쇄신 시도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러시아 공산당이 오는 18일 총선을 앞두고 젊은유권자들을 겨냥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겐나디 쥬가노프 제1서기가 이끄는 러시아 공산당은 옛 소련 시절에 향수를 가진 퇴직자들의 정당에서 젊은이들의 현대 정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대대적인 이미지 '혁명'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산당의 선거 포스터와 팸플릿 등에 등장하는 당 창설자 블라디미르 레닌은 청바지 차림에 랩톱을 들고 젊은 여성과 나란히 서 있으며, 한편으로 붉은 스카프를 두른 채 과거 러시아 황제의 거처였던 겨울궁전 앞에서 "우리가 접수할까?"라고 묻고 있다. 등장하는 용어도 다소 교묘하고 반어적이다.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은 포스터에서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다.

공산주의 이론가 카를 마르크스는 가죽 재킷 차림으로 "다시 돌아올게"라고 외치고 있다.

러시아 공산당 포스터
러시아 공산당 포스터

공산당의 혁신적인 '회춘' 이미지를 고안한 아티스트 이고르 페트리진-로디오노프는 "우리가 사는 시대를 반영하기 위해 현대 유권자들이 이해하는 언어로 대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프롤레타리아(무산계급)는 더이상 단지 망치를 든 사람이 아니며 컴퓨터 프로그래머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지들이 단조로운 정치광고에 싫증이 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유머러스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산당은 대중의 인기몰이를 위해 선거운동에 스타들도 동원하고 있다. 미국 출신의 격투기 선수로 러시아의 격투기 스타 표도르 에멜리야넨코와 대결해 러시아 내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제프 몬슨이 공산당의 선거유세에 동행하고 있다.

다리에 '낫과 망치' 문신을 새긴 몬슨은 자칭 무정부주의자로 공산당 모임에 자주 참석하고 있으며 러시아에 시민권을 신청했다.

공산당의 이미지 변신 노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사실상의 권력 독점 체제하에서 권력 주변에 머물 수밖에 없는 군소정당들의 고충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8월 여론조사에서 15% 지지율로 집권 통합러시아당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공산당은 푸틴 정권이 국가지출을 늘리고 민영화를 억제하는 등 경제정책을 수정하도록 압력을 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 젊은이들에게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공산 계열 다른 경쟁 정당은 이러한 레닌의 '변신'을 위험한 이념적 이탈로 비판하고 있다. '러시아 공산주의자들'(Communists of Russia)의 세르게이 말린코비치 부대표는 공산당의 이미지 쇄신에 모든 노동자에 성스러운 레닌을 모독하는 것이라면서 의석을 얻기 위해서라면 레닌묘도 파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지난 2월 러시아 공산당의 '조국수호의 날' 기념 행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월 러시아 공산당의 '조국수호의 날' 기념 행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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