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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스토리> 지구촌 난민 7천만명 시대…외면하는 선진국들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김동임·강현우 인턴기자 = "전세계 6천500만 명이 넘는 난민이 있지만, 최고 부자 6개국은 그중 9%도 수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발간한 UN 난민 보고서의 텍스트로 만든 워드 크라우드 이미지.
지난 6월 발간한 UN 난민 보고서의 텍스트로 만든 워드 크라우드 이미지.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OXFAM)이 현지시간으로 19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난민 대이동 정상회의를 앞두고 최근 발표한 보고서의 일부다. 현재 난민 증가는 지구촌 화두로 떠오를 정도로 심각하다. 난민을 이슈로 두고 열리는 첫 실질적인 국제회의를 맞아 전세계 난민 현황과 대책에 대해 짚어 봤다.

<디지털스토리> 지구촌 난민 7천만명 시대…외면하는 선진국들 - 2

UN난민기구(UNHCR)가 지난 6월 펴낸 '2015 국제 난민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에 매일 3만4천 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쌓인 난민의 수는 6천530만 명이 넘는다. 이들만으로 나라를 세운다고 가정할 경우, 지구상에서 21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가 된다.

난민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유형은 '국내 난민'(Internally Displaced Persons·IDPs)이다. 4천만 명이 넘는다. 이어 '국외 난민'(Persons were refugees)이 2천100만 명, '망명자'(asylum-seekers)가 320만 명으로 뒤를 잇는다.

국외 난민의 절반 이상은 세 나라에서 발생했다.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다. 각각 490만 명, 270만 명, 110만 명이다. 팔레스타인 난민을 제외한 전체 국외 난민의 54%에 달한다.

무엇보다 시리아 난민은 국제적인 사안으로까지 번질 정도로 사안이 심각하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2011년 터진 내전으로 시리아 전체 인구 2천200만 명 중 25%가량이 난민 신세로 전락했다. 더 큰 문제는 시리아 난민의 수가 매년 급속도로 증가한다는 데 있다. 2014년 400만 명도 채 안 됐지만 1년 뒤엔 5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불어났다.

시리아 난민들의 탈출 당시 상황 (출처=UN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시리아 난민들의 탈출 당시 상황 (출처=UN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1996년부터 2011년까지 4천만 명 전후를 유지하던 세계 난민의 수는 2012년을 기점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2013년 집계 후 처음으로 5천만 명을 넘은 데 이어 지난해에 6천만 명을 돌파했다.

단순히 인구 증가에 따른 결과라고 보긴 힘들다. 세계 인구 1천 명당 난민의 수는 2005년 6명에 그쳤지만, 10년 뒤엔 9명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UNHCR은 이 이런 움직임에 대해 "2011년 당시 아랍의 봄과 시리아 내전이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부룬디, 이라크, 리비아, 나이지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연달아 터진 내전이 기름을 부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에만 180만 명의 새로운 해외 난민이 발생했다. 이는 이전 해의 120만 명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렇게 불어나는 난민에게 빗장을 여는 나라는 많지 않다. 특히 상대적으로 빈곤한 몇몇 국가들이 반수 이상을 떠맡고 있다. 옥스팜 인터내셔널은 UNHCR과 UN팔레스타인국제난민구호기구(UNRWA)의 자료를 인용해 요르단, 터키, 파키스탄, 레바논, 남아공 등 6개 국가가 1천200만 명의 지구촌 국외 난민과 망명자를 수용했다고 분석했다. 전세계 GDP의 1.9%에 불과한 저소득 국가들이 전체 난민의 절반 이상을 받아들인 셈이다.

시리아 난민 탈출 당시 상황을 실감나게 그린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난민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출처: 내셔널지오그래픽 공식 유튜브 채널)
시리아 난민 탈출 당시 상황을 실감나게 그린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난민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 (출처: 내셔널지오그래픽 공식 유튜브 채널)

반면 부유한 나라는 소극적이다.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전세계 GDP의 56.6%를 차지한 강대국은 210여만 명을 받는 데 그쳤다. 전체 국외 난민의 9%도 못 미치는 숫자다. 위니 비아니마 옥스팜 인터내셔널 사무총장은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난민 보호는 지구촌이 나눠 짊어져야 하는 짐"이라며 "많은 부유한 국가들이 아무 책임도 지려고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런 양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굳어지고 있다. 난민에 대해 부유국은 빗장을 걸고, 그렇지 않은 나라는 문턱을 낮췄던 뜻이다.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02년 당시 난민 정착지 비율은 부유국 27%, 개발도상국 51%, 후진국 22%였다. 그러나 10년 뒤엔 각각 18%, 57%, 24%로 변화했다.

난민에 대해 손길을 내밀지 않는다고 해서 마냥 비난할 순 없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7월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1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난민에 대해 가진 공포는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난민으로 인해 자국 내 테러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고 절반 이상이 답한 나라는 8개국이나 됐다. 헝가리와 폴란드의 경우엔 모두 70%가 넘었다.

난민을 꺼리는 이유 중 가장 많이 꼽은 것은 경기 침체다. 유입된 이들 때문에 일자리를 뺏기거나 복지 부담이 가중되는 등 경제적으로 악화할 거라 예상한 것이다.

난민 자체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설문 조사 국가 전부가 "정착한 무슬림 난민이 자국에 적응하려 하려 노력하지 않는 것 같다"고 답한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실제로 유럽의 난민 천국이라 불린 스웨덴의 경우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난민을 기꺼이 돕겠다"고 답한 국민은 30%로 이전 해의 54%에 비해 크게 줄었다.

물론 부자 나라들이 방관했던 것만은 아니다. 미국, 독일,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가 난민을 위해 UNHCR에 기부한 금액은 지난해 20억 달러(약 2조1천500억원)에 달한다. 여기서 미국의 ‘큰 손’은 눈여겨볼 만하다. 전체의 ⅔가 넘는 금액을 책임졌다. 13억 달러(약 1조4천446억원)가 넘는다. 이들이 보낸 구호 기금으로 UN은 난민들에게 식수와 식량, 약품 등을 공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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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UN 사무총장이 "우리는 현재 최대의 난민 문제에 직면했다"고 말했지만, 대한민국은 이에 대해 아직은 한 발 물러선 자세다. 201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은 모두 9천155명이다. 여기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이는 331명에 불과하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7월 법무부는 인천공항에서 몇 달간 체류하던 시리아 난민 28명 중 26명에 대해 입국조치 했다. 또한 다음 달 터키에 우리가 지원하는 난민 학교 4곳이 개교할 예정이다. 한국이 22억 원의 개교 비용을 대고 터키 정부가 운영하는 방식이다.

지난 9일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요르단 난민촌을 찾아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UN 난민기구 홍보대사이기도 한 졸리는 '시리아 내전' 종식을 호소했다.
지난 9일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요르단 난민촌을 찾아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UN 난민기구 홍보대사이기도 한 졸리는 '시리아 내전' 종식을 호소했다.

난민 수용은 많은 위험을 안고 있다. 예민한 사안일뿐더러 정권 지지율까지 영향을 미친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최근 난민 성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지지율이 46%까지 추락했다. 집권 이후 최저치다. 독일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망명자를 받아들인 국가(약 45만 명)다.

지금 이 순간에도 1분마다 24명의 난민이 새로 생기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고국으로 돌아간 난민은 20만 명에 불과하다. 이번 UN 난민 정상회의에서 이들에 대한 해결책이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shlamaze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9/19 07: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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