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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구봉서 기사 스크랩하며 코미디언 꿈 키웠죠"

송고시간2016-09-16 10:00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제가 학창시절 구봉서 선생님의 기사를 스크랩하면서 코미디언의 꿈을 키웠어요. 정말 대단하신 분이었죠. 선생님을 닮고 싶었고, 그래서 아직도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이홍렬(62)은 이렇게 말하며 수십년 전 구봉서가 코미디언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한 기사를 보여줬다.

구봉서를 필두로 곽규석-김희갑-송해-서영춘-박시영-양훈-양석천-백금녀-오천평의 이름이 순서대로 나열된, 색이 바랜 옛날 신문기사다.

이홍렬 "구봉서 기사 스크랩하며 코미디언 꿈 키웠죠" - 1

지난달 하늘로 떠난 구봉서의 장례식에 참석해 비통해했던 이홍렬은 최근 인터뷰에서 구봉서와의 남다른 인연을 들려줬다.

"제가 선생님을 정말 존경하고 따랐죠. 엄하고 올곧은 분이었어요. 바르지 못하거나 비도덕적인 것은 용서하지 않았죠. 후배들 야단도 많이 치셨어요. 그러면서도 정이 아주 깊은 분이셨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선생님 근처에도 가지 못했어요. 그런데 제가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상가에는 꼭 문상을 다녔는데 상가에서 선생님을 자주 만나게 됐어요. 그랬더니 어느 날 선생님이 절 아는 척을 해주시더라고요. 상가를 찾아다니는 게 기특해 보였나 봐요."

그때부터 구봉서는 어린 후배 이홍렬을 마음으로 챙겼다고 한다.

"29년 전 제 첫아들 돌 때 선생님이 저희 집을 찾아주셔서 너무 놀라 뛰쳐나갔더니 돌반지를 손에 쥐여주시고는 '내가 있으면 딴 사람들이 불편해한다'면서 바로 자리를 뜨셨어요. 몸 둘 바를 몰랐죠. 제가 일본 유학 갈 때도 기도해주시며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고 잘 지내고 있느냐고 편지도 써 보내주셨어요. 늘 마음을 써주셨어요."

이홍렬은 5년 전부터 설에 구봉서를 찾아가 세배를 했다.

"한동안 연락을 못 드리다가 우연히 뵈었더니 '넌 이 자식아 나 죽은 뒤에 연락할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어서 5년 전부터 설에 찾아뵈었죠. 올 초에도 갔는데 거동이 불편하셔서 침대에 누워 계셨어요. 침대 아래서 세배를 드리면서 너무 마음이 안 좋아서 울었어요. 그래도 내년에도 또 뵐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가시니 실감이 안 나요. 선생님이 계시다는 것 자체가 후배들에게는 굉장히 큰 힘이 되는데…."

그는 "구봉서 선생님은 언제나 농담을 하셨고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하셨다"면서 "선생님 생각이 오래도록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헌화하는 이홍렬
헌화하는 이홍렬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8월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예능교회에서 진행된 원로 코미디언 고 구봉서 씨 환송예식에서 코미디언 이홍렬이 헌화하고 있다. 2016.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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