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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현재의 내진 수준으로 원전 안전 지킬 수 있나

송고시간2016-09-13 15:36

(서울=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과 관련, 원자력발전소와 방폐장 등에 대한 지진 방재 대책을 전면 재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기존의 인식에서 벗어나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지진은 규모 5.1을 시작으로 곧바로 규모 5.8로 강도가 높아졌고 내륙에서 연달아 발생했다. 1, 2차 진앙은 거의 비슷했는데 1차보다는 2차 지진 규모가 더 컸다. 불과 두 달여 전에는 울산 해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 바 있다. 큰 지진이 자주 발생하면서 원전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월성 원전 1~4호기는 이번 지진 직후 가동을 멈추고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원전에 직접적인 이상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지진 규모가 원전을 수동 정지토록 하는 설정 기준치에 거의 접근했기 때문이다.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

원전 내진 설계와 시공 과정을 비롯한 안전 시스템 전반에 대해 더욱 정밀하고 철저한 검증이 절실해졌다. 동일본대지진이 촉발한 후쿠시마 원전 참사는 5년이 훌쩍 넘은 시점이지만 아직도 방사성 물질이 방출되고 있다. 열도 전체가 지진대에 올라 앉아있는 일본과 우리나라가 다르긴 하지만 결코 방심할 수 없다. 국내 원전의 내진 설계 기준은 규모 6.5~7.0으로 돼 있다. 발전소 아래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규모 6.5~7.0까지 견딜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일본과 미국 등의 경우 원전의 내진 설계 기준이 규모 6.5~6.8에서 7.5~7.6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정 기준치를 주요 원전국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 우리 원전이 내진 설계에 맞게 실제 시공이 완벽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어느 정도의 지진을 견딜 수 있는지 실증적으로 평가하는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

원전은 어느 시설이나 설비보다 엄격한 안전성을 요구한다. 경남북 동해안 일대는 원자력 단지라 할 만큼 원전 시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다. 월성 원전 6기, 울진 원전 6기가 가동 중이고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 들어서 있다. 부산과 울산에 걸쳐있는 고리 원전은 부산 쪽에 6기가 가동되고 있고 울산 쪽에 2기가 시험 중이다. 이들 시설이 위치한 지역은 활성 단층대에 속한다. 이번 강진의 진앙은 양산 단층대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원전의 설계·시공 등 모든 기술적 부분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해당 부지의 특성을 무엇보다 심각하게 감안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원전의 내진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지질 상태부터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처해야 한다는 의미다. 울산 해역 지진 당시 한반도에서 규모 6.5 이상의 강진이 일어날 수 있을까를 놓고 관측이 분분했는데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대비하는 게 맞다. 역대 최강의 지진은 현실로 나타났고 규모가 더 커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원전은 물론이고 국내 중요 시설의 안전 등급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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