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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5.8 지진> "후쿠시마 재앙 남의 일 아니다" 지진공포 현실화

송고시간2016-09-13 11:45

국내 원전 4분의 3 영남에 집중…고리 원전 추가건설 반대 거세질 듯

(경주·부산·울산=연합뉴스) "원전은 안전하다고 하지만, 이제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재앙이 남의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설마했는데 어제 지진 때는 공포감에 온몸이 굳어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

12일 저녁 잇따라 경북 경주에서 일어난 지진의 엄청난 위력을 경험한 부산, 울산, 대구 등 영남권 주민들에게 지진 공포가 현실화 되고 있다.

더구나 부산과 울산, 경북 월성에는 국내 원전의 4분의 3 가량이 밀집해 있어 더욱 그렇다.

경북 경주에는 중수로인 월성1∼4호기와 경수로인 신월성1·2호기가 가동되고 있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는 6개 원전(고리1∼4, 신고리1·2호기)이 있다. 고리원전 바로 인근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서는 지난해 완공한 신고리 3·4호기가 시운전 중이다.

여기다 정부가 건설을 승인한 신고리 5·6호기까지 들어서면 이 일대에만 16개의 원전이 가동되는 셈이다.

원전이 이처럼 집중돼 있지만 이 곳이 더 이상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12일 저녁 지진에서 확인되면서 원전 안전에 대한 주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고리원전 전경
고리원전 전경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한 12일 저녁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지진은 지난 7월 5일 오후 8시 23분 울산 앞바다에서 규모 5.0 지진이 발생한 지 2개월여 만에 일어났다.

12일 오후 7시 44분 경주 남서쪽 9km 지점에서 규모 5.1 첫 지진에 이어 50여 분 뒤에 규모 5.8의 강진이 이어졌다.

규모 5.8 지진은 한반도에서 일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이 강타하자 원전 주변 주민들은 "앞으로 원전 내진 설계 이상의 지진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느냐"며 극도의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경주시 양남면 주민 김호영(60)씨는 "평생 살아오면서 이렇게 큰 지진은 처음이다"며 "앞으로 또 이런 지진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원전은 정말 안전한 지 불안한 마음뿐이다"고 걱정했다.

경주환경운동연합 등 경주지역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이번 지진으로 정부와 한수원의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라는 주장이 거짓으로 판명났다"며 원전 안전을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울주군 온양읍에 사는 김모(63)씨는 "지난 7월에 일어난 지진 때도 인접 서생면과 부산 기장군에 원전이 있다는 생각부터 들더라"면서 "그보다 강한 지진을 불과 2개월 만에 다시 경험하니 그동안 막연했던 원전 사고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에 사는 정모(44·여)씨는 "그동안 느껴 보지 못했던 흔들림을 느끼면서 '국내 원전은 안전하다'고 말했던 공무원들의 말을 믿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났다"고 말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는 이번 지진과 관련 1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원전 안전 문제를 제기한다.

시민연대는 "최대 규모의 지진 발생으로 이미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난 것으로 드러났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최근 승인한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일 발생한 지진 발생 지점 [기상청 제공=연합뉴스]
12일 발생한 지진 발생 지점 [기상청 제공=연합뉴스]

원전 안전에 대한 주민들의 걱정이 현실화 되자 정치권도 움직였다.

더민주 부산시당은 이날 낮 고리원자력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얼어 국민안전을 위해 원전 안전대책과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원전과 함께 주요 기간 산업 시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위험물과 유독물을 취급하는 울산 석유화학공단 근로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석유화학공단 내 한 기업체에서 일하는 박모(48)씨는 "공장은 규모 7 지진까지 견디도록 내진설계가 돼 있고, 외부에서 누가 물어봐도 그렇게 안내하며 안심시키고 있다"면서도 "어제와 같은 지진 규모로 볼 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불안해 했다. (이종민 허광무 임상현 기자)

ljm70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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